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시론] 저출산·고령화 … 일본을 보자

신각수
주일대사
최근 일본의 유명 언론인 후나바시 요이치(船橋洋一)가 설립한 일본재건이니셔티브재단은 『일본 최악의 시나리오:9개의 사각(死角)』이란 책을 발간했다. 일본이 직면하고 있는 9개의 주요 안보위기를 분석했는데 그중 하나로 ‘인구 쇠퇴’를 들었다. 가상 시나리오지만 저출산·고령화로 인해 일본사회에 세대갈등이 심화해 2050년에는 젊은이들이 복지비용의 대부분을 수령하는 고령층에 대한 불만으로 테러를 감행하는 극한 상황을 상정하고 있다. 출산율이 떨어져 젊은이들은 줄어드는데 수명이 늘어 고령자가 증가함에 따라 정치·경제·사회·안보 등 다양한 방면에 심각한 폐해를 가져오는 중대한 구조적 문제라는 얘기다.



 이미 일본은 2007년 65세 이상의 고령자가 20%를 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일본 국립사회보장인구문제연구소 추계에 따르면 2040년 일본의 고령화율은 2011년 23.3%에서 36%로 늘어나게 된다. 특히 농촌의 경우 40%를 넘어 더욱 극심하다. 노인 1명을 2명이 먹여 살려야 한다는 얘기다. 일본은 고도성장의 주역인 단카이세대(團塊世代·1947~49년 베이비붐 사이 태어난 이들을 일컫는 말)가 은퇴하는 시점에 접어들어 더욱 빠른 속도로 회색사회가 되어 가고 있다. 특히 고령화는 세대 간 부의 편재, 소비 감소, 복지비용 증가 등을 초래한다. 젊은 세대의 출산율을 떨어뜨려 고령화를 더욱 촉진하는 악순환 구조에 빠지게 된다. 저출산·고령화는 일본이 지난 20년간 겪은 디플레이션의 주범의 하나로 지목된다. 소득이 높은 노년층은 노후 대비로 소비를 하지 않고 결혼·육아 등 소비가 가장 필요한 젊은 층은 쓸 돈이 없는 불균형으로 내수 침체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결국 저출산·고령화의 심화는 일국의 경제능력을 서서히 좀먹어 들어가는 지연성 시한폭탄이다. 장기간에 걸쳐 서서히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사회활력을 좀먹게 된다. 생산 가능인구의 감소로 성장잠재력도 약화한다. 일본의 경우 통상 1%의 성장률이 감소한다고 본다. 이와 함께 고령층 사회보장비용의 증가로 근로자 부담은 늘어난다. 일본 재정적자 확대 요인의 60%가 사회보장지출 증가에 기인한다. 또한 지방의 인구 감소로 지역사회의 기능이 약화한다. 이미 일본의 절반이 과소 지역화돼 방범·소방·교육·의료 등 기본 서비스의 제공이 힘들어지고 나아가 공동체의 생존 자체를 위협하고 있다.



 한국의 고령화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빠르며, 2026년 20%를 넘어 초고령사회에 진입하게 된다. 일본은 고도성장기를 통해 부의 축적이 이루어진 뒤 고령화에 진입했지만 우리는 아직 소득이 2만 달러대 초반에 머물고 있는 가운데 고령화가 닥친다는 점에서 더 심각하다.



 우리 정부도 1·2차 저출산·고령화대책을 세워 시행하고 있지만 보다 포괄적인 대책의 수립과 집행이 요청된다. 기본적으로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정책과 함께 고령층에 대한 지원책이 병행되어야 한다. 특히 빠른 효과가 기대되는 여성인력 활용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 노르웨이에서는 여성의 사회참여가 막대한 석유수입을 웃도는 경제효과가 있다고 한다.



 한편 저출산·고령화는 아시아의 일반적 현상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미 고령화시대에 접어들어 다양한 대책을 시행하고 있는 일본과의 정책협조 채널을 구축하고, 이를 토대로 아시아 지역으로 확산하는 것도 우리의 외교자산이 될 것이다. 세계의 성장엔진인 아시아가 저출산·고령화로 성장 동력을 잃게 되는 것은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로서는 강 건너 불구경할 일이 아니다. 지역협력 차원에서 적극적 역할을 모색해 갈 때다.



신 각 수 주일대사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