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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석영 "사재기 의혹 무관 … 책 절판"

황석영(左), 김연수(右)
8일 예스24·알라딘 등 주요 온라인 서점에서는 황석영의 장편소설 『여울물 소리』와 김연수의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을 구입할 수 없었다. 해당 도서를 검색하면 ‘절판’이라는 안내 문구가 떴다.



출판사 신간 순위 조작 파문
황 “인생 모독 … 법적 대처”
김연수도 소설 회수 요청
‘자음과모음’ 대표 물러나

오프라인 교보문고 매장에서도 사정은 비슷했다. 지난해 출간된 국내 대표 작가들의 인기 작품이 하루 만에 서점에서 사라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들 작품이 갑자기 매장에서 철수된 건 작가들의 요청 때문이다. 황석영(70)씨와 김연수(43)씨는 출판사 ‘자음과모음’이 출간한 자신들의 작품이 사재기에 따른 베스트셀러 조작에 휘말리자 해당 작품을 절판 혹은 회수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출판계는 사재기 몸살을 앓았다. 출판사들이 자사 책을 서점에서 대량 구매하고 이를 베스트셀러로 만드는 ‘사재기’가 출판계의 관행처럼 내려왔지만 이와 관련해 해당 작가가 절판이란 극단적 조치를 취한 건 처음 있는 일이다. 현재 베스트셀러 순위 조작 의혹을 받고 있는 책은 자음과 모음이 펴낸 『여울물 소리』와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백영옥의 『실연당한 사람들을 위한 일곱 시 조찬모임』 3종이다.



 작가들은 강력 대응을 선언했다. 황석영씨는 “사재기 의혹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한다. 출판사에 출판권 해지를 통보하는 동시에 작품을 절판시키겠다”며 “추문에 연루된 것 자체가 나의 문학 인생 전체를 모독하는 일인 만큼 명예훼손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연수씨 또한 “사재기를 할 이유가 없다. 논란에 휩싸인 채 책을 유통시키는 것이 의미가 없는 만큼 출판사에 책의 회수와 절판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파장이 커지자 자음과모음 강병철 대표는 8일 “어떠한 변명도 하지 않겠다. 대표로서의 모든 권한을 내려놓겠다. 사옥도 매각하고, 원점으로 돌아가 새로운 길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출판계도 자성의 목소리를 높였다. 단행본 출판사 모임인 한국출판인회의(회장 박은주)는 이날 성명을 내고 “사재기는 출판계와 독자에 대한 명백한 범죄 행위”라며 “잘못된 관행이 계속돼 왔다는 점에 대해서 참으로 부끄러운 마음으로 자성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왜 사재기인가=사재기는 한국 출판계의 난치병이다. 비슷한 논란이 거의 매년 되풀이되고 있다. 자음과모음은 지난해 남인숙의 소설집 『어쨌거나 남자는 필요하다』를 사재기한 혐의로 300만원의 과태료를 내기도 했다. 처벌 규정도 벌금이 아닌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에 그쳐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출판산업의 허약한 구조와 출판인의 도덕적 불감증이다. 일단 베스트셀러로 띄우면 책을 판매하는 데 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출판사들은 사재기라는 무리수를 두게 된다. 한국출판인회의는 사재기 근절을 위해 2007년 출판물불법유통신고센터를 개설했지만 그동안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했다.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은 “예스24·교보문고 등 대형서점 베스트셀러의 영향력이 크고, 또 이곳에 매출이 집중되기 때문에 출판사들은 사재기 유혹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말했다.



출판평론가 한미화씨는 “제 살 깎아먹기 식의 사재기를 뿌리뽑으려는 출판인들의 의식 전환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하현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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