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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애 셋 다 태극마크 … 집 팔아도 아깝지 않죠

한국 스포츠 사상 첫 3남매 태극마크 뒤에는 헌신적인 ‘빙상맘’이 있었다. 왼쪽부터 박승주·박세영·박승희. 가운데 뒤는 어머니 이옥경씨. [화성=이호형 기자]


한국 스포츠 사상 처음으로 3남매가 태극마크를 달았다. 박승주(23·단국대·여자 스피드스케이팅), 박승희(21·화성시청·여자 쇼트트랙), 박세영(20·단국대·남자 쇼트트랙)이 주인공이다. 쇼트트랙 박승희와 박세영은 내년 2월 열리는 소치 겨울올림픽 출전을 확정했다. 현재 스피드스케이팅 단거리(500·1000m) 대표인 박승주도 9월 예정된 대표 선발전을 통과한다면 한국 스포츠 사상 처음으로 3남매가 올림픽에 동반 출전하는 진기록을 세우게 된다.

박승주·승희·세영의 어머니 이옥경씨
빙상의 ‘빙’자도 몰랐는데 시킨 것
정직하게 경기했단 얘기, 참 좋아
3남매 “많이 힘드셨을 텐데 늘 감사”



 한국 최고의 빙상 명문가가 만들어진 배경에는 어머니 이옥경(47)씨의 헌신이 있었다. 이씨는 3남매에게 스케이트의 세계를 알려줬고, 헌신적으로 뒷바라지했다. 박승주의 태릉선수촌 입촌을 앞두고 경기도 화성 유앤아이센터에서 만난 3남매는 “부모님 덕분에 여기까지 올라왔다”며 감사를 잊지 않았다.



 시작은 우연이었다. 이씨는 “예전엔 빙상에 대해 전혀 몰랐다. 난 스케이트를 타본 적도 없었다. 어렸을 때 만화에서 피겨스케이팅을 보긴 했지만 그게 전부였다”며 “아이들을 학교 빙상부에 들어가게 했다. 빙상부에 들어가면 모두 피겨스케이팅을 하는 줄 알았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아니더라. 아이들이 스케이트 타는 걸 좋아해 자연스럽게 빙상 선수가 됐다”고 말했다.



 자녀 셋을 모두 선수로 키우기까지 경제적 어려움이 뒤따랐다. 장비와 운동복을 사는 비용이 만만치 않았다. 결국 집을 팔았다. 이씨는 “아이들을 차에 태우고 훈련장을 오갔더니 1년에 주행거리가 5만~6만㎞ 정도 되더라. 기름값과 톨게이트 비용이 꽤 많이 들었다”며 “아이들이 운동복이나 신발을 사달라고 할 때 바로바로 못 해줬다. 마음이 아플 때가 많았지만 그래도 아이들은 스케이트 타기를 좋아했다. 묵묵히 뒷바라지하자는 생각뿐이었다”고 했다. 남편 박진호(53)씨는 “아이 셋을 공부시키는 것도 힘든데 스케이트 선수를 셋이나 키워냈다. 아내가 정말 헌신적이었다”고 고마워했다.



 3남매는 어머니의 정성이 고맙고, 또 미안했다. 셋은 효도 경쟁을 하듯 열심히 스케이트를 탔다. 박승주는 “어릴 때는 아무것도 모르고 투정을 많이 부렸다. 예쁜 게 갖고 싶은데 잘 안 되니까 짜증낸 적도 있었다”며 “철들고 나니 부모님이 얼마나 힘들게 우리를 도와주시는지 알게 됐다. 부모님을 생각해 정말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만 했다”고 말했다. 박승희도 “우리 3남매가 모두 스케이트를 탄다고 하니까 우리 집이 부자라고 오해한 사람이 많았다. 부모님이 많이 힘드셨을 텐데 내색 한 번 하지 않으셨다. 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이씨의 자식교육 철학은 거창하지 않다. 믿음과 정직, 두 가지뿐이다. 서로 믿고, 승부에서 정직하라고 가르쳤다. 그는 “말하지 않아도 서로 믿는 게 가족 아닌가. 어렸을 때부터 셋이 수다도 많이 떨고 의지를 했다”며 “우리 애들이 착하고 정직하게 경기를 했다는 얘기를 들을 때 참 좋다”고 말했다.



 이씨는 “세계인들의 축제 올림픽에 우리 아이들이 나가는 건 큰 보람이다. 다치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엄마로서 더 바랄 게 없다”고 ‘교과서적으로’ 말했다. “잘 키운 남매들이 소치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줘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되묻자 그는 여느 부모 같은 희망사항을 숨기지 않았다. 이씨는 “ 세영이가 지난해 대표팀 선발에서 아깝게 떨어져 눈물을 흘렸다. 다른 선수들이 해내지 못한 올림픽 남자 쇼트트랙 500m 금메달을 우리 막내가 따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씨는 또 “승희도 세계선수권에서 1위를 빼앗았던 중국의 왕멍을 꺾어줬으면 좋겠다. 승주도 올림픽 출전이 확정돼야 하고…”라며 말을 이어갔다. 3남매에 대한 기대와 걱정은 인터뷰 내내 이어졌다. 그게 어머니 마음이었다.



화성=김지한 기자

사진=이호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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