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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틴틴 경제] 아베노믹스가 뭔가요

[일러스트=강일구]


Q 최근 신문·방송을 보면 ‘아베노믹스’라는 말이 자주 나옵니다. 아베노믹스 때문에 한국 경제가 힘들어질 것이라는 얘기도 들립니다. 아베노믹스는 무엇이고, 한국경제에 어떤 영향을 주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아베 총리의 일본 경제 살리기 정책이에요



A ‘아베노믹스(Abenomics)’란 간단히 말해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의 경제정책을 뜻합니다. 아베(Abe) 총리의 이름과 경제(Economics)를 합쳐 만든 신조어지요. 틴틴 여러분도 자주 접할 정도로 아베노믹스는 일본에서뿐만 아니라 각종 국제회의에서 논란의 중심이 된 지 오래됐어요. 아베노믹스는 크게 보면 무제한 돈 풀기, 강력한 경기부양, 규제개혁이라는 3대 전략을 추진해 디플레이션(물가하락)과 엔화가치 상승에 신음하는 일본 경제를 성장 궤도로 올려놓자는 게 목표입니다.



“모든 수단 동원해 경기 띄우겠다” 공약



 아베 총리는 자민당 총재 시절인 지난해 11월 “일본은행의 윤전기를 돌려 화폐를 무제한 찍어내는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경기를 띄우겠다”는 강성 발언을 통해 아베노믹스의 등장을 예고했습니다. 이후 총선에서 승리하고 총리에 선출되자마자 본격적으로 아베노믹스를 펼치기 시작했지요. 올해 초에는 20조2000억 엔 규모의 경기 부양을 위한 긴급 경제 대책을 실행에 옮겼습니다. 이후에는 0%대인 물가상승률을 높이기 위해 일본은행의 목표물가 수준을 2%로 올렸고, 이를 위한 금융완화·재정지출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이런 인위적인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통해 ‘엔화가치 하락→수출 증대→기업수익 개선→임금인상→경기부양→소비 촉진’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생각입니다.



 일본이 이처럼 파격적인 경기부양 정책인 아베노믹스를 펼치는 배경은 뭘까요. 바로 오래된 경기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랍니다. 일본 경제는 1991년 부동산 가격이 급락하는 ‘버블 붕괴’ 후 지난해까지 22년 동안 평균 성장률 1% 정도의 장기 침체에 빠져 있었습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에는 원자력발전소의 가동 중단 사태가 속출했고, 이에 따라 일본의 천연가스 수입이 급증하면서 무역수지 적자가 이어졌지요. 지난해에는 중국과 영토 분쟁까지 불거지면서 수출에도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일본 제조업의 경쟁력 약화도 아베노믹스 배경의 하나입니다. 반도체 회사인 엘피다가 파산하고, 소니 등 핵심 가전회사는 적자에 시달리고, 도요타 등 자동차 기업도 내리막길을 걷던 중이었습니다. 일본 정부는 아베노믹스를 통해 엔화 가치를 떨어뜨리면 일본 기업들의 수출 경쟁력이 높아져 제조업 경기 회복을 이끄는 원동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엔화값 30% 떨어져 수출 경쟁력 회복



 아베노믹스의 효과는 이미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지난해 9월 달러당 77엔 정도 하던 엔화 가치는 이달 들어 달러당 100엔 돌파를 눈앞에 두게 됐습니다. 불과 7개월 새 엔화 가치가 30% 가까이 떨어진 것입니다. 이처럼 엔화값이 싸지면 해외 소비자는 예전보다 더 싼 가격에 일본 제품을 살 수 있기 때문에 일본 기업의 수출이 늘어나게 됩니다. 덕분에 일본 기업은 급속히 경쟁력을 회복하고 있습니다. 오랜 적자에 시달리던 소니·파나소닉·샤프 등은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부활의 날갯짓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대량 리콜과 공장 중단 등의 악재에 시달리던 도요타 등 자동차 업계도 세계 판매량을 늘리면서 글로벌 1위의 자존심을 되찾을 분위기입니다.



도요타·소니·샤프 등 일본 기업들 부활



 주식시장은 펄펄 끓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8000대에 머무르던 닛케이255지수는 1만4000대에서 거래되고 있고, 덕분에 도쿄 증시의 일평균 거래량은 4년여 만에 최대수준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일본을 찾는 해외 관광객 수가 20% 정도 증가하고, 부동산 투자시장도 살아나는 조짐을 보이는 등 차갑게 식었던 일본 경제에 온기가 돌고 있습니다.



 일본은 이처럼 오랜만에 찾아온 경제 훈풍에 미소 짓고 있지만, 수출시장에서 일본과 경쟁 중인 국가들은 마음이 편치 못합니다. 한국을 비롯해 중국·독일·호주·대만 등이 대표적인 나라들입니다. 이들은 일본 정부의 무제한 돈 풀기가 엔저를 유발하고, 결국에는 세계 환율전쟁으로 치달을 것을 경고하고 있습니다. 엔화가치가 싸지면 이들 국가의 화폐가치는 상대적으로 비싸지기 마련입니다. 세계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고 수출이 탄력을 잃을 수 있습니다. 이를 막기 위해 이들 국가가 경쟁적으로 자국 통화의 가치를 하락시키는 조치를 취할 경우 환율을 매개로 하는 ‘총성 없는 경제전쟁’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산업계와 학계에서는 아베노믹스가 지속될 경우 가장 큰 타격을 받을 나라는 한국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지리적으로 가까울 뿐 아니라 해외시장에서 일본과 경합하는 수출 품목이 많기 때문입니다. 한국무역협회의 분석에 따르면 올해 1∼2월 일본과 경합하는 우리나라 수출품목 49개 가운데 절반가량이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 엔저 정책으로 인한 피해가 현실화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가운데 42.9%에 달하는 21개 품목은 지난해 플러스였던 수출 증가율이 올해는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엔화가치가 달러당 100엔에 이를 경우 한국의 총수출은 3.4% 감소하고, 110엔에 이르면 11.4%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일본과 경쟁하는 우리나라 타격 커



 물론 아베노믹스가 장기적으로는 성공하기 힘들 것이라는 비관적인 시각도 있습니다. 아베노믹스가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려 하지만, 현재 일본의 디플레이션은 고령화에 따른 소비 위축, 중국의 부상 등 구조적이고 세계적인 문제여서 쉽게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또 일본의 돈 풀기가 엄청난 재정적자를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일본의 국가부채는 국내총생산(GDP)의 두 배가 훨씬 넘습니다. 일각에서 “유럽 재정위기가 수습되면 다음 차례는 일본”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재정적자는 일본 경제가 떠안은 ‘시한폭탄’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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