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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교대 부활, 454명 복직 … 쌍용차가 달린다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코란도C 생산라인에서 7일 근로자들이 조립작업을 하고 있다. 무급휴직을 했다가 복귀한 직원들이 6일부터 새로 라인에 배치됐다. [평택=강정현 기자]
칠괴동(七槐洞). 쌍용자동차 평택 공장이 있는 동네 이름이다. 지명 따라 회사 운명도 바뀌는 것일까. 2011년 쌍용차를 인수한 인도 마힌드라 그룹은 7번째 주인이다. 게다가 2009년 파업은 쌍용차를 뿌리째 흔들었다. 떠난 자, 남은 자, 일하는 자, 농성하는 자 모두가 상처를 입었다. 파란만장의 쌍용차가 부활하고 있다. 렉스턴W 등을 만드는 쌍용차 평택공장 3라인은 13일부터 주야간 2교대 근무를 다시 시작한다. 4년 만이다. 무급휴직 후 최근 복직한 454명이 부족한 일손을 채운다. 6일 칠괴동 쌍용차 공장에서 직원들의 희망가를 들었다.



[J 경제 르포] 4년 만에 활기 되찾은 평택공장 가보니

“달라진 비결은 청소, 기본규율”



 #1. 조립 1팀의 이익재(54·작업반장) 공장은 초조해 보였다. 쉴 새 없이 작업대 사이를 오갔다. 송영승(44) 차장을 보자마자 얼굴을 찡그렸다. “어휴, 1분 섰어.” 각 작업대에서 제때 조립을 못하면 라인이 자동으로 선다. 송 차장은 사람 좋게 웃었다. “15분 정도는 예상했는데 양호하네요.” 이날 복직자들이 처음으로 라인에 배치됐다. 섀시 라인의 양수영(50) 공장에게 물었다.



 -개편 첫날이라 걱정이죠.



 “아니요. 보세요. 기존 직원이 신규 배치자를 돕잖아요. 예전에는 앞사람 작업이 늦어지면 가만히 서서 기다렸어요. 내 일 아니다 이거였죠. 술자리에서만 동료였고….”



 -달라진 비결이 뭡니까.



 “청소를 잘해요.”



 그만이 아니다. 같은 질문에 대부분이 ‘청소’를 꼽았다. 근로자들은 오전 8시30분 근무가 시작되기 전에 자신의 공구와 작업대를 청소한다. 설비투자 여력이 크지 않은 회사 형편에서 청소는 곧 설비관리다. 송 차장은 “‘내 기계’라는 생각이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주인정신이다.



담배 한 대에도 규율이 섰다. 평택공장의 관리직들은 최근 이유일(70) 대표에게 혼쭐이 났다. 생산직 노조가 “우리는 두 시간에 10분씩 휴식시간에 딱 한 대씩인데, 왜 관리직은 작업시간 중에 나와서 담배를 피우느냐”고 항의했기 때문이다. 기본이 서자 생산성이 좋아졌다. 이날 조립 1공장에서 가장 한산한 곳은 최종 검사에서 문제가 있는 차량을 고치는 ‘수정장’이었다. 문제 없이 바로 출고되는 차의 비율(직행률)은 지난해 93%였다. 2009년에는 차 절반(직행률 57%)이 수정장을 거쳤다.



15만대 … 11년 만에 최대 판매 도전





 #2. 하광용(56) 전무는 평택공장의 생산을 책임지는 생산본부장이다. 그의 방에 놓인 회의용 탁자 유리판 밑에는 빛바랜 신문 한 장이 끼어있다. ‘고맙습니다. 쌍용자동차’라는 굵은 글씨가 새겨진 2010년 3월 31일자 신문 광고다. 체어맨을 타던 김영율 당시 피플웍스 최고경영자(CEO)가 자비로 쌍용차를 응원하기 위해 낸 광고다. 하 전무는 광고를 볼 때마다 각오를 다진다. 그는 “나는 죄가 많다. 식구(직원)와 국민에게 갚을 빚이 많다”고 말했다.



회생 비결에는 법정관리와 파업의 와중에도 건재했던 연구개발팀이 있다. 2009년 법정관리에 들어가자 많은 젊은 연구직들이 회사를 떠났다. 그러나 당시 고참급 연구진은 옮길 곳이 별로 없었다. 그들이 남았다. 파업기간에도 협력업체 사무실을 빌려 연구개발을 했다. 현재 연구 인력 1000여 명 중 400여 명 정도가 이런 고참 연구원들이다. 새 차를 내놓을 수 있는 ‘종합자동차 회사’라는 쌍용차의 자부심은 그래서 가능했다.



2교대 부활에도 쌍용차가 올해 내놓은 새 차 투리스모가 효자 역할을 했다. 쌍용차의 올해 판매 목표는 14만9300대. 11년 만의 최고 기록에 도전한다. 조립1공장 벽에는 2010년 코란도C 첫 차를 만들며 당시 근로자들이 각오를 쓴 벽보가 아직 붙어있다. 첫 줄은 이렇게 시작한다. “우리는 반드시 성공합니다.”



“많이 팔려 더 많은 동료 돌아오길”



 #3. 장순성(34)씨는 복직한 무급 휴직자 454명 중 한 명이다. 3년간 회사를 떠나 있었다. 그는 “다시 회사로 돌아와 일하는 게 너무 좋다”고 말했다. 새 동료를 맞은 원유상(42)씨는 더 많은 동료가 돌아오길 바란다. 그는 “차가 더 많이 팔려서 남아있는 사람도 다 불러올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쌍용차 직원들은 해고 근로자 부분에선 말을 아꼈다. 하지만 쌍용차 국정조사 논란이 뜨거웠던 1월 22일로 돌아가면 이들의 속마음을 엿볼 수 있다. 민주통합당을 찾은 김규한 노조위원장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 노조원이 3000명입니다. 거기(덕수궁 등) 있는 사람 몇 명입니까. 왜 3000명을 대표하는 나에겐 한마디도 묻지 않습니까. 3000명이 전국의 철탑에 다 올라가야 우리 얘기를 들을 겁니까. 우리를 제발 내버려두세요.”



하 전무도 같은 심정이다. “흔히 회사가 잘돼야 내가 잘된다는 얘기들을 합니다. 피상적으로. 그런데 우리는 몸으로 다 느꼈습니다. 과거의 우리와 지금의 우리는 다릅니다.”



평택=김영훈 기자

사진=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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