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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조원 굴리는 사나이' 마크 모비우스 단독 인터뷰…브릭스 증시 부진 왜

마크 모비우스 회장. [김상선 기자]

“한국이 엔저(円低)에 맞서 원화가치를 떨어뜨려야 할 때인 것 같다.”

 역대 최고 펀드매니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마크 모비우스(77) 프랭클린템플턴 신흥시장그룹 회장이 이런 견해를 밝혔다. 지난 2일 한국법인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의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한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다.

 모비우스 회장은 총 563억 달러(약 62조원)에 이르는 프랭클린템플턴의 42개 신흥국 투자 펀드 운용을 책임지는 인물. 그는 올해 한국 주식시장이 부진한 이유로 북한 문제와 엔저를 꼽았다. 그러면서 타개책으로 정부의 원화가치 절하를 거론했다. 사실 원화 절하는 일본과 경쟁하는 국내 수출업체들이 애타게 바라는 것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통화정책 당국인 한국은행은 꺼리고 있다. 자칫 원화가치가 급락해 외환위기 같은 것이 다시 올 수 있다는 걱정 때문이다. 이에 대해 모비우스 회장은 “원화가치가 떨어져도 외환위기가 올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한국 기업들이 1997년 외환위기 때처럼 달러나 외화 빚을 잔뜩 지고 있다면 원화가치가 떨어지는 게 문제가 될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는 최근 한국에서 코스닥 상장 종목을 비롯한 중소형주를 샀다고 공개했다. ‘아시아 중소형주 펀드’를 새로 내놨고, 박근혜정부 산업정책의 중심에 중소기업이 있다는 점을 알고 있어서였다. 선택 기준으론 “배당을 얼마나 하는지를 살핀다”고 했다. 모비우스는 한국은 대기업들도 배당을 잘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익의 50%는 미래를 위해 설비투자와 연구개발(R&D)에 쓰고, 50% 정도는 배당을 해야 한다”는 주장도 했다. 2012년 결산 기준으로 코스피 상장기업들이 평균적으로 순이익의 17%가량을 배당했으니, 규모를 3배로 늘려야 한다는 소리다. 그는 “한국 주식이 제값을 받지 못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Korea discount)의 주요한 요인 중 하나가 배당”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모비우스 회장과의 문답. 괄호 안은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설명이다.

 -올해 한국과 브릭스(BRICs) 주식시장이 좋지 않다. 중국은 왜 그런가.

 “올해 중국에서는 신규 상장이 넘친다. 또한 중국인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을 잘 믿지 않게 됐다. 과거에 부적절한 회사들이 정치적 이유로 상장을 했기 때문이다.”

 -당분간 계속 힘들 것이라는 뜻인가.

 “아주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다. 중국 정부가 주식시장을 살리는 데 관심을 갖고 있다. 중국 정부는 경제성장에 필수인 자본조달을 위해 주식시장이 제 기능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1~2년 안에 변화가 이뤄질 것이다.”

 -브라질도 그다지 좋지 않다.

 “정부 간섭이 심하다. 세무조사를 하고 기업에 대한 세금을 올리는 식으로 대기업 돈을 빼간다.”

 -월드컵과 올림픽 개최에 돈이 필요해서인가.

 “가난한 이들에게 나눠줄 재원을 마련하려는 게 목적이다. 전임 룰라 대통령도, 뒤를 이은 현 대통령도 포퓰리스트다.”

 -인도는 어떤가.

 “정부가 레임덕에 빠졌다(인도는 내년에 총선). 정부가 움직이지를 않는다. 새 정부가 어떤 방향으로 나갈지 몰라 기업도 투자를 안 한다. 6개월쯤 전에 미스터 타타(인도 최대기업 타타그룹의 라탄 타타 회장)를 만나 상황을 들었다. ‘인도보다 중국에 투자하는 게(공장을 짓는 게) 낫다. 중국이 사업하기 쉽고 더 친 기업적’이라고 하더라.”

 -정부가 바뀌면 회복된다는 뜻인가.

 “어떤 정부 들어서느냐에 달렸다.”

 -러시아는 원유와 천연가스 의존도가 높다. 미국이 셰일가스를 많이 생산하면 곤란을 겪을 것 같다.

 “미국이 셰일가스 수출을 추진하는 게 변수다. 현재 유럽 천연가스 수요의 30~40%를 러시아 가스프롬(세계 최대인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이 공급한다. 그러나 미국이 가스를 수출하면 상황이 달라진다. 유럽은 수입처 다변화를 원할 것이다. 결과적으로 가스 가격이 떨어질 수 있다. 러시아와 가스프롬에 위협이 될 수 있다. (전체 에너지 시장의) 그림이 흔들릴 것이다.”

 -브릭스가 모두 안 좋은 것 같다. 브릭스 지역 투자전략을 어떻게 짜고 있나.

 “중국과 브라질은 소비재 기업이 유망하다. 중국은 내수 살리기에 경제정책의 초점이 맞춰져 있다. 브라질은 빈곤층에 돈을 나눠주기 때문에 소비는 늘어날 것이다. 러시아는 가격이 떨어져도 버틸 수 있는 원자재 기업을 고른다. 인도는… 뒷짐 지고 보고 있다(wait and see).”

글=권혁주 기자
사진=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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