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작은 사각 창문 너머엔 뭐가 있을까

고급스러운 녹색의 레이블 맨 위로 작은 네모 구멍이 있다. 이 네모 때문에 평범해질 뻔한 레이블은 독특한 생명력을 갖는다. 아래에는 가장 굵은 글씨로 ‘카네토’라고 쓰여 있고 이 와인의 역사를 보여주는 설명(몬테풀치아노의 귀족적 와인-비노 노빌레 디 몬테풀치아노)이 이어진다. 왜 디자이너는 레이블에 네모 모양을 넣은 것일까?

김혁의 레이블로 마시는 와인 <14> 카네토(Canneto) 리제르바

이 레이블은 이탈리아 키안티 지역에서 천년 이상의 역사를 갖고 있는 마을, 몬테풀치아노(Montepulciano)의 언덕 아래 있는 카네토 와이너리에서 만드는 최고급 와인이다. 본래 이탈리아인 소유였지만 경영이 악화되면서 이 와인을 즐기던 스위스 사람이 친구들과 함께 인수했다. 그들로서는 자신들이 사랑하는 와인을 매년 마실 수 있는 영속성을 가질 수 있고, 와이너리는 필요한 재원을 확보해 정상적으로 경영을 할 수 있어 서로 좋은 모양새가 됐다.

레이블 디자인은 DAI란 스위스 회사가 했다. DAI는 본래 건축 인테리어 회사로 취리히 공항 리노베이션에 참여했고 카네토를 1987년 인수한 스위스 회사가 취리히에 있었기에 서로 인연이 닿았다.

DAI는 레이블을 디자인하면서도 건축 컨셉트로 접근한 결과 단순함을 강조했다. 또 “와인을 꿰뚫어 본다”는 의미를 강조하기 위해 레이블에 네모 모양의 구멍을 뚫었다. 사각의 네모는 와인의 창문을 의미하며 이곳을 통해 내부의 모습을 들여다볼 수 있어 궁금증을 해소하는 역할을 했다. 창문의 모양을 네모로 선택한 이유는 “가장 단순한 기하학적 문양”이기 때문이며 또한 고대로부터 전해온 신앙에서 지구를 이루는 네 가지 요소(흙, 물, 불, 공기)와 와인을 만들 때 필요한 요소와의 공통성을 의미한다. 대부분의 와인 레이블이 전통이나 역사 또는 가문의 문장, 지역의 특징들을 담는 데 비해 이 레이블은 건축가가 바라본 와인의 철학을 레이블에 녹여 놓은 것이 차별점이라 하겠다. 레이블의 색은 자연을 대변하는 녹색으로 마무리했다.

카네토 와인은 종류에 따라 레이블 색이 다르다. 가장 진한 녹색이 리제르바(Riserva)급으로 산지오베제 100%로 만든 와인을 3년 이상 숙성시켜 만든다. 일반 급들은 디자인은 같지만 좀 더 엷은 녹색을 쓴다.

카네토의 포도밭은 몬테풀치아노 마을을 바라보며 서쪽 언덕 350~400m에 있다. 양조장은 언덕 중턱에 있고 그 아래로 포도밭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있다. 또 중간중간 오래된 올리브나무들이 포도밭 가운데 길을 내고 있어 멋진 풍광을 보여준다. 화산재와 모래, 자갈이 골고루 섞여 있는 토양의 특성이 와인에 반영되어 풍성하고 독특한 향과 맛을 전달한다. 전체적으로 중간 정도의 힘을 갖고 있지만 리제르바급의 경우는 20년 정도는 충분히 숙성할 수 있다.

2004년 카네토 레이블은 쿤스트 메란(Kunst Meran)이 이탈리아 북동부 알프스 산기슭의 휴양지 메라노에서 주최하는 국제 와인 축제(Merano International Wine Festival)에서 그래픽 부문 1위를 수상했다. “와인과 균형이 잘 맞는 우아한 디자인의 레이블이다. 특이하게 창문을 떠오르게 만드는 작은 사각 구멍은 그 안에 무엇이 있는지 궁금하게 하는 묘한 신비감을 준다. 레이블과 와인병의 모양과 그 선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룬다”는 것이 심사위원의 평가다.

선데이 배너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