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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가쟁명:임대희] 천공(天空)의 옥좌(玉座)

『천공의 옥좌』는 전통중국의 황제와 관련된 의례를 다룬 책(신서원, 2002)이름이다. 천공이란 하늘을 뜻하는데, 이러한 경우에는 “하늘같이 가마득한 곳에 있는 높은 분”이라는 의미라고 보면 될 듯하다. 진시황제는 5회에 걸쳐서 지방순행을 했는데, 몇 차례나 바다에까지 이르렀으며, 이러한 순행을 통해서 그의 천하통치를 원활하게 수행할 수 있었다. 한고조는 의례를 정하면서 황제의 존엄을 알게 되었다고 기뻐하기도 하였다. 또한, 중국의 황제는 조의(朝議)를 통해서 최고의사를 결정하였는데, 이러한 절차는 현재의 중국의 중앙정치에서도 그대로 실시되고 있다. 지금의 중국 중앙에서는 당내의 인적구성이 3개의 계파가 나누어져있으면서도 의사결정에서 충분한 토의를 거쳐서 결정하는 것은 오랜 전통에 바탕한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의례의 한 부분에는 장례도 있겠는데, 그 가운데 중국의 마지막 황제라고 할 수 있는 원세개(袁世凱)의 능묘는 봉분이 찐빵통과 같은 형태로 되어있어서, 황제의 봉분과는 3단계 낮은 형식이다. 그리고, 그의 황제릉 앞에 늘어선 문무신(文武臣)들이 서양식 복장을 하고 있는 점이 특이하다. 기회주의자였던 원세개는 조선왕조에도 엄청난 권세를 부려서 한국인들의 자존심을 건드렸지만, 중국에 돌아가서도 북양군벌의 힘을 믿고 손문으로부터 총통직을 빼앗고 곧 이어 황제직에 올랐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일본이 제안한 “21조”를 받아들였던 사유 등으로 말미암아 황제직에서 물러났다. 이러한 점 등이 그의 능묘의 봉분이 3등급 낮은 형태로 조성된 이유라고 보여진다. 한편으로는 청황실과 달리 황제를 옹위(擁衛)하는 팔기(八旗)와 같은 군사력의 미비도 원인이 될 것이다. 황릉의 봉분이 찐빵통과 같이 낮은 형식으로 되어있는 경우는 도광(道光)황제의 릉도 마찬가지이지만, 이 경우는 오히려 밖으로는 검소하게 되어있으나 속으로는 더욱 사치가 심하다는 설도 있다.



중국의 공산당이 이론적인 단계에서 실질적인 세력으로 출발하는 과정에는 주덕(朱德)장군이 공산당과 손을 잡게 되는 시점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주덕(朱德)의 군대가 국민당 정권에서 떨어져 나오면서, 공산세력이 정치세력으로 변모할 수 있는 계기를 갖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 군대조직에는 정치위원(政治委員)이라는 형태로 공산당이 군대의 방향을 장악하는 조직으로 구성되게 되고, 이점이 지금의 중국 헌법 속에 공산당이 군대를 비톳하여 법원이나 검찰등을 산하에 갖게 되는 시점이 된다고 할 것이다. 이러한 복잡한 구조를 갖게 되다보니, 오늘날의 중국 최고 수뇌부의 의사결정은 밖에서 보면, 이해하기가 매우 어렵게 되기 마련이다. 그야말로 천공의 옥좌라는 표현이 적절할 것이다. 그러면서도 일반인들에게 끊임없이 홍보를 하고 있기에, 공산당이 추구하는 방향의 변화를 일반인들이 구체적으로 파악하게 되어있다.



중국의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공산당원의 숫자 비율이 청왕조 시대의 인구에서 팔기군이 차지하는 숫자 비율과 거의 비슷하다고 해서, 지지 역할을 동등시하는 견해가 많다. 팔기군 속에서 여러 등급의 구성이 있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공산당의 조직부에서 민주당파의 정부나 유관 부서에서의 직책까지를 조정하고 있는 것을 보자면, 이 설은 설득력이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이러한 점들을 보면서, 중국의 중앙조직을 이해하자면 공산당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라고 할 것이다.



최근에 중국 시진핑 주석이 영부인을 동반하여 외국 순방을 하였다. 영부인의 복장이 세련되었다고 그 모습이 신문에 뉴스로 크게 장식되었다. 영부인의 복식은 급격히 주목을 끌게 되었다. 내년도의 대학입시에 복식관련 학과의 점수가 많이 올라갈 것 같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을 정도이다. 중국의 젊은이들은 워낙 지도층 인사들과 자기 자신들이 엄연하게 다른 부류라는 인식을 갖고 있으므로, 이러한 복장으로서 화제를 삼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친근감을 가지면서 가깝게 느껴질 수 있을 것이다. 영부인의 각종 사진을 중국의 인터넷에서 옮겨와서 자신의 계정에 올린 청화대학의 젊은 대학생이 “국모(國母)”라는 전통시대의 표현을 써서 의아하게 생각되기도 하였다. First lady를 현대 중국어로 무어라고 부르는지 사전을 찾아보니, 제일부인(第一夫人)이라는 용어가 엄연히 있었다.



중국의 정치조직의 모습을 찾아보다가, 한국이 어떻게 이 엄청난 조직에 버틸 수가 있을까 곰곰이 생각하게 되는 기회가 자주 있게 되었다. 그런데 3월초에 있었던 장교임관식을 보면서, 한국의 <천공의 옥좌>를 옹위(擁衛)하는 세력에 대한 배려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지금의 한국의 젊은이들이 어쩌다가 “해찬세대”라던가 “해찬Kids”라고 불리우게 되어서 모두들 하향 평준화가 되었을까 의구심을 갖게 된다. 장교임관식에 3천명이 넘는 인원이 모여있는 것을 보면서, 저 가운데에는 졸업식과 임관식을 같이 해주어야 하는 사람도 꽤 될텐데, 졸업식은 날라가고 임관식만을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게 되었다.



예전에는 정규 사관생도들의 졸업식과 임관식은 육군ㆍ해군ㆍ공군의 큰 행사가운데 하나로 손꼽혔다. 그들이 열병과 분열을 하면서, 국군최고통수권자에 대해서 경의를 표하고, 국군최고통수권자는 그들에게 한명한명씩 소위 계급장을 달아주었는데, 어떻게 이곳에도 “해찬Kids”로 배출하려고 하는가 의아스럽게 생각되었다. 분열식에서 “우로 봤!”할 때에 바라보이는 눈매로서 믿음직한 자부심을 쳐다볼 수가 있는데, 이제는 10여년 사이에 이러한 과정을 모두 귀찮다고 내팽겨쳐도 된다는 말인지? 국가가 힘들여 4년동안 육성한 이들을 조금 더 영예스럽게 임관시켰으면 좋겠다.



신문에서 읽은, "'시인(詩人)' 김지하가 바라는 것이 문화의 힘을 아는 대통령이 탄생하는 것이라면 '시민(市民)' 김지하가 바라는 것은 굳건한 안보, 또 인사에 대한 기대이다"라는 이야기가 무척 감명스러웠다. 미래에도, “눈이 무섭고 슬픈” 장수(將帥)도 있고, “꼿꼿장군”도 있어야 이번과 같은 안보위기에 국민들이 전혀 동요되지 않고 일상생활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중국에서는 군인에 대한 대우는 각별하다. 주택에 대한 은행 대출 금리가 당사자에게 부담하게 하지 않고, 국가가 책임진다던가, 군인 가족에 대한 범죄는 군법으로 처리한다던가 하는 배려도 그 가운데 하나이다. 그동안 위축된 군인에 대한 배려를 조금 더 생각해야 안보를 안심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리고 곧 박 대통령이 방미하는 동안에 상·하원 합동연설을 하기로 되었는데, 영어로 연설할 것인지 한국어로 연설할 것인지 아직 미정이라는 보도를 들었다. 이점을 가지고 몇몇 동료들과 의견을 나누었는데, 반반으로 나뉘었다. 필자가 “외유내강(外柔內剛)”을 내세우면서 영어로 연설해야 한다면서, 이를 통해서 앞으로 우리 젊은이들이 “국제기구에의 진출”이 늘어날 것이며, 외국의 고위 정치인들이 호의를 가지고 방문할 수 있게 될 것이며, 외국기업이 호감을 가지고 한국에 주재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하자, 한국어 연설을 주장하던 분이 미국사람은 영어를 못 하는 외국인에 대해서 한치 눈아래로 본다면서 필자의 의견에 동의하였다.



미국에서 영어연설이 성사되면, 얼마 후에 있을 한중 수뇌회담에서 중국어로 연설해 달라는 부탁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한 경우에는, “전인대(全人代)가 모이는 자리에 중국에 와서 강연하겠다”고 호응하는 것이 낫겠다. 이 부분은 제3자도 있으므로, 결정을 신중하게 하여야겠지만, 성사된다면 청화대학의 젊은이들이 최고의 찬사를 보낼 것으로 믿는다. 그보다도, 바로 이 연설이 우리의 통일을 당길 수 있는 계기가 되리라고 생각된다. 한국은 앞으로 세계 시장을 헤쳐나가야 하는 필연적인 운명을 갖고 있으므로, 너무 한국어만을 강조할 것이 아니라, 한국사를 젊은이들에게 좀 더 가르치는 지혜를 갖는 것이야말로 “외유내강(外柔內剛)”의 첫걸음이라고 생각한다.



임대희 경북대학교 아시아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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