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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서의 기적' 멈춰버리나

단장 증후군이란 희귀병을 앓아 혈관에 늘 영양주사를 맞아야 하는 이지유양. [사진 서울아산병원]
다섯 살 여자아이 지유에겐 서울아산병원 136병동이 ‘놀이터’다. 2일 오전에도 바퀴 달린 폴대(영양제가 지유의 몸 안에 정확히 들어가도록 하는 기계를 매단 장치)를 달그락달그락 끌며 병동을 돌아다녔다. 지유는 남들보다 장이 짧은 단장(短腸) 증후군이란 희귀병 환자다. 장 운동이 없어 음식을 먹으면 토한다. 영양분 보충을 위해 영양주사를 늘 끼고 산다.



여러 장기 이식 합법화 5개월
희귀병 앓는 다섯 살 지유양
"어린이날 나들이 하고픈데"
뇌사자 기증없어 애타는 대기

 지유의 주치의인 서울아산병원 소아외과 김대연 교수는 “영양주사를 오래 맞으면 혈관이 망가진다”며 “지유가 건강을 회복하는 길은 장기 이식뿐”이라고 말했다. 지유는 소장을 비롯해 위·십이지장·대장 등 최소 4개 장기를 이식받아야 한다.



 김 교수는 지난 2011년 10월 9시간 동안 7개 장기를 동시 이식하는 수술로 같은 병을 앓았던 조은서(당시 7세)양을 살려낸 의사다.



중앙일보 2012년 2월 17일자 1면



 지유의 어머니 조은숙(39)씨는 “지유가 좋아하는 오렌지주스·달걀을 실컷 먹는 모습을 빨리 보고 싶다”고 말했다. 지유도 엄마에게 “수술받으면 은서 언니처럼 주사 안 맞고도 건강해질 수 있지”라고 묻곤 한다. 지유가 받고 싶은 어린이날 선물은 퇴원해서 엄마·아빠와 함께 외출하는 것이다.



 ‘은서의 기적’은 지난해 12월 더 많은 장기를 합법적으로 이식할 수 있도록 하는 ‘은서법’이 마련되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시행 5개월이 다 되도록 ‘은서법’은 멈춰 있는 중이다. 합법적으로 다(多)장기 이식이 이뤄진 사례가 아직 한 건도 없어서다.



 김 교수는 “선진국에 비해 소아 뇌사자의 장기 기증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에 따르면 올 들어 3월 말까지 공식적으로 확인된 뇌사자는 119명이었고 이 중 세 명이 어린이였다. 뇌사 어린이 가운데 한 명의 부모가 지난 3월 단장 증후군을 앓는 2세 여아에게 장기 이식 의사를 전했지만 할아버지의 반대에 부닥쳐 무산되고 말았다.



 또 소아 뇌사자가 발생해도 장기이식관리센터의 등록 순서에 따라 순번이 앞선 성인에게 먼저 장기가 제공되는 것도 지유의 수술이 늦춰지는 이유다. 김 교수는 “아이들의 작은 장기는 성인에게 이식할 수 있지만 성인의 장기는 아이에게 줄 수 없다”며 “여러 장기를 받아야 하는 아이에겐 소아 뇌사자 장기를 우선적으로 주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은서법=2011년 10월 은서에게 이식한 7개의 장기 가운데 위·십이지장·대장·비장 등 4개는 장기이식법상 이식이 허용되지 않는 것이었다. 이를 두고 논란이 일자 지난해 12월 소장을 이식하는 경우 위·대장·십이지장·비장 이식을 함께 허용하는 장기이식법 시행령 개정안(은서법)이 국무회의를 통과해 시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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