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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이 괴물인 이유

류현진은 상대의 예측을 깨는 수싸움과 다양한 변화구, 강한 멘털을 앞세워 메이저리그 타자들을 압도하고 있다. 지난달 3일 샌프란시스코전에서 역투하는 류현진. [샌프란시스코 AP=뉴시스]


류현진(26·LA 다저스)이 예측을 뒤엎는 피칭으로 메이저리그를 흔들고 있다. 상대의 예상을 보기 좋게 깨뜨리는 게 그의 ‘몬스터(괴물) 피칭’이다.

①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더 강력 - 상대타자 출루율+장타율 점점 떨어져
② 커브·슬라이더 자유자재로 구사 -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투구 메커니즘
③ 사막에 떨어져도 살아남을 여유 - 농담 즐기고 심판 성향에 맞춰 투구



 류현진이 지난 1일(한국시간) 콜로라도전에서 삼진 12개를 잡으며 승리투수가 되자 월트 와이스 콜로라도 감독은 “류현진을 비디오로 분석했지만 실제 피칭은 달랐다. 타자들이 적응하기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카를로스 곤잘레스가 1회 류현진의 주무기인 서클체인지업을 받아쳐 홈런을 때릴 때만 해도 류현진은 오래 버티기 어려워 보였다. 그러나 그는 재빨리 투구패턴을 바꿨다. 최저 시속 113㎞의 느린 커브와 최고 151㎞의 빠른 공을 섞어 던지며 타자들을 압도했다. 메이저리그 첫 승을 올린 지난달 8일 피츠버그전에서도 1회 투런홈런을 맞은 직후 안정된 피칭을 했다.



 ◆알면 알수록 헷갈린다=베테랑 홍성흔(36·두산)은 “메이저리그가 상대 투수 분석에 뛰어나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러나 분석할수록 어려운 투수가 류현진”이라며 “처음에는 뭣 모르고 칠 수 있지만 점점 헷갈린다. 직구를 노릴 때 체인지업이 휙 들어오고, 체인지업을 기다리면 다른 변화구가 온다”고 말했다.



 타자의 출루율과 장타율을 더한 OPS(On Base Plus Slugging Percentage) 항목을 보면 메이저리그 타자들도 류현진 페이스에 말린다는 걸 알 수 있다. 첫 타석에서 류현진을 상대한 OPS는 0.663이었다. 그러나 두 번째 타석(0.661)과 세 번째 타석(0.566)의 OPS는 점점 낮아졌다. 그의 피홈런 4개 중 3개가 첫 타석에서 나왔다. 타자를 세 번째 상대에서는 홈런을 하나도 맞지 않았다.



 투수들은 보통 이닝을 거듭할수록 내용이 나빠진다. 체력이 떨어지고 투구 패턴이 파악되기 때문이다. 류현진은 반대로 더 강해진다. 초반에 다양한 공을 던지면서 스스로 강·약점을 찾아낸 뒤 패턴을 바꾸기 때문이다.



 ◆커브·슬라이더 모두 최고=류현진은 콜로라도전에서 변화구를 45개 던졌다. 특정 구질에 의존하지 않고 커브(14개), 슬라이더(13개), 체인지업(18개)을 골고루 던졌다. 송재우 JTBC 해설위원은 “여러 변화구를 완벽하게 던지는 재주는 빠른 공을 던지는 능력보다 더 뛰어난 것”이라고 평가했다.



 류현진의 피칭은 상식을 깬다. 커브를 던지는 투수는 슬라이더를 잘 못 던지고, 슬라이더가 주무기인 투수는 커브 구사에 약하다.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커브는 높은 타점에서 던지는 폼(tall & fall)으로, 옆으로 휘는 슬라이더는 몸을 앞으로 쭉 뻗는 자세(drop & drive)로 던지는 게 유리하기 때문이다. ‘폭포수 커브’를 던졌던 고(故) 최동원은 슬라이더 비중이 낮았고, 당대 최고 슬라이더를 던졌던 선동열이 커브를 거의 던지지 못했던 이유다. 류현진의 투구폼은 어느 한쪽에 치우쳐 있지 않다. 높이와 거리를 모두 활용한 메커니즘으로 커브와 슬라이더를 모두 잘 던진다. 이런 투수는 메이저리그에서도 찾아보기 어렵다.



 ◆빠른 적응력·강한 멘털=류현진은 경기 후 다저스타디움을 찾은 싸이와 선물을 교환하며 “나보다 형이 더 유명하다. 반성해야겠다”고 농담했다. 은사인 김인식(66) 전 한화 감독에게 전화를 걸어 안타를 때린 걸 자랑했다. 언제, 어디서든 류현진은 한결같다. 옛 동료 김태균(31·한화)은 “사막 한가운데 떨어뜨려도 살아남을 녀석”이라고 했다.



 등판이 이어질수록 류현진의 피칭은 좋아지고 있다. 상황에 따라 구종을 달리하고, 주심의 성향에 맞춰 스트라이크존을 활용한다. 콜로라도전에서도 아쉬운 볼 판정이 몇 차례 나왔지만 그는 “투수가 심판에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심판 탓을 하다가 스스로 무너지는 투수들과는 격이 다르다.



김식·김효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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