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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갤4에 탑재된 옥타코어의 의미

이혁재
서울대 전기공학부 교수
스마트폰의 두뇌에 해당하는 코어 프로세서를 여러 개 탑재해 성능을 향상시키는 기술은 최신형 고급 스마트폰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학계에서는 스마트폰이 개발되기 훨씬 이전부터 멀티코어 기술에 대한 논쟁이 있었다. 1990년대에는 이와 관련한 ‘무어의 법칙’과 ‘암달의 법칙’ 등이 진리로 받아들여졌다. ‘무어의 법칙’이란 프로세서의 속도가 18개월 만에 두 배씩 빨라진다는 법칙이다. 하나의 코어만 가지고도 컴퓨터의 속도를 향상시킬 수 있다면, 굳이 여러 개의 코어를 내장하는 복잡한 컴퓨터를 만들 필요가 없게 된다. ‘암달의 법칙’은 소프트웨어에 관련된 법칙이다. 코어의 개수를 늘려도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밍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성능 향상의 효과가 줄어든다는 것이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반도체 설계 기술의 한계로 ‘무어의 법칙’이 깨졌다. 더 이상 단일 코어 프로세서의 성능을 향상시킬 수 없게 되면서 멀티코어 프로세서가 개발되기 시작했다. 현재는 컴퓨터뿐 아니라 모바일 프로세서에서도 이 기술이 적용돼 스마트폰 성능을 높이고 있다.



 현재 효력을 상실한 ‘무어의 법칙’과 달리 ‘암달의 법칙’은 아직 유효하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 최신 스마트폰인 삼성전자 갤럭시S4에 탑재된 멀티코어 프로세서인 ‘엑시노스 5옥타’는 이를 위한 새로운 해결책을 보여준다. ‘옥타’란 이름이 의미하듯이 기존 쿼드코어 프로세서 대비 코어의 개수를 두 배로 늘려서 총 8개의 코어가 사용된다. 이 중 4개의 코어는 성능을 더욱 높이고 나머지 4개 코어의 경우 에너지 효율을 높인 빅-리틀(big-little) 구조를 채택했다. 이 구조는 복잡한 데이터를 처리할 때는 고성능 코어를 사용해 속도를 높이고, 메시지 발송이나 웹 서핑 등 단순 작업은 저전력 코어를 사용함으로써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배터리 수명을 늘린다. 코어의 개수를 늘려 성능을 향상시키고자 하는 기존의 통념을 버리고, 대신 전력 소모 감소를 목표로 발상을 전환했다. ‘암달의 법칙’을 피하면서 8개의 코어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러한 옥타코어 프로세서는 코어 개수를 두 배 증가시킨 양적인 발전을 넘어 멀티코어 기술의 새로운 지향점을 제시했다는 의미가 있다. 또 옥타코어 프로세서의 상용화를 세계 최초로 성공시킴으로써 멀티코어 시스템 반도체 기술을 우리나라에서 선도하게 되었다.



 멀티코어 기술 발전을 위해서는 소프트웨어의 개발이 병행돼야 한다. 코어의 개수가 증가할수록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소프트웨어 기술이 중요해지기 때문이다. 시스템 반도체 산업이 초기 투자에서부터 성공에 이르기까지 15년 이상이 소요된 점을 감안한다면, 기술집약적인 특성이 유사한 소프트웨어 산업의 투자 역시 긴 안목과 함께 개발 기간 단축을 위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시기 적절한 투자를 통해 소프트웨어 기술이 발전하면 이는 다시 하드웨어의 발전으로 연결되는 선순환 구조가 정착될 것이다.



이혁재 서울대 전기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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