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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창조경제, 기업모델 혁신부터

박철준
베인&컴퍼니 뉴욕 오피스
M&A 대표
창조경제에 대한 논의가 뜨겁다. 실질적 효과를 얻으려면 뚜렷한 목적의식이 필요하다. 궁극적인 지향점은 지속 성장, 지배구조 다변화, 차세대 기업의 탄생을 위한 새로운 생태계 구축이 돼야 한다.



 그러려면 먼저 경직적·폐쇄적 구조를 타파해야 한다. 예를 들어 동종업계의 A대기업 인재들은 B대기업에선 성공할 수 없다. 기업문화와 시스템의 호환성이 없기 때문이다. 돈의 흐름 역시 막혀 있으며 누수도 심하다. 이런 경제자원의 동맥경화와 누수현상을 하루아침에 고칠 수는 없지만 10~20년을 내다보는 장기적 안목으로 구체적 목표와 청사진을 그려야 한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나 현대차 같은 한국의 대표기업이 새로운 분야에서 5개 이상 나오게 한다는 목표를 세워야 한다.



 20년 전에는 없었던 구글이나 아마존 같은 벤처기업이 짧은 기간에 미국 시가총액 10위 안에 드는 주력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은 미국 기업 생태계의 개방성과 효율성에 있다. 경제자원에 대한 개방성과 효율성은 역동적인 기업환경을 만든다. 한국의 재벌 중심 생태계를 PC세대의 운영체계에서 스마트폰과 태블릿 시대의 것으로 바꿔야 한다. 그리고 내실을 위해서는 수년간 수조원에서 수십조원대의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 이러한 투자가 꾸준히 이어지지 않는다면 창조경제는 일시적 실험으로 끝날 공산이 크다.



 투자 주체도 변화가 필요하다. 투자집행의 주체가 투자자금의 출처와 동일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새로운 기업 생태계의 목적과 성격을 이해할 수 있는 전문가들이 투자를 집행해야 한다. 특히 조직 내의 경험이나 역량이 부족해 실패 가능성이 큰 투자라면 철저히 외부에 맡기는 게 낫다. 투자한 사업이 대기업의 계열사가 되지 않고 경영권이 보장되지 않는다 해도 대기업 입장에서 리스크를 줄이고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다면 가치 있는 투자일 것이다. 작은 파이를 혼자 갖는 것보다 모두 함께 큰 파이를 만드는 게 장기적으로 더 유익하다.



 또 중요한 것은 국경 없는 인재의 확보와 세계시장 진출이다. 이런 인재들은 폐쇄적이고 경직된 대기업 환경 안에선 성공하기 어렵다. 이들이 성공할 수 있도록 역동적이고 개방적이며 효율적인 시장 환경이 뒷받침돼야 한다. 그리고 처음부터 세계시장을 겨냥한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야 한다. 국내 시장은 규모가 너무 협소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페이스북은 한국의 싸이월드보다 훨씬 늦게 시작했지만 미국시장 규모를 발판으로 초대형 기업으로 성장했다.



 마지막으로 이런 모든 것을 담는 그릇이 있어야 한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형태보다는 조직문화나 운영 방식 등 소프트웨어다. 기존의 재벌기업 플랫폼이 소유형·폐쇄형·수직종속형·조직중심형·관리형·재무형·국내형이었다면 이를 스폰서형·개방네트워크형·수평형·인재중심형·부가가치형·사업개발형·글로벌형의 신생 플랫폼으로 바꿔야 한다.



 한 예로 독일의 로켓 인터넷이란 기업은 한 국가에서 유망한 온라인 사업을 벤처사업가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전 세계 각 지역에 전파하는 네트워크형·인재형·지식형 기업이다. 이런 혁신과 개혁은 기존의 틀에서 보면 늘 불편하고 비합리적이며 파괴적일 수밖에 없다. 대기업은 자기 보호적인 체제 유지보다 차세대 모델을 만들기 위한 자기 파괴와 혁신의 필요성을 이해하고 새로운 접근법을 포용해야 한다.



 이런 새로운 생태계와 기업모델 창출의 이니셔티브를 현재 환경의 한계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30~40대의 젊은 오너 경영인들이 의지를 가지고 추진한다면 실현 가능성이 보다 커질 것이다. 이들의 냉철한 현실 인식과 자기 파괴를 통한 창조를 기대한다.



박철준 베인&컴퍼니 뉴욕 오피스 M&A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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