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트리오도 무대에 오르기 직전까지 어떤 곡을 연주할 것인지 알지 못한다.”
재즈 피아노 거장 키스 자렛
재즈 피아니스트 키스 자렛(68)의 말이다. 키스 자렛·게리 피콕(78·베이스)·잭 디조넷(65·드럼)으로 이뤄진 키스 자렛 트리오가 19일 오후 7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선다. 트리오 결성 30주년을 기념하는 공연이다. 1983년 결성해 멤버 교체 없이 꾸준히 활동해 온 키스 자렛 트리오는 전 세계 재즈음악을 대표하는 3인조다.
베이스·드럼으로 트리오 30년

자렛은 99년 음악평론가 덕 왓슨과 만난 자리에서 “요즘 재즈엔 세 가지가 사라졌다”고 비판했다. 그 세 가지로 과거와의 음악적 연결성·감성·즉흥성을 꼽았다.
그의 말대로 악보를 기반으로 한 기존 재즈는 더 이상 즉흥음악이 아니었다. 악보라는 일정한 틀에 따라 진행되는 멜로디와 리듬을 구미에 맞춰 자유롭게 변형한 음악일 뿐이었다.
19일 세종문화회관서 공연
그는 완벽한 즉흥 음악을 시도했다. 음악적 기량이 무르익었던 75년 독일 쾰른에서 열린 콘서트가 대표적이다. 라이브 앨범으로 발표된 첫 곡의 제목은 ‘K
레퍼토리 없는 즉흥연주 명성
극과 극은 통한다고 했던가. 즉흥성이란 주제에 천착했던 자렛은 87년 바흐의 ‘평균율 클라이버’ 앨범을 발표한다. 정형화된, 악보에 고정된 클래식 음악에 도전했다. 이어 쇼스타코비치·모차르트 등의 음악을 선보였다. 자렛은 클래식 연주자들에게선 찾아보기 힘든 터치를 선보였다. “클래식 연주자는 건반을 세게 두드리지도 그렇다고 가볍게 터치할 줄도 모른다”고 했을 정도였다.
그가 만들어 온 즉흥 음악에는 재즈, 그리고 클래식이 녹아있다. 그 독특한 음악은 재즈 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클래식 음악에서 시작해 재즈를 지나 즉흥 음악으로 진행된 그의 여정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6~22만원. 02-2187-6222.
강기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