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일까지 콘서트 '페퍼톤스'
어떻게든 튀고 싶어 겉멋 부렸죠
이젠, 전통 밴드 편성으로 새 출발
2004년 데뷔한 페퍼톤스의 음악적 분수령은 지난해 발매한 4집 ‘비기너스 럭(Beginner’s Luck)’이었다. 이전까진 오만 가지 실험 정신을 발휘했고, 뎁·김현민·이선 등 여러 객원보컬이 노래를 부르게 했다. 하지만 4집부턴 5인조 밴드 체제를 구성해 직접 노래를 부른다. ‘객원보컬 다시 불러라’는 혹평부터 ‘역시 페퍼톤스가 불러야 맛’이라는 호평까지 다양한 반응이 쏟아졌다.
“20대 초반엔 멋을 부리고 싶었어요. 좋은 음악이 아니라 멋진 음악. 가장 ‘핫’한 트렌드를 앞서 나가보자는 마음이 있었죠. 형식미도 깨고 싶어서 밴드인데도 현을 넣는 등 어떻게든 튀려 했죠. 지금은 비틀스 시절부터 이어온 드럼·베이스·기타·피아노의 전통적인 밴드 편성으로 돌아갔어요. 안정된 틀이 주는 장점을 택한 거예요. 가사도 뜬구름 잡는 이야기보다는 조금 현실적인 이야기도 하게 됐고요. 나이도 들었으니까.”(신재평)
“객원 보컬의 강점은 유동성이에요. 항상 다른 음악을 할 수 있었던 거죠. 하지만 4집 이후 우리가 주로 노래를 해왔어요. 어떤 형식이 정답이라고 얘기하고 싶진 않아요. 편성이 간단해진 대신 공연은 많이 할 수 있게 됐어요. 4집 이전엔 공연이 불가능한 곡도 많았어요. 객원 보컬 모으기도 어렵고, 기계도 많이 써야 했고요.”(이장원)
페퍼톤스는 12일까지 서울 대치동 KT&G상상아트홀에서 단독 콘서트 ‘십일야화’를 연다. 총 열흘 공연 중 전반부 닷새는 어쿠스틱 구성으로, 후반부 닷새는 밴드 구성으로 나눠 두 가지 색깔을 보여준다. 올 여름, 일본 후지록페스티벌 무대에도 오른다. 1544-1555.
이경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