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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의 허리 50대, 국회 움직여 정년 60세 시대 열다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2016년 1월 1일부터 순차적으로 정년을 60세로 연장하는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 고용촉진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정년연장법)’이 재석 197명 중 찬성 158표, 반대 6표, 기권 33표로 가결되고 있다. [김형수 기자]


30일 오후 5시47분 국회 본회의장. 2016년부터 순차적으로 정년을 60세로 연장하는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 고용촉진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에 대한 표결 결과가 전광판에 표시됐다. 재석의원 197명 중 찬성 158표, 반대 6표, 기권은 33표였다. 압도적 가결이다. 대한민국 정년 60세 시대가 열리는 순간이었다.

정년연장법 압도적 찬성 통과
여야 의원들 50대 예찬 이어져
"산업화 기여, 민주화 도운 50대 고령화 진입 때 일할 기회 줘야"



 정년 60세 시대를 이끌어낸 힘은 50대다. 50대는 한국전쟁 이후인 1955년부터 63년까지인 베이비부머 세대와 겹친다. 은퇴를 눈앞에 두고 있는 세대다. 그러나 정년이 늘어남에 따라 가장 먼저 혜택을 보게 됐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민주통합당 간사인 홍영표 의원은 이 법을 추진하면서 ‘50대의 힘’을 실감했다고 한다.



 “지난 23일 환노위에서 정년연장 법안을 통과시킨 후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로 격려 전화가 쏟아졌다. (정년 연장이 2016년부터 적용돼) 법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56년생, 57년생들에게서 항의 전화가 빗발쳤다. 국회의원 하면서 이렇게 많은 분의 관심을 받기는 처음이다.”



 이날 국회에선 50대 예찬론이 이어졌다. 50대는 한국 사회 발전의 두 축인 산업화와 민주화를 모두 겪었다. 국회 법사위의 민주당 간사인 이춘석 의원은 “산업화에 기여했고 민주화도 도왔던 50대가 고령화에 진입할 때 일할 기회를 줘야 한다”며 “50대는 사회적으로도 정치적으로도 그 비중을 절대 무시할 수 없는 세대”라고 강조했다. 새누리당의 환노위 간사인 김성태 의원도 “우리 사회의 중추가 50대 중·장년층”이라며 “자녀들을 대학 졸업시키고 결혼도 시키고 본인 노후도 준비해야 하는 이들이 노인 빈곤층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정치가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대선에서도 50대의 힘은 드러났다. 중앙선관위 조사 결과 18대 대선의 투표율은 50대가 82%로 가장 높았다. 서울 노원병 국회의원 보선의 사전 투표에서도 예상을 깨고 50대가 9.3%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대선에서 패배한 민주당에선 50대를 경시했다는 자성론이 지금도 계속된다. 민주당 우원식 의원은 “50대에서 우리가 졌다”고 했고 민병두 의원은 “50대를 간과했다”고 말했다.



 『88만원 세대』의 저자 우석훈 성공회대 외래교수는 “이렇게 사회경제적으로 민감한 이슈를 놓고 이렇게 빠른 시간에 여야가 합의를 이룬 게 있나 싶을 정도”라며 “지난 수년간 20대와 50대 문제를 같이 지켜봤지만 한국에서 50대를 외면할 수 있는 정치 집단은 없다”고 진단했다. 50대의 힘은 저출산·고령화된 한국 사회에서 분야·조직마다 실질적인 결정권을 행사하는 허리 집단이라는 구조적 특성에서 나온다. 우 교수는 “한국 사회의 시스템상 공직·민간기업은 물론 심지어 언론까지 주요 의사 결정권이 50대에 집중돼 있다”며 “이게 20대와 50대의 차이로 정년 연장이 이슈화하자 50대는 이를 내 문제로 받아들여 관찰자가 아닌 직접 참여자로 여론을 움직였다”고 분석했다.



 ‘정년 60세 시대’는 한국 사회의 변화를 예고한다. 장·노년층의 경제 활동 참여가 당연시되게 됐고 임금피크제 도입이 확산되면 연공서열식 임금체계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정년 연장으로 노년층의 소비력이 더 주목받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일자리를 둘러싼 청년-장년 간 세대 갈등이 불거질 수 있는 게 문제다. 김주엽 충북대 경영학과 교수는 “일자리가 제한된 한국 사회에서 정년 연장은 젊은 층과 연장자의 일자리 경쟁으로 이어지게 된다”며 “또 연장자가 젊은 사람 밑에서 일하는 구조도 불가피해져 좋건 싫건 나이가 기준이 됐던 전통적인 장유유서(長幼有序) 정서가 희박해질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글=채병건 기자

사진=김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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