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인성교육의 메카, 가톨릭대

지난달 25일 가톨릭대 학생들이 사회봉사 과목인 ‘사랑 나누기’ 수업의 일환으로 경기도 부천의 한 지역아동센터를 찾아 어린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고 있다. [부천=김상선 기자]


“의술(醫術)을 왜 인술(仁術)이라 하는지 실감한 기회였어요.”

2013 대학생 고객만족도 조사 <중> 우리 학교 인성교육은
재학생 만족 종합 2위 … 봉사 1위 숙대, 한양대 참여율 높고 숭실대는 해외로



 가톨릭대 의대생 차준용(20·2학년)씨는 지난달 경기도 가평의 지적장애인시설에서 보낸 3박4일을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동료 의대생 10여 명과 함께 장애인들의 말벗이 되고 청소를 도왔다. “환자의 감정을 존중하고 고통을 보듬을 줄 아는 의사가 돼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습니다.” 전유성(20)씨도 “의료인으로서의 사명감을 느끼게 해준 경험이었다”고 거들었다.



 봉사활동은 가톨릭대가 의대생들에게 실시하는 인성교육의 일환이다. 의대 재학생들은 졸업 전 12주에 걸쳐 인성교육을 받는다. 타인에 대한 이해와 배려를 배우는 ‘인간의 길’, 사회적 소통능력을 기르는 ‘리더십 프로그램’ 등이다. 2학년은 장애인 복지시설에서 봉사활동을 한다. 정욱성 의과대학장은 “의술 못지않게 바른 인성을 갖추게 하는 것이 의학교육에서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가톨릭대는 의대뿐 아니라 모든 재학생에게 인성교육을 강조한다. 학생 인성교육을 전담하는 ‘ELP(Ethical Leader Path) 과정’을 지난해 1학기부터 운영하고 있다. 이런 노력 덕에 가톨릭대는 본지와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R&R)가 국내 최초로 실시한 대학생 인성교육 만족도 조사에서 한국기술교육대(1위)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2012년 본지 대학평가 상위 30개 대학을 대상으로 학교당 재학생 100명씩을 일대일 면접해 인성교육 프로그램, 봉사·기부 기회 제공 등에 대한 만족도를 평가했다.



 가톨릭대에서 ELP 과정을 선택한 학생들은 졸업 때까지 인간학·사회윤리·사회봉사 등 25학점을 이수한다. ‘인간학’ 과목을 수강 중인 사회과학부 1학년 김희은(19·여)씨는 “자주 다투던 친구가 있었는데 함께 강의를 듣고 서로를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ELP 과정은 필수가 아니지만 재학생의 44.4%가 선택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조정환 ELP학부대학장은 “도덕과 나눔 같은 인성 전반을 가르치기 때문에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소개했다.





 인성교육 만족도 3위는 성균관대, 4위는 KAIST, 5위는 포스텍(POSTECH)이었다. 과학기술 전문교육에 특화돼 있는 KAIST와 포스텍에서 학생들의 인성교육 만족도가 높게 나온 것은 이들 대학이 별도의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KAIST는 2006년 리더십센터를 만들어 재학생 전원에게 리더십·커뮤니케이션 강의를 하며 타인에 대한 배려와 협동심 등을 길러주고 있다. 포스텍도 학생들의 인성교육을 위해 전인교육과정(ABC)을 2011년 도입했다. 학생들은 리더십과 사회봉사활동 등 7학점을 이수해야 졸업할 수 있다.



 사회봉사 경험률이 가장 높은 대학은 숙명여대(76%)였다. 이 대학은 교내 봉사센터가 사회 180개 기관과 협력해 학생들의 자원봉사 기회를 제공한다. 봉사활동 경력은 최다 3학기에 걸쳐 학기당 1학점씩 학점으로 인정된다. 적극적인 학교의 지원으로 현재 40개 봉사 동아리에서 1500여 명의 학생이 활동 중이다. 지난달 25일 서울 강남삼성병원에서 환자 봉사를 한 중어중문과 3학년 원윤희(22)씨는 “강의실에서 배우기 어려운 배려와 나눔을 배울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한양대도 봉사 경험률이 높은 대학(65%)에 속했다. 이 대학 신입생은 ‘사회봉사’ 수업을 의무적으로 들어야 한다. 주당 3시간 이상 10주간 봉사하고 활동보고서를 제출한다. 숭실대도 2011년부터 매년 학생 20명을 선발해 한 학기 동안 인도 등 해외봉사를 하게 한 뒤 18학점을 인정해준다.



 ◆인성교육 대학별 편차 심해=이번 조사에서 국내 상위권 대학들의 인성교육은 개선의 여지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대상 대학생 3000명 중 63.7%가 “대학에 와서 인성교육 강의를 받은 적이 없다”고 답했다. 인성교육을 받아본 학생도 연 평균 2.09회로 횟수가 적은 편이었다. 학생들의 나눔활동 경험도 적었다. 연간 1회 이상 사회봉사를 한 학생은 48.1%에 그쳤고, 기부를 해본 학생 비율은 36.5%밖에 안 됐다.



 연세대·고려대 등 입학 선호도가 높은 유명 사립대의 인성교육 만족도는 조사대상 30개 대학 중 하위권에 머물렀다. 연세대 4학년 김모(27)씨는 “사회봉사 수업을 듣고 싶어도 정원이 너무 적어 수강 신청을 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고려대 3학년 김모(23·여)씨도 “인성 관련 강의가 몇 개 있긴 하지만 내용이 형식적이어서 매력이 없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대학들이 인성교육을 보다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양대 사범대 정진곤 학장은 “대학은 봉사·스포츠 등 다양한 활동을 제공해 학생들이 존중과 배려·리더십 등을 익힐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이영식 학장도 “대학이라면 취업을 위한 교육뿐 아니라 고전 읽기 등을 통해 학생들이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시민이 되도록 교육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성교육 만족도 조사=중앙일보와 리서치앤리서치(R&R)는 2012년 본지 대학평가 상위 30개대를 대상으로 학교당 100명의 재학생(2·3·4학년)을 일대일 면접조사했다. 교육여건·복지·시설 등에 대한 재학생 만족도를 측정한 본조사와 별도로 대학 내 인성교육에 대한 만족도와 경험을 물었다. 대학고객만족도지수(UCSI)의 산출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세부 문항은 ▶교육과정 내 인성교육 수업 ▶수업 외 인성교육 프로그램 ▶학교가 제공한 봉사·기부 기회 등에 대한 만족도를 물었다. 또 대학 생활 중 ▶인성교육 강의·프로그램 참여 경험 ▶사회봉사·기부 경험 등도 조사했다.



◆대학평가팀=천인성(팀장)·성시윤·윤석만·이한길 기자, 취재 참여=강윤희(서울대 노어노문3), 안성희(고려대 역사교육4), 전예지(서강대 경제4), 진보미(숙명여대 정보방송4), 황성호(연세대 행정4)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