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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표로 확인된 불황 … 광공업 생산 1년 만에 최대 감소

서울역 앞에 길게 늘어선 택시들만큼 요즘 체감경기를 적나라하게 나타내는 바로미터가 또 있을까. 지난달 28일 서울역 앞엔 승객을 태우기 위해 늘어선 택시 행렬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서울역 앞에서 200m쯤 떨어진 염천교까지 이어진 주황색 택시들이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 손님을 태우기 위해서는 최소 30분 넘게 대기해야 했다. 1분에 겨우 몇 바퀴씩 움직이면서도 대열을 이탈하는 택시는 한 대도 없었다. 마치 1990년대 초 거품경제 붕괴 이후 최근까지 ‘잃어버린 20년’의 한가운데 있던 일본의 불황 현장을 옮겨놓은 듯했다. 한 택시 기사는 “그나마 여기서 줄을 서야 승객을 태울 확률이 커진다”고 말했다. 이 근처에서 식당을 하는 40대 상인은 “택시 줄이 길게 늘어선 만큼 불황의 골도 깊다”며 “손님은 점심 때만 반짝 들어올 뿐인데 그나마 간단한 메뉴만 찾는다”고 깊은 한숨을 쉬었다.



통계청, 3월 산업활동동향
-2.6% … 석달째 마이너스
오르던 경제심리지수도
5개월 만에 하락세 반전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경기가 완만하게 회복되고 있어 기준금리를 동결(2.75%)한다”는 낙관적 경기인식을 드러냈지만 길거리와 식당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체감경기는 한겨울이다. 대기업은 현금을 52조원(상장사 기준)이나 쌓아둘 만큼 실적을 올리고도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지만, 가계 부문은 1000조원에 육박하는 빚에 쪼들려 지갑을 열 여력이 없다.



 윗목과 아랫목의 온도 차가 큰 것은 ‘3월 산업활동동향’에서도 거듭 확인됐다. 30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광공업 생산은 제조업 하락세의 영향으로 전월보다 2.6% 줄어들며 1년 만에 최대 폭으로 감소했다. 광공업 생산은 지난해 9~12월 오름세를 타다 올해 1월 마이너스로 돌아선 뒤 석 달째 감소하고 있다. 서비스업(-1.0%)과 건설업(-3.0%), 공공행정(-7.1%) 부문이 모두 역성장하면서 전체 산업생산도 2.1% 감소세로 돌아섰다. 운수업과 음식점업·주점업도 2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경제의 절반이라는 심리 측면에서도 좋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현재의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2월보다 0.4포인트 내려갔다. 앞으로의 경기 국면을 보여주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1포인트 떨어졌다.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3개월째 하향 중이다.



 민간의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경제심리지수(ESI) 역시 5개월 만에 하락했다. 3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ESI는 전달보다 1포인트 떨어진 94를 기록했다. ESI는 지난해 11월(87)부터 올해 3월까지 계속 상승세를 이어오다 지난달 하락세로 돌아섰다. ESI는 기업인의 실물경기에 대한 판단을 나타내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와 소비자의 경제 상황 인식을 지수화한 ‘소비자 심리지수’(CSI)를 합성한 지표다. 100을 밑돌면 경제심리가 좋지 않다는 의미다.



 설상가상으로 엔저(低) 기조가 이어지면서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 전망까지 어두워지고 있다. 정부는 결국 기업이 투자에 나서야 고용과 소비가 늘어나는 선순환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형일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추가경정예산안이 경제 살리기를 위한 마중물이라면, 경제 활력 제고에는 본격적인 수출·투자 활성화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곧 대규모 투자 활성화 대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세종=김동호 기자,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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