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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의사는 이제 시골로 가야 한다

▲ 메디프리뷰 권양 대표


이제는 이미 더 이상 시골의사 스럽지 않은 시골의사 박 경철님에게 딴지거는 것은 아니다.최근 [문명의 배꼽] 이란 책을 출간하신 박 경철 작가님을 지칭하는 것은 더욱 아니다. 지난 4월 18일 새롭게(?) 탄생한 1천 여명의 시골의사에 관한 이야기다. 여기서 이야기 하는 시골의사란 다소 생소한 이름의 [공중보건의사] 줄여서 [공보의]를 의미한다. 내가 시골로 가야 한다고 주장하는 시골의사는 다름 아닌 [공중보건의사] ,[공보의]다. [공중보건의사] 는 군대를 가야하는 남자의사가 군인으로 군대에 가는 대신 국가에서 지정한 지역에서 일정기간 (39개월. 의무복무기간으로는 가장길다) 근무하는 제도다. 이과출신 대학생들의 방위산업체 근무 정도로 이해하면 쉽다.

권양 대표의 '의사들의 경력 관리' 5





진정한 시골의사의 탄생은 언제부터?





1980 년 전두환 대통령 시절 “농어촌 등 보건의료를 위한 특별조치법”이 공포되었다. 농어촌 의료취약지역에 보건지소와 보건진료소를 설치하게 하여, 보건지소에는 의사가 보건진료소에는 보건진료원으로 하여금 근무하도록 하였다. 당시 신규의사면허 번호는 3만번 초반대 였다. (2013년 현재 의사면허번호는 12만번까지 교부 되었다). 충분한 의사 숫자는 아니였지만 의과대학졸업 또는 전문의를 마치고 군대에 가게 된 남자의사들을 [무의촌]에 배치한 혁신적인 법안이었다. 의사를 구경도 할 수 없는 농,어촌 의료취약지역에 의사가 상주하며 주민들의 건강을 돌보게 된. 획기적인 정책이 었다. [농어촌 등 보건의료를 위한 특별조치법]은 30년이 지난 지금도 [과외강제금지] 정책과 함께 전두환 대통령 시절의 치적 중의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의사도 약사도 아닌 사람 혼자서 환자도 진료하고 약도 처방한다?!





[농어촌 등 보건의료를 위한 특별조치법] 에 보건진료소와 보건진료원이라는 다소 낯선 용어가 나온다. 보건진료원이란 간호사•조산사등이 보건복지부장관이 실시하는 24주 이상의 교육을 받고 본인이 근무하는 보건진료소에서만 제한적으로 의사 처럼 환자를 진료,투약하는 사람을 지칭한다. 아무도 없는 것 보다는 낫다는 미명하에 이루어지는 일이긴 하지만 의사, 약사 아무도 없는 곳에서 간호사, 조산사등이 의사.약사 업무를 동시에 하는 다소 위험천만한 일이다. 의료 취약지역에 산다는 이유 하나로 의사가 아닌 간호사, 조산사가 의사역할 하는 것을 농,어민은 감수하며 살아야 한다.



시골에선 가축이 사람보다 대접 받는다?





의사가 가축을 진료하고 투약하면 [수의사법] 위반으로 처벌받는다. 시골의 가축들은 모두 수의사에게 치료받고 있다. 하지만 의사 12만을 바라보는 2013년에 오히려 의사가 아닌 간호사.조산사에게 치료받는 사람이 시골에선 늘고있다.





새롭게 개정되는 농어촌 등 보건의료를 위한 특별조치법 등이 바로 주범이다. 지방에서는 의사가 부족하다는 것을 핑계로 간호사.조산사가 사람을 치료하는 [보건진료소]가 꾸준히 늘고 있다. [공중보건의사] 운영에 관한 법률을 교묘히 개정하면서 [시골의사]를 꾸준히 도시로 빼내가고 있기 때문이다.





얼마전 의료전문지에 게재된 기사의 일부다.



'공중보건의사를 도서, 벽지 접경지역등의 의료취약지역에 우선 배치해햐 한다는 규정이 앞으로 사라진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3년 공중보건의사제도 운영지침을 발표했다.'





지금까지 공중보건의사는 도서,벽지,접경지역 등 의료취약지역에 우선적으로 배치 근무토록 한다는 배치기준에 따라 공중보건의사들은 백령도나 울릉도 등의 의료취약지역으로 배치되 근무지역을 벗어 날 수 없었다.





다만 군 보건소나 읍,면 단위의 보건지소 그리고 그리고 서울특별시와 광역시의 보건소 및 보건지소에 우선배치돼야 한다는 규정은 남게 됐다. 하지만 경기도 수원,성남, 의정부 고양시 등 병의원 밀집지역은 제외하도록 했다.





의사가 부족하고 의사를 만날 수 없는 농어민들에게 의사에게 치료받을 수 있는 길을 정부가 앞장서서 차단하고 있다. [도시형 보건지소] [의료복지확장] 등을 주장하기 위해 저렴한 의사가 많이 필요하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지난 4월 25일 모정당의 국회의원은 [공중보건약사] 법을 발의 했다. 여러가지 순기능을 강조했지만, 의사가 아닌 약사가 도시 지역으로 빼 돌려진 시골의사들의 빈 자리를 메우게 될 것은 자명한 일이다. 간호사. 조산사도 의사놀이 하는데. 약사가 하면 더 나을지도 모른다는 깊은 뜻이 있는지. 하여간 의료취약 농.어촌 지역에 [진짜의사]를 늘리겠다는 의지는 없어 보이는 법안이다.





돌은 아래부터 괴어야 한다





돌탑에서 윗돌은 뽑아서 아래에 쌓으면 탑이 낮아지긴 하지만 무너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아랫돌 뽑아서 위에 괴이면 탑은 결국엔 쉽게 무너지게 된다. 의사가 충분한 지역에 의사를 더 보내는 일과 가뜩이나 의사가 부족한 지역에서 의사를 빼내어 가는 일을 돌 뽑기에 비유해 보았다.





몇해전부터인가 대입전형에 [농,어촌 특별전형] 이 생겨났다. 교육적으로 열악한 환경에서 공부하는 청소년들을 위한 훌륭한 배려라 생각한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가 대학입학 차원에서도 실시된 기념비 적인 일이다.





그런데 의료정책에서는 과거와 거꾸로 가고 있으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시골에서 시골의사를 빼어 내면 단 한명을 제외한 모두가 행복해 진다. 시골의사는 보다 생활여건이 좋은 도회지에서 살거나, 민간병원에 취직해서 살면서 [병역의무]를 마치게 된다. 통상 지방의 보건지소에서 근무하는 것 보다 훨씬 선호한다. 지자체는 [도시형 보건지소] 및 [보건소] 의 운영을 원활하게 하면서도 별도의 의사 고용을 위한 예산을 늘리지 않아도 된다. 시장,군수가 시골의사 빼돌리기에 유혹을 느끼는 것이 바로 이 부분이다. 의사를 고용하면 돈이 많이 든다. 그리고 원하는 시점에 고용된다는 보장도 없다. 하지만 한번 눈감고 [시골의사] 빼돌리기 하면 비용도 절감되고, 원하는 시점에서 의사인력을 채용할 수 있다. 어쩌다 [전문의 시골의사] 를 본인의 병원에 배정받는 지방의 개인병원장은 어깨춤을 추게 된다. (의사구인이 어려운 지역에서 일정규모의 병원을 하는 경우, 공중보건의사를 배정받게 되기도 하는데 통상 전문의를 채용하게 된다. 물론 정식 채용한 의사보다 급여는 낮게 책정되며 30%정도의 급여로 채용하게 된다) [시골의사] 들이 빠져나간 자리는 [보건진료소]가 채우게 된다. [보건진료소]가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보건진료원]이 늘어난다. 지방자치 단체의 정식공무원으로 사택제공 및 대우가 매우 좋다. 제한적이긴 하지만 의사놀이 까지 하는 속칭 [꽃보직] 이 탄생한다. 아마 [시골의사] 빼가기 정책의 최대 수혜자가 아닐까 싶다. 여기까지 읽어 보면 모두가 행복하다. 하지만 음지가 있으면 양지가 있는법 [시골의사] 빼가기의 최대의 피해자는 바로 의료취약지역에 살고 있는 농어민들이다.





이 나라는 대학입학전형에도 [농어촌특별전형] 이 있는 [농어촌민]을 배려하는 따뜻한 대한민국이다. 하지만 2013년에도 여전히 [시골의사] 빼내기는 자행되고 있다. 자행되는 정도가 아니라 더욱 더 노골적으로 [시골의사]를 빼가려고 공중보건의사를 도서, 벽지 접경지역등의 의료취약지역에 우선 배치해햐 한다는 규정이 사라졌고, 서울특별시와 광역시의 보건소 및 보건지소에 우선배치돼야 라는 규정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시골의사]는 이제 시골로 가야한다. 가축들도 반드시 수의사에게 치료받는 2013년 대한민국에서, 의사가 12만이 넘고 있음에도 아직도 간호사.조산사에게 치료받고 약처방받는 분들이 계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지난 달 발표된 [공중보건의사]운영규정의 개정으로 자칫 잘못하면 의사 만나지 못하고 간호사,조산사에게 약타가는 분들이 더 많이 늘어날지도 모른다. 행정편의주의과 예산절감등의 이유로 지방자치단체는 의료취약지역의 농어민들에게 큰 잘못을 하고있다. 다소 힘들더라도, 예산을 더 써서라도 도시지역의 의사봉급에 적정한 급여를 제공하며 [시골의사]가 아닌 [도시의사]를 채용해야 한다. 더 열악한 분들의 의사를 전용하여 도시지역에서 활용하는 것이 ‘진정한 복지. 의료복지’가 아닐 것이다. [도시형 보건지소] [도시의 보건소]에는 [도시의사]가 근무하는 것이 맞다. 개개인의 조그마한 이익으로 인해 [시골의사][시장.군수][보건행정직공무원] 등은 의료취약지역의 농어민의 건강과 생명을 외면하고 있다. 농어민의 이익을 대변하는 의료취약 농어촌에 지역구를 갖고 있는 국회의원님, 농어민의 이익을 대변하는 농어민단체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2013년 대한민국은 12만명의 의사가 있다. 3년을 주기로 1만명씩이나 늘어나고 있다.예산 얼마 더 쓰면 해결될 일을 돈 조금 아끼겠다고 [시골의사] 빼내가고 대신에 간호사.조산사에게 치료받고 약처방 받게 하는 일은 이제 그만해야 한다.





가축은 수의사에게 , 사람은 의사에게 치료받을 권리가 있다. 가축도 수의사에게 치료 받는데 사람이 의사 아닌 사람에게 치료받게 만들고 있는 일은 어떤 논리로도 정당화 될 수 없다. [시골의사]는 이제 시골로 가야한다.[시골의사]는 시골에 있어야 참된 [시골의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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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치선 기자 charity19@joongang.co.kr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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