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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letter] 단절과 복원

르네상스였던 18세기 조선을 집중분석하는 아트센터 나비의 창작포럼 ‘향연’을 매주 들으면서, 답답했습니다. 원자료를 읽을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정조의 친필 편지도, 다산 정약용의 수많은 저작도, 그저 ‘검은 것은 글씨요 흰 것은 종이’일 뿐이었습니다. 격동의 구한말과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이라는 시대적 단절이 이렇게 만든 것이겠죠.

이러다가 선조가 남긴 귀한 자산을 정작 우리는 이용하지 못하고 (한문을 아는) 중국에 죄다 뺏기는 것 아닌가 하는 조바심마저 들었습니다. 최근 들어 18세기부터 근대에 이르는 시기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 많아지고 관련 서적들이 나오기 시작한 것은 이런 고민을 하게 된 분들이 늘고 있다는 방증이겠죠.

봄비가 보슬보슬 내리는 23일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 갔다가 비슷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돌아가신 건축가 정기용 선생이었습니다. ‘그림일기: 정기용 건축아카이브’전이 열리는 3층에 가면 구석에 정재은 감독이 찍어놓은 귀한 강의 동영상이 있는데, 병마와 싸우느라 쉰 목소리로 한마디 한마디 토하듯 말씀하십니다. “…많은 사람이 과거를 부정합니다. 개발한다면서 싹 다 갈아엎죠. 하지만 과거는 단절하는 것이 아닙니다. 과거에서 미래가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잘라버리고 싶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하지만 잘라버려선 안 됐던 것은 또 무엇이었을까요. 역사의 흐름 속에서 다시 이어야 할 것을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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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