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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음악 판세 단숨에 뒤엎은 예순셋의 전설

그는 TV 예능프로에 나오지 않는다. 주려도 풀을 먹지 않는 사자처럼, 설령 시청자와 멀어지는 한이 있더라도, 자신의 음악을 펼치는 공간 즉 콘서트 무대가 아니면 사양한다. ‘가수가 갈 길은 공연장’이라는 게 모토이자 신념이다. 사람들이 그를 보려면 오로지 공연장으로 가야 한다.

사자가 동물의 왕이듯 조용필은 가수의 왕, 가왕(歌王)이다. 그가 오랫동안 최고가수의 위상을 지킬 수 있었던 것은 노래하고 연주하는 가수로서의 진정성 때문이다. 그래서 아이돌과 예능이 판치는 요즘 음악계에서 진정한 가수의 면모를 원하는 사람은 그를 찾을 수밖에 없다. 모처럼 새 앨범을 가지고 컴백한 그한테 대중의 호응이 폭발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10년 만의 신보 ‘헬로’는 사람들을 감격시키고 있다. 우선 위험한 타이밍을 마다하지 않는 정면승부에 놀라움을 넘어 감동했다는 사람이 많다. 대담하게도 ‘국제가수’ 싸이의 신곡 ‘젠틀맨’ 열풍이 한복판인 시점에, 일반적이라면 비켜가는 시점에 마치 맞붙듯이 신곡 ‘바운스’를 내놓은 것이다. 뚜껑을 열어보니 록에 기반을 둔 젊고 활기찬 음악이라는 사실에 팬들은 또다시 “가왕답다!”를 연발했다.

조용필이라는 이름만 듣고 실제로는 노래도 잘 안 들어본 청춘 세대가 먼저 반응했다. 강력한 비트의 드럼과 기타 사운드는 물론이고 최신 일렉트로닉 사운드에다 랩도 등장하는 모던함은 조금도 옛날 음악이라는 느낌을 주지 않으며, 게다가 만 63세의 나이가 믿기지 않는 생생한 보이스는 감탄을 부른다. 미리 음악을 접한 젊은 미디어관계자들은 일제히 ‘올해의 앨범’이라는 찬사를 보냈다.

‘바운스’에 이어 앨범과 동명 타이틀곡인 ‘헬로’도 디지털 세대가 주도하는 음원 차트의 정상에 올랐다. 이것은 1020대의 스트리밍과 다운로딩이 아니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아마도 상당 기간 ‘음원 차트 1위에 오른 최고령 가수’의 기록은 깨지지 않을 것이다. 이번 조용필 선풍은 늘 따라다녔던 수식인 ‘국민 가수’의 위용을 재현하듯 젊은 세대와 기성세대가 동시 반응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근래 젊은 음악팬들 사이에서는 확실히 ‘섬기고 싶은 전설적 존재’를 찾는 분위기가 있다. 일각에서는 아이돌에 지친 탓이라고 하고 누구는 계통 부재를 떨치려는 욕구가 작용하는 것이라고 분석한다. 그런 흐름에 부합하는 영순위의 레전드가 최고 존엄이자 현재진행형 베테랑 조용필이라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어른들에게 조용필은 단지 가수를 넘어 세대의 상징적 존재로 가슴에 저장된 것 같다. 조용필이 잘되는 것이 마치 자신들이 잘되는 느낌을 준다고 할까. 그의 이례적 선전에 그간 움츠린 기성세대들은 ‘나도 할 수 있다’‘아직 늙지 않았다’는 자신감으로 다시 어깨를 펴는 중이다. 그들에게는 단숨에 음악 판세를 뒤엎는 조용필의 존재 그 자체가 용기백배요, 사기충천이다.

‘63세가 만들어낸 기적’이라며 자식들이 주목하고 아버지는 그가 돌아왔다고 힘을 낸다. 이 모든 게 조용필의 특권이요, 그이기에 누리는 특전이다. 이 시대에 있을 것 같지 않던 두 세대의 동시 지지에 힘입어 1980년대 전성기에 이어 때아닌 2010년대에 2차 전성기를 맞고 있다. 조용필 세상이 또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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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