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로비에선 무료 공연 옥상에선 야외 상영 옆엔 어린이 도서관

1 고품질 음향 설비 ‘돌비 애트모스(ATMOS)’가 갖춰진 M관.
요새 극장들, 여간 아니다. 꼭 영화를 보지 않더라도 한 번쯤 다녀와 봄직한 곳이 돼가고 있다. 지난해 12월 개관한 경기도 고양시 고양종합터미널 5층에 위치한 메가박스 백석에 들어서니 새삼 든 생각이다. CGV청담씨네시티나 CGV여의도 등이 이끄는 고급화·개성화를 비롯해 최근 달라지는 국내 멀티플렉스의 흐름이 단박에 느껴진다. 영화 한 편 보고 나가는 상업 공간이 아니라 머무는 동안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이 돼야 한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뒤집으면 포화상태에 이른 멀티플렉스들의 차별화 고민이 그만큼 크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2 벌집 모양 나무 의자를 설치한 로비. 3 로비와 위층을 연결하는 대형 스테인리스 미끄럼틀. 4 1200여 권의 도서를 갖춘 어린이 도서관. 5 M관 입구.
로비부터 남다르다. 통상적으로 멀티플렉스 로비엔 앉을 공간이 거의 없다. 영화 볼 때까지 서성대다 입장한다. 이곳에선 ‘허니비(honeybee) 라운지’라 이름 붙은 660㎡(약 200평)의 육각형 계단식 의자가 설치된 로비가 손님을 맞는다. 벌집 모양으로 오목하게 파인 부분에 다리를 넣고 앉게 돼 있다. 중앙 무대에선 지역 주민을 위한 각종 공연이 주말마다 펼쳐진다. 개인·밴드·문화단체 등 신청을 하면 아마추어도 공연할 수 있다. 굳이 영화를 보러 오지 않더라도 괜찮다는 주인장의 넉넉한 마음씀이 엿보인다. 박스오피스도 은행 창구처럼 직원과 손님 모두 앉아서 티켓 업무를 본다.

로비와 상영관이 있는 위층을 잇는 대형 미끄럼틀도 의외의 ‘발견’이다. 워터파크 슬라이드를 연상케 하는 스테인리스 미끄럼틀은 아이뿐 아니라 어른도 탈 수 있다. 계단을 이용해 아래층으로 내려올 수도 있지만 굳이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오는 맛이 색다르다.

메가박스 백석은 2011년 메가박스와 씨너스 두 체인이 합병한 이후 공감·창조·재미라는 회사의 중점 가치를 반영해 생겨난 첫 점포다. 이 극장을 만들기 위해 담당자들은 이례적으로 런던·파리·베를린 등 세계 각국의 문화시설 150여 곳을 탐방했다. 이종태 메가박스 기술지원팀장은 “탐방 결과 ‘선택과 집중’이라는 유럽의 디자인 철학에 깊이 공감하게 됐다”고 말했다. “멋들어진 비주얼보다는 극장을 찾는 사람들이 느끼고 만족할 수 있는 데 예산을 쓰기로 했다”는 설명이다. 게임기 설치나 점포 입점 등 수익 부분을 과감히 포기하는 대신 기존 극장 풍경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던 공연 무대와 미끄럼틀이 자리잡게 된 이유다.

어린이 도서관은 메가박스 백석이 이런 ‘선택’과 ‘집중’을 보여준 또 하나의 사례다. 지금까지 국내 멀티플렉스엔 부모가 영화를 보는 동안 아이들을 돌봐주는 시설이 없었다. 한 업체에서 오전 특정 시간대에 주부가 유아와 같이 영화를 보는 서비스를 한시적으로 실시하는 정도였다.

이곳은 엄밀히 말하자면 부모가 없는 동안 아이를 돌봐주는 키즈카페 같은 탁아시설은 아니다. 그보다는 ‘어린이가 향유할 수 있는 문화공간’에 가깝다. 이용 가능 연령을 5∼10세로 정한 것도 그래서다. 1200여 권의 양서가 비치돼 있고 책 읽어주기, 책 만들기, 종이접기 등 책과 관련된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프로그램과 도서 선정 등엔 파주출판단지 등의 어린이책 관계자들이 참여했다. 알찬 도서 리스트뿐 아니라 팝업북·오디오북·영어도서 등이 적지 않다는 점에서도 단순히 구색 맞추기 용이 아니라는 느낌이다. 관장 1명, 사서 2명 등 총 3명이 근무하고 사서 추천 코너도 마련돼 있다. 신발을 벗고 들어가게 돼 있는 방바닥은 온도 조절이 된다. ‘비 오는 날 뜨끈뜨끈한 방바닥에 엎드려 책 읽는’ 경험이 가능하다.

지금까진 도서관을 이용하려면 소정의 입장료를 내야 했지만 다음달부터는 무료다. 극장 측은 6월부터 지역 성인들을 대상으로 아이들에게 책 읽어주기 강의를 열 생각이다. 도서관에 오는 어린이들을 위한 자원봉사를 염두에 둔 것이다. 서명호 뉴콘텐트 팀장은 도서관에 대해 “극장이 지역 사회의 일원으로서 세대와 세대를 연결하는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는 고민에서 나온 산물”이라고 말했다.

부대시설뿐 아니라 상영관 환경도 좋아졌다. 8개관 1224석의 좌석엔 옆 사람과 팔걸이를 나눠 쓸 필요 없이 양쪽에 팔걸이가 설치됐다. 특히 일반 티켓보다 1000원 비싼 ‘Table M관’은 좌석 앞에 테이블이 있어 음료수나 가방 등을 올려놓을 수 있다. 퇴장 통로를 갤러리처럼 환하고 쾌적하게 꾸며놓은 점, 상영관 내부 벽에 몇 열인지 알 수 있게 전광 표시를 해놔 어둠 속에서도 자리를 쉽게 찾을 수 있게 한 점 등도 작지만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옥상에 곧 마련될 야외상영장도 하절기에 큰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 주부가 많은 지역 특성상 예술 영화를 포함한 다양한 영화 프로그래밍이 필요한 점, 빌딩 전체에 점포 입주가 본격화되지 않아 전반적으로 휑한 분위기만 빼면 메가박스 백석은 멀티플렉스계의 ‘아이돌’로 불릴 만한 요소가 충분하다.

구독신청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