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시간이 흐를수록 '정원 본색' 순천의 미래는 아·름·다·움

이참의 참 좋은 우리나라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한국관광공사 사장으로서 당부 말씀을 드린다. 2013순천국제정원박람회(순천 정원박람회)에 가시기 전에 알아두어야 할 게 있다. 정원박람회가 순천만(灣)의 도시 순천에서 열린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순천 정원박람회가 순천의 특성을 지키는 도시 안전망인 동시에 순천의 가치를 키우는 이벤트인 까닭을 이해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지만 순천 정원박람회는 그럴듯한 볼거리나 그러모은 여느 박람회와 차원이 다르다. 그 차이를 알고 나면 순천 정원박람회를 둘러보는 재미는 몇 배, 아니 몇십 배 커진다.

순천정원호수를 둘러싸고 예쁘고 아기자기한 정원이 조성돼 있다. 이참 사장이 순천만의 명물 짱뚱어를 형상화한 정원을 지나가고 있다.

시민 힘으로 세운 대한민국 생태 수도

우선 순천을 알아보자. 전라남도 순천시는 대한민국 생태관광 1번지로 통한다. 세계 5대 연안습지라는 순천만 덕분이다. 순천만은 아름답다. 갈대꽃이 피는 겨울 어귀 22㎢에 이르는 순천만 갯벌은 장관을 연출한다. 키가 3m나 되는 갈대숲을 헤치고 용산전망대에 올라 내려다보는 순천만의 일몰은 우리나라의 생태관광을 대표하는 이미지로 쓰이는 형편이다.

그러나 지금의 순천만은 하늘이 내려준 선물이 아니다. 사람이 가꾸고 지키고 일군 노력의 결과다. 순천에는 시내를 가로지르는 하천이 있다. 시가지를 관통한 뒤 순천만 어귀인 대대포구에 몸을 푸는 동천이다. 순천 사람에게는 젖줄과 같은 물길인데 순천만 바다가 차오르면 바닷물이 역류해 동천 일대 농지가 홍수 피해를 봤다. 1990년대 중반 순천시는 동천 물길을 직선으로 펴는 공사를 계획했다. 대대포구 갈대밭에 순천시에서 나오는 쓰레기를 내다 버리던 때였다.

1 황지해 작가의 ‘갯지렁이 다니는 길’. 작은 갤러리와 도서관·카페가 들어서 있다. 2 실내정원 안에 있는 온누리플라워&가든에서 이참 사장. 3 참여정원 안에 있는 작은 독일식 정원. 아무나 앉아서 쉴 수 있는 의자가 놓여 있다.
순천시가 순천만을 지키기로 결심한 건 2007년이다. 2006년 순천만이 한국 연안습지 중에서 최초로 람사르 협약에 등록된 일이 전환점이 됐다. 순천시는 전담 부서를 꾸리고 대대적인 습지 복원 사업을 개시했다. 우선 순천만 일대 770만㎡를 생태계 보전지구로 지정하고 순천만 일대 부지를 사들였다. 대대포구에서 대대로 장사를 하던 식당은 생태계 보전지구 외곽으로 옮겨졌다.

순천시는 순천만에서 사람을 쫓아내고 대신 자연생태공원을 조성했다. 갈대밭에 탐방로를 설치해 샛길 통행을 막았고, 주차장을 생태공원으로 바꿨다. 순천만 복원 사업에 모두 300억원 가까운 예산이 투입됐다. 2009년에는 순천만 일대에 있는 전봇대 283대를 뽑았다. 순천만에 내려앉는 철새를 위한 조치였다. 90년대 중반 60마리 정도 날아들던 흑두루미는 이번 겨울 600여 마리가 관측됐다. 순천만은 세계적인 희귀 조류인 흑두루미 최대 서식지가 됐다.

2006년만 해도 순천만 입장객은 70만 명이었다. 그러나 2010년에는 300만 명이 찾아왔다. 경제 파급 효과는 연 1000억원에 이른다. 누가 뭐래도 순천만은 순천 사람들이 지키고 키운 관광자원이다.

시 팽창 막고 관광객 분산 … 순천시의 묘수

순천만은 개발이 아니라 보존을 통해 외려 관광명소가 됐다. 그러나 순천시는 다시 고민에 빠졌다. 사람이 너무 많이 오는 게 문제였다. 순천시는 2011년부터 순천만 입장료(어른 2000원)를 받았다. 잠깐 주춤하던 입장객 수는 그러나 300만 명 수준을 이내 회복했다.

더 큰 문제가 있었다. 순천시가 계속 팽창하고 있었다. 순천시청에서 순천만자연생태공원까지는 겨우 8㎞ 거리다. 그래서 2009년부터 차근차근 준비한 사업이 순천 정원박람회다. 정원박람회장이 들어선 자리에 순천시의 전략이 숨어 있다. 정원박람회장을 일종의 완충지대(Buffering Belt) 삼아 도시의 확장을 막겠다는 구상이다.

정원박람회가 열리는 장소는 순천시청에서 2㎞쯤 남쪽에 있다. 동천을 가운데 두고 하천 양쪽의 농지 1112㎢를 사들여 박람회장으로 꾸몄다. 박람회장에서 순천만까지는 동천을 따라 5㎞를 더 내려가야 한다. 순천시는 순천시내와 순천만 사이에 세계적인 규모의 정원박람회장을 설치하면 순천시의 남하도 막고 순천만 관광객도 분산할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 순천시는 장차 정원박람회장에서만 순천만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할 작정이다. 박람회 입장료 1만6000원에 순천만자연생태공원 입장료가 포함된 까닭이다.

박람회 주제가 ‘정원(Gardening)’이라는 점도 중요하다. 정원박람회는 가장 자연친화적인 박람회다. 공을 들여 네덜란드에 본부를 둔 국제원예생산자협회(AIPH) 인증도 받았다. 유럽의 정원산업을 본받기 위해서였다. 유럽에서는 정원박람회를 개최하면 도시 하나가 정원산업으로 먹고 산다. 길을 향한 집은 창문 앞에 화분이라도 내다 놓아야 한다. 순천만을 지켜낸 순천이어서 지역 연관성도 높다. 정원은 인간이 가꾸는 자연이다.

순천 정원박람회는 최대한 친환경적으로 꾸며졌다. 88고속도로 확장 공사 때 베어질 뻔한 메타세쿼이아를 옮겨 심어 300m에 이르는 메타세쿼이아 길을 조성했다. 이 밖에도 폐기 위기에 처한 수많은 바위와 나무가 행사장으로 옮겨져 그럴 듯한 변신을 마쳤다. 순천 정원박람회에 들어간 예산은 농지 구입 대금을 포함해 2455억원이다. 많다고? 참고로 지난해 여수 엑스포는 2조원이 넘게 들었다.

순천만 갈대열차를 탄 이참 사장.
나무 42만 그루, 대형 테마정원만 11곳

순천 정원박람회장은 넓다. 꼼꼼히 보다 보면 하루 해가 모자란다. 대형 테마정원만 11개가 있고, 나무는 42만4000그루를 심어놨다. 꼭 둘러봐야 할 몇 곳만 우선 추천한다.

개막식이 열린 순천호수정원은 박람회장의 심장과 같은 곳이다. 영국 출신의 정원 디자이너 찰스 젱스가 순천에 머무르며 조성했다. 정원 전체가 순천시를 상징한다. 호수를 파고 주위에 언덕 6개를 설치했는데, 호수는 순천 시내를 가리키고 언덕은 순천을 둘러싼 6개 산을 의미한다. 호수 위에 조성한 데크로드는 순천을 가로지르는 동천이다. 박람회장은 논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크고 작은 언덕이 들어서 있다. 순천 인근 공사장에서 흙과 바위 등을 퍼날라 쌓은 것이다.

참여정원 안에 환경정원이라는 작은 정원이 있다. 서울소년원·순천교도소 등 4개 소년원·교도소의 수용자가 손수 키운 우리 자생식물을 전시하고 있다. 허브 테라피(Herb Therapy)라는 말이 있듯이, 식물을 기르고 가꾸는 일은 스스로 위안이 되고 치유가 되는 활동이다. 정원이 워낙 작아서 그냥 지나칠 수 있다.

‘갯지렁이 다니는 길’이라는 이름의 정원은 각별하다. 영국 첼시 플라워쇼에서 2년 연속 입상한 한국인 황지해(37) 작가의 작품이다. 갯지렁이가 다니는 갯길을 입체적으로 표현한 뒤 갤러리·도서관·카페 등을 설치했다. 가드닝은 선진국에서 이미 유명한 관광산업이다. 한국에서도 황 작가처럼 유능한 젊은 디자이너가 많이 나오길 바란다.

약초동산에 있는 한방체험관은 순천 정원박람회가 지속 가능한 관광자원으로 활용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한방체험관 뒤 텃밭에서 재배하는 한약초는 박람회를 통한 수익사업을 도모할 수 있는 좋은 소재다.

순천만 갈대밭. 데크로드가 길게 이어져 있다.
2010년 상하이 엑스포에서 전시됐던 강익중 작가의 ‘꿈의 다리’를 순천에서도 볼 수 있다. 컨테이너 30개를 연결해 동천을 잇는 다리를 놓았는데, 전 세계 어린이가 그린 그림 14만 점이 다리 안팎에 촘촘히 박혀 있다. 아울러 수목원에 있는 한국정원과 철쭉정원은 참 예쁘게 꾸며져 있어 사진 찍기에 좋다.

다만, 행사장에 있는 풀과 나무가 아직 무성하지 않다. 다음 달에 더 예쁠 것이고 내년에 더 아름다울 것이다. 정원박람회의 장점이 여기에 있다. 다른 박람회나 전시회는 행사가 끝나면 폐기물이 되기 십상인데 풀과 나무가 주인공인 정원박람회는 해가 거듭할수록 운치가 깊어진다. 나는 감히 말할 수 있다. 순천 정원박람회는 미래를 창조하는 현장이다.

정리=손민호 기자
사진=신동연 선임기자

◆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2013expo.or.kr)

순천 정원박람회 마스코트인 꾸루와 꾸미· 흑두루미 커플이다.
지난 20일 개막했고 오는 10월 20일 폐막한다. 전남 순천시 풍덕동·오천동 일대 행사장과 순천만자연생태공원에서 개최된다. 1일 입장료는 어른 1만6000원, 어린이 8000원. 이틀 연속 입장할 수 있는 2일권은 어른 2만4000원, 어린이 1만2000원. 순천만(입장료 2000원)도 행사장에 포함돼 있어 박람회 입장권으로 입장할 수 있다. 박람회 기간 동안 입장권을 제시하면 낙안읍성·순천자연휴양림·뿌리깊은나무박물관·드라마촬영장도 무료 입장이 가능하다. 송광사·선암사는 입장료를 절반 깎아준다. 박람회 홈페이지에서 정원박람회를 관람하는 여행사 상품 정보를 제공한다. 박람회 관람 여정이 충실한 여행사 상품으로 하나엑스포(hanaexpo.net) 1박2일 상품을 추천한다. 고속열차를 이용해 박람회장과 순천만, 순천 주요 명소를 둘러보는 여정이다. 29만9000원. 02-337-6000. 정원박람회 조직위 콜센터 1577-2013.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