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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부터 500원 인상 … 시민들 '기사 서비스 개선이 먼저'

KTX천안아산역사 내 택시 승강장에 택시가 줄지어 승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이곳은 현재 아산 택시만 정상적으로 영업할 수 있으며 천안 택시들은 천안 쪽으로 이동 하는 승객만 태울 수 있다.


#1. 2년 전부터 아산 인주면에 위치한 회사에 재직하고 있는 김상만(35·가명)씨는 얼마 전 택시기사로부터 황당한 얘기를 들었다. 비교적 가까운 거리를 이동하기 위해 택시를 탔지만 기사는 미터기에 찍힌 2300원이 아니라 3000원의 요금을 요구한 것. “미터기에 요금을 무시한 채 왜 비싸게 받느냐”며 따졌지만 택시기사는 “이 동네에서 기본요금은 원래 3000원이 원칙이다”라는 어이 없는 답변만 들었다. 김씨는 “일부 택시기사들의 횡포 때문에 억울한 적이 많았는데 택시요금 인상에만 혈안이 돼 있는 업체들의 태도에 화가 난다”고 토로했다.

#2. KTX천안아산역에서 근무지인 아산 탕정면까지 택시를 자주 이용한다는 장영희(31·여·가명)씨. 장씨는 천안택시와 아산택시를 구분하는 ㅋ에 항상 애를 먹는다. 천안 택시를 타게 되면 지역간 할증이 추가돼 요금이 더 비쌀뿐더러 택시기사들이 “탕정면으로 가려면 무조건 아산 택시를 타야 한다”며 승차거부를 하는 일이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아산택시를 타면 할증은 없지만 승객을 골라 태우고 심지어는 같은 방향을 가는 승객과의 합승을 요구하기도 한다. 장씨는 “지역 간 할증과 공동 영업구역 등의 문제도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택시비 요금만 올리는 것은 이해가 되질 않는다”라며 “대중교통 체계라도 잘 마련해 줘야 대체 수단으로 이용하는데 버스 대기시간만 30분이 넘어갈 때가 많아 답답할 뿐이다”라고 하소연했다.

#3. 순천향대학교에 재학중인 차수연(22·여·가명)씨 역시 택시를 이용하며 불편했던 적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아산 외곽에 위치해 있어 택시 기사들이 승차거부를 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기 때문이다. 인심 쓰는 척 태워준다 하더라도 기분이 좋지 않아 보일 때가 많아 오히려 더 불편을 느꼈다고 한다. 차씨는 “친절한 택시기사도 더러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라며 “요금 인상보다 기사들의 서비스 개선이 더 필요해 보인다”라고 말했다.

천안시와 아산시의 택시요금이 동시에 인상돼 이를 이용하는 승객들의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천안시·아산시 홈페이지 게시판과 각종 관련 포털 사이트에는 인상안을 반대하는 의견들이 계속 건의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21일 충남도에 따르면 천안시의 택시 기본요금은 22일부터 500원 올랐다. 시는 15일 기본요금을 현행 2300원에서 2800원으로 500원 인상(4.6%)하기로 했다. 거리·시간·할증요금은 동결됐다. 택시요금 조정은 2009년 5월 28일 이후 3년11개월만이다. 운송원가 상승에 따른 택시업계의 경영 안정과 운수종사자의 처우 개선을 위해 불가피했다고 천안시 측은 설명했다. 시는 택시에 요금 변경 내용을 알리도록 하고 이용자 서비스를 강화할 계획이다. 아산시도 최근 소비자정책심의원회를 열고 25일부터 2009년 8월 이후 3년7개월 만에 기본요금을 500원 인상하기로 했다. 천안과 마찬가지로 거리·시간·할증 요금은 동결됐다. 충남도 관계자는 “지역별 여건이 다르므로 시·군별로 인상 폭과 시기가 다를 수 있다”며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국민을 위해 될 수 있으면 공공요금 인상 폭을 억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택시 기사 불친절 민원 끊임없이 제기

인상안을 반대하는 시민들의 의견 중 공통된 점은 택시 기사들의 서비스 개선이다. 위 사례와 같이 관련 포털 사이트에서는 “요금 인상보다 서비스의 향상이 우선시 돼야 한다”고 제기하고 있다. 실제로 천안아산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택시 불만·피해 건수는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상태다. 불편신고 유형별로(2012년 기준)는 택시업계의 고질적인 문제로 꼽히는 승차거부가 6699건으로 전체의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2009년도부터 요금이 2100원에서 2300으로 인상됐음에도 불구하고 피해 건수는 오히려 늘어난 셈이다. 관내 외국인에게도 택시 기사의 이미지는 ‘불친절 하다’, ‘무시한다’ 등으로 각인되고 있다. 아산 외국인노동자 지원센터에서는 외국인들이라는 이유로 바가지 요금 등의 피해 사례가 늘고 있어 이를 위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외국인노동자지원센터 관계자는 “천안과 아산은 대규모 공장이 많이 들어서 있어 외국인 노동자들이 매년 늘고 있다”라며 “이들에게 생활의 불편한 점을 꼽으라고 하면 대다수가 택시 기사의 불친절을 토로한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아산시 관계자는 “택시 업체관계자들과 상의해 기사들이 승객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동시에 불만족 사례에 대해서는 꼭 개선 될 수 있도록 강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공동영업구역 해결 기미 없이 요금만 인상

천안시는 택시 기본요금 인상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시계 외 할증(지역간 할증)을 놓고도 서로 제 밥그릇 싸움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천안지역 12개 법인택시 회사 가운데 11개 사가 시계 외 할증 폐지를 천안시에 건의했다. 하지만 다른 한 군데와 개인택시 기사들은 여전히 시계 외 할증 유지를 주장하고 있다.

 11개 사는 아산시의 할증 폐지로 상당수 천안승객이 아산지역 택시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같은 수준의 경쟁력을 천안시에 요구하고 있다. 반면 나머지 법인택시 1개사와 할증 폐지는 천안과 아산의 공동영업구역 지정을 인정한 꼴로 내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산시는 2010년 천안지역에 한해 시계 외 할증을 폐지했다. 이에 따라 아산지역 택시는 천안지역 택시에 비해 20% 저렴하게 양 도시를 운행하고 있다.

 천안·아산역의 택시영업권 갈등은 2004년 KTX가 개통하면서 시작됐다.

 역사 내 택시승강장은 아산시 관할구역으로 영업권 역시 아산지역 택시에 있지만 천안택시업계는 “역사 승객80%가 천안시민”이라며 역사 내 공동영업을 요청했고, 아산택시업계는 “아산 사람들 역시 천안에서 대부분 소비를 하고 학생들도 천안으로 학원을 다니는 등 생활권이 동일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양 지역의 택시 영업구역을 통합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천안과 아산 전체 공동영업을 주장해 맞섰다. 무려 8년 동안 서로 간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요금 인상만은 별 이견 없이 통과해 애꿎은 시민들만 피해를 보고 있는 셈이다.

조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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