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추경 틈타 '쪽지예산' 끼워넣은 의원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가 25일 예산심사소위를 열어 추가경정예산(추경)에 4304억원을 증액하는 조정안을 가결했다. 본지가 입수한 예산심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추경 증액의 대부분은 도로와 철도 등 지역 현안예산이다. 추경은 ‘부득이한 사유’로 인해 이미 성립된 예산을 변경하는 것이다. 정부는 경제위기와 경기침체에 대비해 17조3000억원 규모의 추경 편성을 요구한 상태다. 국회 국토위는 이런 상황에 편승해 추가로 자기 지역구 선심성 예산을 배정한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추경을 위해선 국채를 더 발행하거나 세금을 더 내야 한다. 국가가 빚을 지거나 국민이 지갑을 열어야 집행이 가능한 돈의 일부를 자기 지역구 사업에 빼 쓰려 한다는 게 비판의 요지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토위가 추경에 반영한 지역사업 중 100억원 이상 규모의 사업은 모두 17건에 이른다. 대부분 도로와 철도 건설 예산이다. 국토위는 26일 전체회의를 열어 조정안을 결정한 뒤 예산결산특위로 넘기기로 했다. 익명을 원한 국토위 관계자는 “대부분의 의원들이 자기 지역구 사업을 들고 와 증액을 요구했다”며 “예산심의 때마다 논란을 빚은 민원성 ‘쪽지예산’과 다를 게 없다”고 말했다. 쪽지예산은 연말 예산심의 때 지역구 민원 예산을 쪽지에 적어와 심사를 맡은 위원들에게 전달해 예산을 따내는 것을 말한다. 여야는 지난해 연말 예산안 심의 때도 수천 건에 이르는 쪽지예산으로 여론의 비판을 받은 뒤 이런 관행을 없애겠다고 약속했었다.

 국토위의 무리한 예산 증액에 대한 비판은 해당 상임위에서도 나왔다.

 이날 예산소위 심사에 참여한 새누리당 김태흠 의원은 “추경을 심사해야 할 국회가 추경의 의미를 스스로 퇴색시켰다”며 “추경이란 심각한 경기침체 등 예상치 못한 긴급한 상황이 벌어졌을 때 예산을 더 책정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날 정해진 지역예산을 보면 정말 낯 두껍다는 말이 딱 맞는 거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국토위 관계자에 따르면 예산을 집행할 수 있는 기본적인 요건도 갖추지 못한 사업도 증액안에 포함됐다고 한다.

 대구를 지역구로 하는 한 의원이 지하철에 500억원의 예산을 더 집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이와 같은 큰 공사를 진행하기 위해선 지방자치단체(대구시)가 절반에 해당하는 500억원을 매칭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 하지만 이날 심사소위에는 대구시의 예산 계획서가 보고되지 않았다. 그러자 해당 의원은 “예산 결정 전까지 대구시가 지방비 확보계획서를 제출하면 500억원의 추경을 지원한다는 부대조건으로 통과시켜달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국회 관계자는 “입사지원자가 성적표를 내지 않고 심사를 본 뒤, 합격 발표 전까지 내면 합격한 것으로 해달라는 것과 뭐가 다른가”라며 “회의를 하던 의원들도 ‘이건 너무 심했다’라고 했었다”고 전했다.

 추경이 꼭 필요한 곳이 아닌 지역 간 나눠 먹기로 증액됐다는 주장도 나왔다. 호남 의원이 100억원대 이상의 사업예산을 추경에 포함시키자 영남권의 한 의원이 “지역균형이 필요하다”면서 증액안을 포함시켰다.

 증액안에 대해 비판이 나오자 국토위 소속 한 의원은 “도로와 같은 사회간접자본(SOC) 건설은 예산을 집행하면 바로 고용창출 등의 효과가 있어서 추경의 의도와 맞는다” 고 주장했다.

  하지만 국회 예결위 민주통합당 간사인 최재성 의원은 “모든 예산은 예결위의 심사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추경에 맞는지 꼼꼼히 살펴보겠다”며 “요건에 맞지 않는 건 추경에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인식 기자

[관련기사]
朴대통령 "하반기 경기 침체 가능성"…추경 원안 처리 촉구
국회 예산정책처 추경 허점 지적에 정부는 '당혹'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