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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북, 회담 거부 땐 중대조치" 박근혜식 개성공단 승부수

정부가 25일 개성공단 승부수를 띄웠다. 존폐위기에 처한 공단을 정상화하기 위한 회담에 호응하라는 최후통첩 성격을 띤 대북제안을 내놓은 것이다. 이례적으로 26일 오전까지라는 회신 시한을 정했고 회담을 거부하면 ‘중대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오늘 오전까지 회신 시한 못 박아

 김형석 통일부 대변인은 25일 오전 10시 긴급 기자회견에서 “개성공단 근무자들의 인도적 문제 해결과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책임 있는 남북 당국 간 실무회담 개최를 북한 당국에 공식 제의한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성명에서 “북한이 당국 간 회담마저 거부한다면 우리로서는 중대한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26일 오전까지 입장을 회신해 달라”고 말해 북측에 26시간의 말미를 주며 압박했다.

 정부의 공개적 회담 제의는 하루 전 개성공단 내에서 비공개로 시도된 대북 면담이 불발되면서 결정됐다. 김 대변인은 “홍양호(전 통일부 차관) 개성공단관리위원장이 북측 관리기구인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의 이금철 총국장과의 면담을 제안했다”며 “공단에 체류 중인 남측 기업 관계자들에 대한 식자재 운송과 의료진의 방문 허용을 북측에 촉구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북측은 면담제의는 물론 우리 측의 요구사항이 담긴 문건 접수도 거부했다고 한다.

 정부의 제의는 123개 우리 기업 관계자에 대한 북한의 통행제한 23일째, 북측 근로자 5만3000명의 일방철수로 공단 가동이 멎은 지 17일째 나왔다. 여기에는 공단사태를 그대로 둘 수 없다는 박근혜(얼굴) 대통령의 뜻이 크게 작용했다고 한다. 박 대통령은 24일 언론사 편집·보도국장과 만나 “식자재 반입이 20일째 허용되지 않아 거기 남아 있는 우리 국민의 고통이 점점 커지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공단에 머무르는 175명(25일 밤 기준)의 우리 국민이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고, 환자가 발생해 남측으로 긴급 호송되는 상황을 더 이상 방치하지 않겠다는 게 박 대통령의 뜻이란 설명이다.

북한에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의지

 개성공단을 볼모로 새 정부를 흔들려는 시도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박 대통령의 의중도 감지된다. 김행 청와대 대변인은 “이건 시금석”이라고 말해 향후 남북관계를 올바른 틀로 가져갈 것임을 강조했다. 다른 청와대 관계자도 “북한이 이런 식으로 개성공단을 놓고 매번 위협을 하다 풀었다 하면 신뢰 있는 협력사업을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다음 달 7일 워싱턴을 방문하는 박 대통령이 동북아평화협력구상(일명 ‘서울 프로세스’)을 구체화하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 차원에서 초강수를 뒀다는 말도 나온다. 이 제안이 성과를 거두려면 남북관계의 상징인 개성공단이 복원돼야 하고 북한의 성의 있는 조치가 필수적이란 것이다.

 하지만 북한이 호응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대면접촉 거부 하루 이틀 만에 갑자기 태도를 바꾸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대북제안이 나온 25일은 북한군창건일로 공휴일이다. 북한은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소총을 든 소규모 병력과 미그기 몇 대만 동원된 약식 열병행사를 했다. 조선중앙TV가 ‘군 창건 81돌 인민군 예식’으로 소개한 이 행사에서 최용해 군 총정치국장 등 군부 핵심인사들은 연설을 통해 “남해를 놈들의 최후멸망의 무덤으로 만들겠다”며 대남 위협발언을 쏟아냈다. 염돈재 성균관대 국가안보전략대학원장은 “ 북한이 더 거칠게 나오며 시간벌기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철수 반대하는 기업 설득이 과제

‘중대조치’를 취해야 하는 상황이 닥치면 정부 부담도 만만치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공단철수는 없다”며 버티는 우리 기업들을 어떻게 설득할 것이냐도 문제다.

 북한이 공단문제를 놓고 딜레마에 빠졌다는 관측도 있다. 조봉현 기업은행연구소 연구위원은 “개성공단 근로자 철수에도 박근혜정부가 꿈쩍 않자 해당조치를 제안한 북측 관계부서가 곤란해졌다는 첩보가 북한 내부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출구전략을 짜야 하는 북한이 주도권을 남측에 빼앗긴 상황을 계속 이어가긴 어렵다는 측면에서다. 개성공단을 둘러싼 남북 간의 힘겨루기는 정부가 시한으로 정한 26일 정오를 넘기면서 중대국면에 돌입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영종·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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