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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발 묶인 2조4000억 사업 … '평택판 용산' 되나

평택시는 경기도에서 투자유치가 가장 활발한 지역가운데 하나다. 2000년대 들어 20여 개 산업단지 단지(1892만5000㎡)가 지정됐다. 평택면적의 5%에 해당하는 규모다. 다음달에는 고덕면 일대 396만㎡에 삼성전자 전용공단이 착공된다. 2020년까지 총 100조원이 투자되며 5만4499가구의 미니신도시가 들어설 예정이다.

하지만 모든 산업단지 개발이 계획대로 추진되는 것은 아니다. 사업 추진 7년이 지나도록 토지보상 조차 못하고 표류하는 곳도 있다. 평택 브레인시티 조성사업이 대표적이다.

24일 오전 평택시 가재동 브레인시티지구의 진입로. 삼성전자 전용공단이 들어서는 고덕면 지역과는 7㎞떨어져 있다. 사방이 논과 밭으로 둘러싸인 이곳에는 부동산 중개소 10여 곳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유리창에는 ‘브레인시티 투자 상담 가능'이라고 적혀 있다. 하지만 업소의 절반은 문이 굳게 잠겨 있었다. 간판에도 먼지가 쌓여 있었다.

브레인시티는 평택시가 주한 미군기지 이전에 발맞춰 평택의 미래 프로젝트로 정해 추진했다. 총사업비 2조4000억원을 들여 평택시 도일·가재동 일대 482만5000여㎡에 성균관대 제3캠퍼스와 지식기반형 첨단복합산업단지를 만드는 사업이다. 국내 첫 대학 중심도시를 만들자는 계획이었다. 경기도와 평택시, 성균관대는 2007년 6월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특수목적법인(SPC) 브레인시티개발㈜을 설립했다. 주민 1500여 명의 땅이 사업 부지로 수용됐다. 지구지정과 사업 승인·고시 등 행정절차는 2010년 4월 모두 끝났다. 하지만 토지보상은 착수되지 못했다. 브레인시티개발측이 보상비 1조4000억원을 마련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브레인시티개발(주)은 사업 파트너인 평택시가 총 사업비의 20%(3800억원) 투자를 약속하면 금융권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브레인시티 김운규 부사장은 “대학과 벤처단지 등을 갖춘 브레인시티는 삼성·LG 등 인근 대기업에 고급인력을 공급하게 된다”며 “현 정부가 추진하는 창조경제의 핵심 모델로 손색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는 보증금액이 평택시가 연간 쓸 수 있는 예산(8000억원)의 절반 정도에 해당한다며 거절했다. 평택시 기업지원과 박천수 팀장 "보증 섰다가 사업이 잘못되면 시가 전체 사업비를 책임져야 한다"며 "시 재정 형편상 불가능한 요구"라고 했다.

사업추진이 벽에 부딪치자 ‘평택판 용산’이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재산권 행사를 못하는 주민들은 이달 초 김선기 평택시장 등을 직무유기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김준수 브레인시티 통합지주협의회 공동대표는 "브레인시티는 당초 평택시와 경기도가 추진해 시작된 사업"이라며 "시가 주민들의 고통은 외면한 채 사업 추진을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일부 주민들은 “전임 시장 때 시작된 사업이란 이유로 현 시장이 소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고 말한다.

경기도와 평택시는 지역발전을 위해 대학 유치가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묘안이 없어 고심하고 있다. 경기도는 한때 브레인시티 지구지정 해지를 검토했지만 주민 반발 등으로 결정하지 못했다. 사업이 중단 될 경우 예상되는 주민 소송 등 엄청난 후폭풍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경기도 지역정책과 이완구 산업입지팀장은 "현재 평택시와 함께 사업 활성화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중”이라고 말했다.

평택=최모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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