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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노인' 깬 조용필 부활 … 신장년 불러냈다

지난 23일 오후 서울 방이동 올림픽홀에서 열린 가수 조용필의 19집 앨범 ‘헬로’의 쇼케이스 현장. 10년 만에 새 앨범을 갖고 돌아온 가왕의 귀환 공연장에는 중년 주부들과 장년층 팬이 대거 몰려 환호했다. [뉴시스]
‘가왕(歌王)’ 조용필이 ‘장년의 반란’을 주도하고 있다. 예순셋의 나이에 10년간의 앨범 공백을 깨고 발표한 노래들이 은퇴 이후의 삶을 고민하는 장년층의 잠재의식을 일깨우면서다. ‘영원한 오빠’ 조용필이 이젠 50, 60대 장년층의 ‘형님이자 친구’로 변신하며 희망의 아이콘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23일 발매된 조용필 정규 19집 ‘헬로’는 선주문 2만 장이 매진됐고, 각종 음원 차트의 상위권을 휩쓰는 저력을 발휘했다. 특히 최신 트렌드에 민감한 대중음악 시장에서 화려하게 재기한 조용필의 모습은 이른바 ‘조용필 신드롬’으로 이어지며 일종의 사회현상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신(新)장년의 출현=문화계 일각에선 조용필의 부활을 ‘신장년’의 출현으로 규정하기도 한다. 최근 ‘정년 60세 연장법’이 국회 환경노동위 법안소위를 통과하는 등 고령화 시대에 대비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맞물려 생산활동에 적극적인 장년층을 새로 등장케 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는 뜻에서다.

조용필은 1950년생이다. 한국전쟁이 일어난 해에 태어나 산업화·민주화 등 격변의 한국 현대사를 통과해 온 기성세대다. 일반 직장인이었다면 진즉 은퇴했을 나이다. 하지만 지난 10년간의 앨범 공백을 깨고 화려하게 재기했다. 멜론 등 음원 차트 1위에 오른 가수 중 조용필은 역대 최고령에 해당한다. 이런 성과에 가장 열광하는 건 50대 이상 장년층이다. 25일 오전 10시30분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음반 매장에는 조용필 19집 앨범을 사려는 장년층 고객이 줄을 이었다. 지난 23일 이 매장에 입고된 앨범 1200장은 이틀 만에 다 팔렸다. 김은정 매니저는 “중·장년 고객들이 직접 매장에 나와 음반을 사는 건 드문 현상”이라며 놀라워했다. 매장에서 만난 고광문(54)씨는 “개인적으로 은퇴 이후의 삶에 민감한 시기인데 예순을 훌쩍 넘긴 조용필씨가 새로운 도전에의 희망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최항섭 국민대 사회학과 교수는 “조용필 신드롬은 ‘60세=노인’이라는 패러다임을 바꾼 상징적인 사건”이라며 “장년층에게 인생의 제2 전성기를 쟁취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대 간 소통=20, 30대 청년층이 주도하는 대중문화 시장의 주변부에 머물던 중·장년층의 진입로를 열어 줌으로써 세대 간 불통의 벽을 허무는 효과가 있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20~30대가 조용필의 음악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파크에 따르면 5월 31일과 6월 2일 서울에서 열릴 예정인 조용필 콘서트 예매 현황은 ▶10대 1.2% ▶20대 25.5% ▶30대 27.6% ▶40대 29% ▶50대 이상 13.6% 순이었다. 전 세대에 골고루 분포돼 있다. 지난해 공연과 비교할 때 10~20대 관객 예매가 0.5~4%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음원 사이트 멜론의 경우에도 조용필 19집 앨범을 이용한 연령대는 19~35세가 전체의 60% 이상을 차지했다. 한희원 멜론 마케팅팀 팀장은 “조용필이 기성세대 가수로 분류됨에도 불구하고 싸이 등 젊은 세대 가수의 음악을 소비하는 패턴과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전상진 서강대 사회학과 교수는 “조용필은 기성 가수의 기득권을 내려놓고 최신 트렌드를 받아들임으로써 젊은 세대와 소통할 수 있었다”며 “거장 가수가 자기 혁신의 노력으로 만들어낸 소통의 장이 고질적인 세대 갈등을 허무는 단초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강현·김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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