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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기업 핵심정보가 김해 온 사연

지난해 초 경남 김해시 내동에 KT-소프트 뱅크 데이터서비스센터가 문을 열 때 한·일 관계자들이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 김해시]

지가사키
경남 김해시 내동 연지공원 뒤 야산에 은색으로 된 3층짜리 건물(전체 면적 5000㎡)이 있다. 이 센터는 KT와 일본의 소프트뱅크㈜가 2011년 11월 설립해 지난해 초 가동에 들어간 ‘KT-SB 데이터서비스센터’다. 출입카드와 지문 인식 등 5단계의 보안시스템을 통과해야 들어갈 수 있었다. 건물 내·외부에는 수십 대의 폐쇄회로TV(CCTV)가 설치돼 조그마한 움직임도 감시했다.

 경비가 삼엄한 이유는 일본의 소프트뱅크가 갖고 있는 일본 정보기술(IT)·제조업 등 40개의 일본 기업 백업 데이터를 보관한 곳이기 때문이다. 사실상 일본 주요 기업의 핵심 정보가 한국 땅에 보관되고 있는 것이다. 소프트뱅크는 일본 100여 개의 기업과 백업 데이터 이전 문제를 협의해 이러한 성과를 거뒀다. 소프트뱅크가 이러한 협의를 계속하고 있어 앞으로 더 많은 일본 기업이 데이트를 옮겨 올 것으로 보인다. 센터는 서버 컴퓨터 1만 대를 소화할 수 있는 700여 개의 랙(Rack·데이터 캐비닛)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지금은 60개의 랙만 사용하고 있어 여유가 많다.

 소프트뱅크에서 파견한 지가사키 다카히사(40) 센터 서비스운영본부장은 “일본 대지진 때 자치단체의 정보는 물론이고 일반 기업체 데이터까지 날아갔다. 지진에 대비한 안전한 곳을 찾다가 KT의 제안으로 센터를 세웠다”고 말했다. 그는 가까운 거리, 안정적인 전력 공급, 값싼 인건비, 일본 못지않은 기술력도 장점으로 꼽았다.

 그러나 일본 기업이 국경을 넘어 한국 땅으로 데이터를 옮기기는 쉽지 않았다. 김재성(53) 센터 경영기획본부장은 “일본 기업들은 김해 데이터센터를 둘러 보면서 보안 여부를 꼼꼼히 확인한 뒤 결정했다”고 말했다.

 소프트뱅크가 김해에 센터를 세운 큰 이유는 지진 안전지대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100여 년간 규모 3.0 이상의 지진이 김해에서 한 번도 발생하지 않았다. 센터는 진도 6.0까지 견딜 수 있다. 해발 85m에 건물을 올려 쓰나미에도 대비했다.

 3층짜리 센터는 서버를 층층이 올려놓는 랙을 바닥에 고정시켜 놓은 2층 서버실, 서버에서 나오는 열기를 식히는 3층의 공기통로가 주요 시설이다.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해 발전소 2곳에서 2개의 전선을 통해 전기가 들어오도록 돼 있다. 발전소 2곳이 고장 날 것에 대비해 비상 전력 공급시설도 갖췄다.

 일본 기업들이 김해센터와의 데이터 송수신은 일본 후쿠오카(福岡)·기타큐슈(北九州)~부산시 해운대구 송정까지 250㎞의 해저케이블을 이용하고 있다. 일본 기업들은 이 케이블을 통해 김해 데이터센터와 정보를 주고받는다. 대지진으로 일본 기업의 데이터가 파괴될 경우 김해에 저장한 백업 데이터를 가져가 복구를 할 수 있는 것이다. 해킹 등을 방지하기 위해 2중 방화벽도 설치했다.

 지가사키 본부장은 “처음엔 한국의 싼 인건비와 전기료가 센터 설립의 가장 큰 이유였다. 그러나 와 보니 한국과 일본의 문화가 비슷하고 기술 면에서도 배울 점이 많아 두 나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위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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