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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룡마을 이번엔 개발방식 충돌

부촌 강남에 섬처럼 남아 있는 서울지역 최대 무허가 판자촌인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 이곳의 개발방식을 놓고 서울시와 강남구가 갈등을 빚고 있다. 강남구는 지난 23일 구룡마을 개발방식과 관련해 서울시에 질의공문을 발송했다고 밝혔다. 강남구는 25일 “서울시가 기존 개발방식인 ‘수용·사용방식’에 ‘환지방식’을 추가하는 과정에서 토지주들의 투기·불법로비 의혹 등이 있다”며 “이를 해소해 달라는 취지의 질의서를 보냈지만 서울시에서 아직 답이 없다”고 덧붙였다.

 1980년대 말부터 도심개발에 밀린 서민들이 모여 형성된 구룡마을은 2000년대 들어 개발이 추진돼 왔다. 하지만 서울시·강남구·토지소유주 간 갈등으로 인해 번번이 계획이 무산됐다. 2011년 4월 서울시는 산하 기업인 SH공사 주도로 임대아파트를 짓는 구룡마을 공영개발 방침을 확정했다. 그러다 지난해 6월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는 전체 부지의 약 18%(약 5만4000㎡)를 ‘환지방식’으로 개발할 수 있게 계획을 변경했다.

 공영개발은 토지를 모두 수용한 후 소유주에게 돈으로 보상을 하는 형태다. 반면 환지방식은 소유주가 개발 비용 일부를 내는 대신 일정 규모의 땅을 줘 본인 의사에 따라 개발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높은 보상금을 요구하는 토지주들을 설득하기 힘들었다”며 “개발을 더 이상 늦출 수도 없고 부채에 시달리는 SH공사의 재정적 부담도 덜어주려 환지 방식을 일부 도입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환지방식을 통해 토지주에게 지급할 보상비를 줄이면 임대아파트 입주자들의 보증금·임대료도 낮출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강남구는 “환지방식은 일부 대토지주와 투기세력의 이익만 채워줄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김중철 강남구청 주택팀장은 “환지방식이 도입되면 전체 부지의 절반 가까이를 가진 소수 토지주에게 막대한 개발 이익이 돌아간다” 고 말했다.

 양측의 대립이 깊어지게 되면 구룡마을 개발은 또 차질을 빚게 된다. 시행사인 SH공사가 환지 개발계획서를 제출해도 환지인가권과 건축인허가권이 있는 강남구청장이 반대하면 공사를 진행할 수 없기 때문이다. 류훈 서울시 도시관리정책관은 “환지개발비율에 대해 강남구·SH공사·토지주·거주민 등이 참석하는 정책협의체 회의에서 논의할 의사가 있다”며 “하지만 강남구가 회의에 불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강남구청 측은 “공영개발이란 당초 취지에 맞게 환지방식을 전면 제외해야 한다”며 “비율 조정 만을 위한 회의는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이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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