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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시조 백일장] 4월의 수상작


이달의 심사평

양옥선씨의 ‘밤 한 권’을 4월 장원으로 올린다. 밤을 ‘책’으로 읽은 눈이 놀랍다. 좋은 시는 좋은 발견이 만들어낸다는 것을 잘 말하고 있다. 밤은 많은 이에게 휴식의 시간이지만 누군가에겐 창작의 시간이다. 화자는 ‘들어오는 어둠을 받아쓰는 책상엔 우리말 큰 사전에 못 올린 낱말들이’ 놓여있다고 말한다. 치열한 창작의 현장이 눈에 보일 듯 생생하다. ‘누구나 읽은 동화처럼 표지 닳는 깊은 밤’이나, ‘낭송을 망설이는 찬 이슬 페이지’ 등에서도 이미지도 능란하게 구사한다. 셋째 수 중장의 음보가 매끄럽지 않은데 이는 반드시 극복해야 할 부분이다.

 차상은 조선의씨의 ‘채석강, 물의 탑’이다. 이 작품도 발견의 힘을 잘 보여주었다. 부안의 변산반도 해식 절벽 채석강을 물이 쌓은 탑, 물이 만든 수만 권의 책탑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래서 거기 ‘꿈꾸는 서생들’이 ‘지식을 가둔 수문 앞에 모여’ 드는 것이라고. 함께 보내온 작품들도 대상에 대한 깊고 넓은 고찰을 보여줬지만 고투형 언어들이 다소 거슬렸다.

 차하는 김성덕씨의 ‘장독’이다. 전통적 가치체계가 무너지고 있는 현실의 안타까움을 잘 표현했다. 한때는 ‘금줄’까지 걸었던 ‘종갓집’의 상징, 장독이 이제는 어느 ‘펜션’의 ‘문지기’가 돼 최후를 맞고 있다. 많은 생각을 걸러내고 깔끔한 단수로 뽑아낸 것도 좋았다. 김경숙·나영미 씨의 작품도 끝까지 거론했다.

심사위원=강현덕·권갑하(대표집필 강현덕)

◆응모안내=매달 20일 무렵까지 접수된 응모작을 심사해 그 달 말 발표합니다. 장원·차상·차하 당선자에게 중앙시조백일장 연말장원전 응모 자격을 줍니다. 서울 중구 서소문로 100번지 중앙일보 편집국 문화부 중앙시조백일장 담당자 앞. (우편번호 10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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