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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호 0.388, 추신수 0.392 … 거침없는 초등 동창

이대호(위)와 추신수는 부산 수영초등학교 동기동창이다. 이대호는 추신수의 권유로 야구부에 가입했다. 처음 만난 지 22년이 흐른 지금 둘은 일본·미국 프로야구에서도 톱 클래스의 강타자가 됐다. [사진 스포츠 호치], [세인트루이스 로이터=뉴시스]

“같이 야구 하자.”

 한국 야구사를 바꿔놓은 한마디였다. 그뿐만 아니라 미국과 일본 야구를 움직이기도 했다. 외삼촌 박정태(44·전 롯데 코치)의 영향을 받은 꼬마 추신수는 야구부가 있는 부산 수영초등학교로 전학했다. 추신수의 눈에 ‘고등학생만 한 덩치’가 들어왔다. 이대호였다. 그는 친구에게 야구부 가입을 권했다. 1991년, 그들이 아홉 살 때의 일이다.

 추신수(31·신시내티)와 이대호(31·오릭스)가 2013년 미국과 일본 프로야구를 정복하고 있다. 추신수는 25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그레이트 아메리칸볼파크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의 경기에서 4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21경기에서 79타수 31안타. 메이저리그 전체 최다안타 1위다. 출루율(0.534)도 1위이고, 타율(0.392)은 크리스 존슨(29·애틀랜타)에게 5리 뒤진 2위다.

 이대호는 25일 현재 22경기에서 85타수 33안타, 타율 0.388로 일본 퍼시픽리그 타율 2위와 최다안타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타율 0.286, 24홈런(2위)·91타점(1위)을 기록하며 일본에 연착륙한 그는 더 정확한 타격으로 퍼시픽리그 최고 타자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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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반자, 그리고 라이벌=추신수와 이대호는 각각 부산중과 대동중으로 진학하며 각자의 길을 걸었다. 추신수는 부산고, 이대호는 경남고의 에이스와 4번타자로 활약하며 라이벌전은 본격화됐다. 전력이 강한 부산고 소속의 추신수는 1999년과 2000년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2년 연속 최우수선수상을 거머쥐며 국내외 스카우트의 표적이 됐다. 이대호는 2000년 청룡기 1회전 동산고와의 경기에서 완봉승을 거두며 ‘전국구 선수’로 발돋움했다.

 부산이 연고인 롯데는 2001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추신수를 1차, 이대호를 2차 1순위로 지명했다. 두 야구 천재가 한 팀에서 뛸 뻔했다. 하지만 추신수는 137만 달러의 조건으로 미국 시애틀에 입단했다. 이대호는 계약금 2억1000만원에 롯데와 사인했다.

 다른 길을 걸었지만 둘은 정상에서 함께 만났다. 고교시절이던 2000년 캐나다 에드먼턴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에서 한국의 우승을 함께 이끌었고,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는 준우승 기적을 함께 이뤄냈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도 같이 목에 걸었다.

 투수로서 더 많은 기대를 받았던 추신수는 미국 진출 후에는 타자에 전념했다. 2001년 시범경기 때 마운드에 섰던 이대호도 어깨 부상으로 타자 전향을 택했다. 마이너리그를 떠돌던 추신수가 클리블랜드로 이적하며 ‘빅리거’로 도약하던 2006년, 이대호는 한국야구 사상 두 번째로 타자 트리플크라운(타율·홈런·타점 1위)을 달성했다.

 ◆이들이 만나는 곳, 세계 최정상=2013년은 둘에게 무척 중요한 해다. 추신수와 이대호는 올 시즌을 마치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다. 메이저리그 정상급 외야수가 된 추신수는 ‘5~6년 총액 1억 달러(약 1100억원) 계약도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2년 오릭스와 2년 최대 7억 엔(약 105억원)에 계약한 이대호는 메이저리그 진출을 바라본다. 일본에서 높은 타율과 많은 홈런을 때린 이대호는 미국시장에서도 충분히 매력적이다. 2001년 다른 무대를 향했던 두 친구가 메이저리그에서 재회하는 장면을 그려볼 수 있다.

 둘의 발걸음은 한국 야구의 역사가 되고 있다. 스즈키 이치로(40·뉴욕 양키스)의 등장은 메이저리그를 흔들었다. 2001년 시애틀에 입단하며 빅리그에 입성한 이치로는 2010년까지 10년 연속 200안타를 쳐냈다. 2004년 262안타를 때려 1920년 조지 시슬러가 세운 한 시즌 최다안타 기록(257개)을 경신했다. 당시 시애틀 유망주였던 추신수는 이치로의 그늘 아래 있었다. 올해는 전세가 역전됐다. 이치로는 현재 타율 0.222(63타수 14안타)에 불과하다. 이제 아시아 최고 메이저리그 타자는 추신수다.

 이대호는 지난해 한국 프로야구 출신 타자로는 처음으로 일본 프로야구 개인 타이틀(타점왕)을 차지했다. 올해는 1975년 백인천(70) 이후 38년 만에 ‘한국인 타격왕’을 노린다. 추신수와 이대호의 활약은 한국 야구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하남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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