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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view &] 당신은 가난한가 부자인가

마이클 리드
피델리티자산운용 대표
유명한 격언 중에 ‘능력에 맞는 야망을 가져라(Tailor your ambitions to the measure of your abilities)’라는 말이 있다. 능력이나 환경에 맞게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는 투자에 있어서도 똑같이 적용된다. 투자를 계획함에 있어 자신의 능력과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은 중요하다. 투자 설계란 단순히 투자금을 몇 배로 불려줄 수 있는 상품을 고르는 것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투자 목적과 기간, 목표 수익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인의 소득 수준을 정확히 파악하고 투자할 수 있는 여유금을 책정하는 것은 투자 설계의 첫걸음이라 하겠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자신의 소득 수준을 얼마나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을까. 지난해 3월 필자가 몸담고 있는 회사에서는 서울과 일본 도쿄, 중국 베이징, 인도 뉴델리 등 아시아 주요 10개 도시 5100여 명을 대상으로 본인의 상대적인 소득 수준에 대한 인식도를 묻는 조사를 한 적이 있었다. 결과는 놀라웠다. 전체 응답자 중 86%가 자신의 상대 소득 순위를 잘못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투자자가 자신의 소득 수준을 정확히 인지하지 못한 채 투자에 임했을 때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먼저 자신의 소득 순위를 과대평가하는 경우를 보자. 이러한 경우에는 소득에 비해 지출이 과다하게 높은 반면 저축을 비롯해 미래를 위한 투자금은 지나치게 적을 수 있다. 이를 반복하다 보면 결국 생애주기에 따른 저축이 부족하게 된다. 특히 정기적인 소득이 중단되는 은퇴 이후에는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게 될 위험이 크다.

 반대로 자신의 소득을 과소평가하는 경우에는 개인의 위험에 대처하는 성향에 따라 서로 다른 결과가 나타난다. 위험에 대해 보수적인 태도를 가진 사람은 실제로 수용 가능한 수준보다 위험을 덜 감수함으로써 더 높은 잠재적 수익을 포기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위험에 대해 공격적인 성향의 사람은 자신이 충분히 부유하지 못하다고 느끼게 되기 때문에 지나치게 높은 투자위험을 감수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개인들의 인식은 국가 경제 면에도 큰 파장을 불러올 수 있다. 소득 순위를 잘못 인식함으로써 저소득층의 과소비 성향을 유발하고 고소득층으로 하여금 잘못된 투자위험을 감수하게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스스로를 부유하다고 생각하는 나라의 국민들은 부자처럼 행동하며, 스스로를 빈곤하다고 생각하는 나라의 국민들을 가난한 사람처럼 행동하는 경향이 있다. 자신의 소득 수준을 과소평가하고 있는 대표적인 국가는 인도와 중국이었다. 인도 뉴델리는 70%, 뭄바이는 74%, 중국 상하이는 78%, 베이징은 67%의 응답자가 자신의 소득 수준을 실제보다 낮게 평가하고 있었다. 중국의 경우 국민들의 저축액이 1970년대부터 줄곧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을 정도로 저축률이 높은 나라로 알려져 있다. 스스로를 가난하다고 생각해 평소 절약하고 저축하는 것이 습관으로 정착되어 있다. 이러한 국민성은 현재 중국을 지불능력이 강하며 세계에서 가장 많은 외환보유액을 가진 나라로 만드는 데 일조했다.

 한국인들은 과연 소득 수준을 제대로 인지하고 있을까. 한국인의 44%는 자신의 소득을 과소평가, 39%는 과대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시 말하면 두 수치를 합친 한국인의 83%, 즉 100명 중 83명은 자신의 소득 수준을 정확히 모른 채 소비 및 투자활동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 설문 결과를 분석한 백서에서는 “스스로를 실제보다 더 부유하거나 가난하다고 오인하게 될 경우 지출·저축·투자 의사결정 등 개인의 경제 활동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재무적 웰빙’ 추구를 어렵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어떤 행동이든 습관으로 굳어질 때 그것은 바꾸기 어려워진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투자설계에 앞서 자신의 소득 수준을 정확히 파악함으로써 잘못된 인식이 잘못된 투자 습관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 또한 투자자들이 정확한 인식을 갖고 올바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지속적인 투자자 교육 확대와 같은 업계 차원의 지원 역시 동반돼야 할 것이다.

마이클 리드 피델리티자산운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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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