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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려하니 더 빨라요" … 나 버리고 우리를 찾은 1박2일

19일 경기도 가평 자라섬에서 열린 ‘휴마트 인성캠프’에서 정병국 의원(왼쪽 가운데 어른)과 학생·학부모 등이 ‘3인4각’ 경기를 하고 있다. [가평=박종근 기자]

“오빠! 여기 감자 좀 잡아 줘. 두꺼워서 잘 안 썰려.”

 19일 오후 경기도 가평의 자라섬. 북한강이 바라보이는 캠핑장 한쪽에서 네 명의 아이들이 요리를 하느라 부산했다. “아까 해보니 칼을 앞에서 뒤로 누르듯이 힘을 줘야 잘되더라고. 칼질은 위험하니까 오빠가 할 게.” 병호(14·부산서중2)가 진아(11·여·울산 서부초5)로부터 감자를 건네받으며 말했다. “그럼 이건 오빠가 해, 난 떡을 씻어 올게.” 진아는 곧 양푼 냄비에 가득 가래떡을 담아 수돗가로 갔다.

 옆에서는 엄마와 함께 생닭 손질을 마친 상훈(14·부산서중2)이가 휴대용 버너에 물을 끓였다. 막내 수빈(7·여·울산 서부초1)이도 불이 꺼지지 않게 쟁반으로 바람을 막는 일을 거들었다. 생전 처음 해보는 요리여서 다소 서툴긴 했지만 아이들은 각자 역할에 충실한 모습이었다. 한 시간 남짓 지났을까. 강 너머로 해가 저물 무렵 아이들이 손수 만든 닭볶음탕이 완성됐다. 뚜껑을 열고 김이 모락모락 나는 국물을 맛본 상훈이가 말했다. “우와~ 맛이 살아있네.” 다른 아이들도 환한 미소로 ‘만세’를 외쳤다.

요리를 통해 협동심을 배우는 아이들. [박종근 기자]
 같은 반 친구인 병호·상훈이는 사실 진아·수빈 자매를 이날 처음 만났다. 중앙일보가 주최한 ‘휴마트 인성캠프’에서다. 요리대회 등 여러 프로그램을 함께하면서 금세 정이 들었다. 상훈의 어머니 엄성은(43)씨는 “월요일(22일)부터 중간고사라 캠프 참가를 놓고 망설였는데 요리하며 처음 본 동생들을 챙겨주는 모습을 보며 시험공부보다 더 중요한 인성 공부를 한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휴마트 인성캠프는 본지와 함께 KT 등 20여 개 기업의 사회공헌네트워크인 드림투게더가 마련한 행사다. 1박2일간의 캠프에는 서울·부산·광주 등 전국 각지에서 모인 60여 명의 학생·학부모가 참여했다. 본지와 함께 ‘휴마트 인성교육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국회인성교육실천포럼 소속 의원 8명도 같이했다. 참가자 모두 이날 처음 만난 사이였지만 협동·배려처럼 인성의 중요한 덕목을 체험으로 배우며 하나가 됐다.

 요리대회 주제가 협동이었다면 첫 프로그램인 ‘3인4각 달리기’는 배려의 중요성을 되새기게 했다. “삐이익~.” 사회자의 호각 소리가 울리자 어른 한 명과 아이 두 명이 한 팀을 이뤄 일제히 앞으로 달려 나갔다. “하나 둘, 하나 둘.” 윤여훈·오성민(울산 서부초2)군이 속한 팀이 한 몸처럼 앞서 나갔다. 두 아이들은 한목소리로 “상대방을 배려하니까 더 빨리 갈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진 붓글씨 시간. 아이들은 재능기부로 참여한 캘라그라피 작가 김성태씨와 함께 자기 이름을 화선지에 써내려갔다. 대다수 아이가 이날 처음 붓을 잡아봤지만 글씨 쓰는 순간은 매우 진지했다. 원서(9·여·부산 남문초2)는 함께 온 엄마와 아빠·오빠의 이름은 물론 친·외조부모와 삼촌들까지 모두 썼다. 이름 대신 ‘멋진 추억’ ‘인성 최고’ ‘우리가족 파이팅’ 등을 쓴 아이들도 눈에 띄었다. 아이들이 만든 요리로 저녁식사를 마친 후 캠핑장 한가운데 모닥불이 피워졌다.

한편에선 해금 연주자 신날새씨와 피아니스트 정진희씨의 재능기부로 협연이 이뤄졌다. 음악을 배경으로 아이와 부모들은 그동안 하지 못했던 얘기들을 나눴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국회의원들도 아이들과 적극적으로 어울렸다. 정병국 새누리당 의원은 아이들과 함께 닭볶음탕을 만들고 모닥불에 고구마를 구웠다. 정의화 새누리당 의원도 카메라를 들고 캠핑장 구석구석을 돌며 참가자들의 활동 모습을 찍었다. 아이와 함께 온 양승인(41·여·부산)씨는 “그동안 내 아이만 잘되면 그만이라고 생각했는데 앞으론 우리 사회의 아이들 모두가 바른 인성교육을 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후원 : 신한은행)

가평=윤석만 기자
사진=박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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