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커피 라이프' 이제 시작이다

영국에 ‘티타임(tea time)’이 있다면, 우리나라에는 ‘커피타임’이 있다.

 영국의 티타임은 7대 베드포드 공작부인(7th Duchess of Bedford)인 애나 마리아 스턴홉(Anna Maria Stanhope·1788~1861)이 즐기던 애프터눈 티(afternoon tea)에서 시작됐다. 영국은 여름이 되면 낮이 길어져 밤 10시에도 해가 지지 않아 저녁식사를 8시 이후에 하는 것이 자연스러웠다. 어느 날 오후 5시, 그녀는 ‘축 가라앉은 기분(sinking feeling)’이 든다며 하녀에게 차와 다과를 준비시켰고, 차와 다과가 기분 전환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후 친구들을 초청해 함께 즐기기 시작했다. 이 모임은 곧 런던 전역에 유행처럼 번졌고, ‘티타임’의 출발점이 됐다.

 우리나라에는 나른한 오후에 활력을 주기 위한 ‘커피타임’이 생기고 있다. 마음이 안정을 찾게 하는 ‘티타임’과 정반대의 의미다. ‘커피타임’은 콩글리시로 ‘커피 브레이크(coffee break)’가 옳은 표현. 아침 식사 전 마시는 모닝커피, 점심식사 후 디저트 커피, 나른한 오후의 커피 한잔, 저녁 약속으로 커피…. 대한민국은 지금 ‘커피타임’이다.


올해 대기업에 입사한 신입사원 박상순(29)씨. 매일 오후 3시 즈음이면 휴게실로 향한다. 동료와 인스턴트커피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기 위해서다. 박씨는 점심을 먹고 테이크아웃 커피를 마셨지만, 다시 커피를 찾는다. 박사 논문을 준비하고 있는 조문형(31)씨는 연구실에 스틱 원두커피를 가져다 두고 틈틈이 타 마신다. 책상 서랍 속에는 커피와 어울리는 쿠키도 구비해 뒀다. 박씨와 조씨는 “점심식사 후 갖는 간단한 다과 시간이 집중력을 올려주고 활기를 줘 이제는 하루 일과 중 하나가 되었다”고 입 모아 말했다.

어느덧 우리 일상의 한 부분이 돼 버린 커피. 거리에는 커피전문점이 즐비하고, 한 손에 커피를 들고 다니는 사람을 봐도 전혀 낯설지 않다. 자고 일어나면 커피 가게가 하나씩 생겼다고 말할 정도로 그 수가 많다. 영국의 티타임에서 비롯된 ‘커피타임’이란 말도 생겼다. 우리나라 커피시장에 무슨 일이 생기고 있는 걸까.

 관세청은 최근 5년(2007~2011) 동안 커피 수입량이 9만1000톤에서 13만톤으로 143% 증가했고, 커피 수입액은 2억3100만 달러에서 7억1700만 달러로 310% 늘어났다고 집계했다. 20세 이상 성인 1인당 커피소비량은 2007년 247잔에서 2011년 338잔으로 137% 늘어났다. 아메리카노 한 잔을 3000원이라고 가정하면 성인 1명이 1년 동안 101만4000원어치의 커피를 마시는 셈이다.

 서강대학교 커뮤니케이션학부 나은영 교수는 국내 커피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현상에 대해 “우리 문화적 특성 중에 ‘빨리빨리 문화’와 연계해 생각해 볼 수 있다”면서 “무엇이든 빨리 끝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맑은 정신, 깨어있는 정신으로 일에 몰두해야 하기 때문에 커피의 ‘각성’ 효과에 의존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커피 시장의 규모는 지난해 4조원을 넘어섰다. 시장전문조사기간 AC닐슨의 조사에 따르면 국내 커피 시장은 2007년 1조5580억원에서 2012년 4조1300억원으로 2.5배 커졌다. 인스턴트의 성장세는 다소 둔화세를 보이는 반면, RTD(Ready to Drink)음료와 커피전문점의 매출은 늘어나는 추세다. 커피전문점의 점유율은 2007년 28%에서 매년 성장해 37%까지 올랐다.

 이와 함께 커피전문점의 수도 늘어나고 있다. 2012 한국유통연감 및 한국기업콘텐츠진흥원은 국내 커피전문점이 2012년 말 1만5000개를 넘어선 것으로 추산했다. 제과점, 생과일주스전문점, 음식점 등 커피를 판매하는 곳까지 포함하면 약 3만개. 전문가들은 커피전문점이 증가하는 이유가 공간의 개념이 확대됐기 때문이라고 한다.

 스타벅스 반포역점 박윤정 부점장은 “고객들이 커피숍을 단순히 커피만을 마시는 공간이 아닌 휴식과 모임의 장소, 기분 전환 등의 공간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선진국에 비하면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커피소비량은 2.1kg으로 적은 수준이다. 룩셈부르크 국민은 1인당 연간 20kg이 넘는 양의 커피를 마시며, 핀란드(12kg)와 미국(6kg)이 뒤를 잇는다. 국내 커피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가늠해볼 수 있는 부분이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이제 커피전문점의 양적 성장이 주춤하면서, ‘품질경쟁시대’에 들어섰다”면서 "커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소비자의 지식이 많아지게 되었고, 이것은 질 좋은 커피의 니즈(needs)로 이어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인스턴트커피 시장의 경우 소비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존 업체 외에 새로운 기업이 참여해 유통전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원두커피의 경우도 마찬가지. 업계 관계자는 “인스턴트커피의 수요가 원두커피로 대체되는 현상이 당분간 이어진다면 커피수입량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면서 “경기의 영향으로 중저가 제품이 주류를 이루는 가운데 마니아층에서는 스페셜티 커피(Specialty Coffee) 시장도 점진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배은나 객원기자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