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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라 먹는 타파스 끓여 먹는 파에야 낯설지만 친근한 맛

1 해산물 파에야에 참치, 파프리카, 엔초비 몬타디토스를 곁들였다. 스페인어 메뉴를 잘 몰라도 걱정할 필요 없다. 사진으로 잘 설명 돼 있어서 그냥 보고 고르면 된다.
뭘 먹을까?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고민 중 하나다. 식사 약속을 할 때, 외식을 할 때면 매번 먹는 익숙한 음식 말고 뭐 좀 새로운 것이 없을까 하고 머리를 쥐어짤 때가 많다. 이럴 때 효과를 발휘하는 좋은 방법 중 하나는 다른 나라의 음식을 찾는 것이다. 색다른 맛도 즐기고 그 나라를 여행하는 기분도 낼 수 있으니 일석이조가 따로 없다. 일식이나 중식같이 이미 너무 흔해진 나라 음식들 말고 뭔가 새로운 느낌을 주는 나라의 음식들을 찾는 것이 요령이다. 나는 이 방법을 자주 애용한다. 초창기에는 이탈리안이나 프렌치에 머물다가 태국, 베트남, 인도로 업그레이드되는 과정을 거쳐서 최근에는 스페인 음식에 필이 꽂혔다.

주영욱의 이야기가 있는 맛집 <15> 스페인 음식점 ‘엘 쁠라또’

스페인은 요리가 아주 잘 발달된 나라로 유명하다. 일조량이 많아서 곡물과 야채가 풍성하고, 지중해·대서양에서 잡아 올리는 신선한 해산물이 가득하다. 500여 년 전 거친 바다로 향료(spice)를 구하러 나서면서 대항해시대(大航海時代)의 주역이 되었던 나라답게 각종 향신료를 풍부하게 쓰는 요리법이 다양하게 발달돼 있다. 이제는 문을 닫았지만 세계 최고의 레스토랑이라고 꼽혔던 ‘엘 불리(El Bulli)’도 스페인에 있었다. 한마디로 자타가 공인하는 미식의 나라인데도 이렇다 할 교류가 없어서인지 스페인 음식은 우리나라에 별로 알려져 있지 않았다. 레스토랑도 몇 군데 없었는데 최근에 들어서야 가끔 눈에 띄기 시작했다.

요즘 내가 서울에서 자주 가는 스페인 식당은 신사동 가로수길에 있는 ‘엘 쁠라또(El Plato)’라는 곳이다. 젊은 요리사들이 열심히 만들어내는 음식들이 독특하고 맛이 있다. 천장이 높고 널찍해서 분위기도 쾌적하다. 가격도 강남치고는 꽤 저렴한 편이어서 금상첨화 격이다.
이곳은 단순한 식당이 아니라 ‘외식업계의 벤처 기업’으로 키워가겠다는 야심만만한 목표를 가진 김찬혁(33) 대표가 운영하는 곳이다. 젊은 나이이긴 하지만 이미 7년 동안 ‘엘 쁠라또’를 운영해왔고 다른 외식사업도 열심히 해나가고 있는 외식업계의 앙팡 테리블(Enfant Terrible)이다.

김 대표는 원래 컴퓨터 과학을 전공했던 IT학도였다. 스페인으로 배낭여행을 갔다가 음식이 너무 맛있고 식당들의 느낌이 좋아서 우리나라에서 스페인 식당을 하면 성공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그래서 대학 재학 중인데도 나름대로 무리를 해서 스페인 식당을 창업했다.

2 엘 쁠라또 내부 모습. 천장이 높아서 분위기가 쾌적하다. 3 김찬혁 대표와 젊은 요리사들.
마늘·고추 많이 써서 우리 입맛에 맞아
당시에는 스페인 음식을 만들 줄 아는 요리사를 구하기가 어려웠다. 일단 이탈리아 요리를 하는 요리사 두 명을 뽑아서 함께 무작정 스페인으로 갔다. 현지 식당에 사정을 한 끝에 한 달 동안 핵심 요리들을 배울 수 있었다. 그렇게 해서 홍대 근처에 ‘엘 쁠라또’를 오픈한 것이 2006년이다.

스페인 음식이 알려져 있지 않아서 초기에는 고전을 많이 했었다. 그러다가 차츰 입소문이 나면서 손님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지금은 가로수길에 확장 이전도 했고, 음식점들의 로망이라는 서울파이낸스센터에도 2호점을 열었다.

‘엘 쁠라또’에서 내가 가장 즐기는 음식은 타파스(Tapas) 요리들이다. 타파스는 스페인의 전채 요리다. 여러 종류의 해산물, 소시지, 야채들로 가볍게 먹을 수 있는 양의 ‘한 접시’ 요리를 만들어 낸다. 메인 요리를 먹기 전에 전채로 먹어도 되지만 그 자체만으로도 훌륭한 완성도 있는 요리다. ‘엘 쁠라또’에는 20여 가지가 넘는 타파스 메뉴가 있다. 가격도 한 접시에 1만원 내외여서 친구들과 함께 몇 접시 시켜놓고 다양한 맛을 즐기면서 와인 한잔 하기 딱 좋다. 스페인 음식은 마늘과 고추를 많이 써서 우리나라 사람들 입맛에 기본적으로 잘 맞는다.

스페인 요리의 대표 격인 파에야(Paella)도 아주 맛있다. 쌀에 여러 가지 재료를 넣고 함께 끓인 요리인데 우리식 볶음밥하고 아주 비슷하다. 내가 좋아하는 해산물 파에야는 새우와 랍스타 중간쯤인 랑고스틴과 생선을 우려낸 물에 쌀과 여러 가지 해산물을 넣고 ‘냄비 밥’처럼 끓여낸 것이다. 한입 떠 넣으면 바다의 향기가 농축된 것 같은 짭조름하고 깊은 맛이 나서 수저가 바빠진다.

피카소와 플라멩코, 그리고 미식가의 나라 스페인으로 잠깐 떠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엘 쁠라또(El Plato) 가로수길 본점 -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 540-5. 쁠라또는 ‘접시’라는 뜻이다. 일요일은 쉰다.



음식, 사진, 여행을 진지하게 좋아하는 문화 유목민. 마음이 담긴 음식이 가장 맛있다고 생각한다. 마케팅·리서치 전문가. 경영학 박사 @yeongs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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