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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하이힐 즐긴 헬렌 켈러 ‘퇴각의 달인’ 워싱턴 … 아세요?

저자: 김환영 출판사: 부키 가격: 1만4800원
“세계사는 패러다임의 역사다.” 패러다임이란 단어를 유난히 사랑하는 한국인들이 들으면 솔깃할 문장이다. 이런 저자의 전제에 동의한다면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에도 고개를 끄덕이게 될 것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오늘의 오리진(origin)을 거슬러 올라가면 패러다임 메이커, 패러다임 체인저들이 나온다. 오늘은 미래의 기원이다. 내일을 위한 패러다임의 창출에도 온고지신(溫故知新)이 필요하다.”

『하루 10분, 세계사의 오리진을 만나다』

시대를 규정하는 틀, 즉 패러다임을 새로 만들거나 지키거나 더 낫게 바꾼 사람들. 그들의 생각을 들여다보면 미래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을 터다. 저자에 따르면 세상은 그런 사람들을 ‘왕’ 혹은 ‘어버이’라고 부른다. 자동차 왕 헨리 포드, 발명왕 토머스 에디슨, 근대 철학의 아버지 르네 데카르트, 르네상스 휴머니즘의 아버지 프란체스코 페트라르카 등이다.

‘왕’과 ‘어버이’의 이야기, 쉽게 말해 위인전인 이 책의 강점은 탁월한 인물 선정에 있다. 노예제 폐지의 주역 프레더릭 더글러스, 최초의 여성 페미니스트로 불리는 메리 울스턴크래프트, 모든 영어사전의 기초를 만든 작가 새뮤얼 존슨, 라틴 아메리카의 혁명가 시몬 볼리바르 등 기존 위인전과 역사교양서 분야에서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던 ‘뉴 페이스’들이 호기심을 자극한다. 링컨 대통령이나 잔다르크, 헨리 포드, 헬렌 켈러, 윈스턴 처칠 등 익숙한 얼굴도 물론 빠지지 않는다.

이런 식의 소프트한 역사교양서에서 자주 다뤘던 인물의 경우엔 잘 알려지지 않은 면모를 끄집어내 기시감을 줄이려 애쓴 흔적이 보인다. 가령 미국 건국의 아버지 조지 워싱턴이 전쟁터에서 ‘퇴각의 달인’이었다든지, 부유한 과부와 결혼한 후 대통령 봉급을 받지 않으려다가 ‘부자만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좋지 않은 선례를 남길까 봐 할 수 없이 받았다는 내용이 대표적이다.

영국 총리 윈스턴 처칠이 언어와 문장 구사력에서 최고의 실력을 공인받아 존 F 케네디 대통령으로부터 “처칠은 영어에 ‘동원령’을 내려 전투에 파견했다”는 찬사를 받았다거나, 장애를 극복한 사회운동가 헬렌 켈러가 유리 안구를 이식해 파란 눈이 매혹적이었고 빨간 하이힐과 마티니를 즐겼다는 식의 내용도 흥미롭다. 특히 헬렌 켈러가 자신의 성욕을 감추지 않고 “젊은 남자들의 냄새에는 불·폭풍·바다와 마찬가지로 뭔가 본질적인 것이 있다”고 말했다는 대목은 대체 어디서 이런 자료를 찾았나 싶을 정도다. 반미주의의 상징으로 알려진 볼리바르가 실은 미국을 닮고 싶은 나라로 여겨 미합중국을 본뜬 남미합중국을 만들 것을 주장했다는 얘기, 에디슨이 숱한 연구 성과를 이끌어냈던 멘로파크는 기업과 대학 연구개발(R&D)의 원형이라는 식의 의미 부여도 읽는 재미를 더한다.

인물별로 글의 분량은 길지 않다. 제목과 커버 디자인에서 알 수 있듯 하루 10분 정도 짬을 내 커피 한 잔 홀짝이며 가볍게 읽기에 안성맞춤이다. 중앙SUNDAY에 ‘새 시대를 연 거목들’이란 제목으로 연재됐던 시리즈를 모은 책이니만큼 술술 읽히면서도 중량감 있는 독서 경험이 될 듯하다. 다만 제목에 들어간 ‘오리진’이란 영어 단어가 좀 생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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