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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의사가 쓰는 性칼럼] 롤리타 콤플렉스

최근 불거진 유명 연예인의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에 ‘롤리타 콤플렉스’가 많이 언급된다. 일반적으로 ‘롤리타 콤플렉스’는 소아기호증으로 이해되는데, 엄밀히 따지면 소아기호증의 특이형태다. ‘롤리타 콤플렉스’는 러시아 작가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의 1950년대 소설 『롤리타』에서 유래한다. 주인공인 중년 남성 험버트가 12세 소녀 롤리타에게 강한 성적 욕망을 드러내다 파국을 맞는다는 얘기다. 험버트는 9~14세의 어린 소녀를 ‘님펫’이라 칭하며 성적인 대상으로 여긴다. 이처럼 어린이 티는 좀 벗었지만 성숙한 여성은 아닌, 갓 사춘기에 접어든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도착증을 ‘헤베필리아(Hebephilia)’라고 한다. 우리말로 번역하면 ‘청소년기호증’쯤 되겠다. 소아기호증이 주로 사춘기 이전의 어린이가 대상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난다. 청소년기호증은 소아기호증에 비해 그 수가 더 많은 것으로 학자들은 추측하고 있다.

일러스트 강일구
 소설 『롤리타』에서는 주인공이 어린 시절 죽은 첫사랑에 대한 애틋한 추억을 들이대며 미소녀와 사랑에 빠지는 것을 합리화하지만 실상은 이와 거리가 멀다. 여러 연구에서 보면 소아성애자들은 인격적으로 미성숙하고 인간관계 기술이 떨어지기에 같은 수준보다 어린 상대를 찾는다. 자존감이 낮고 자기주장도 잘 못하는 수동 공격형 경향을 띠는 것으로 보고된다. 이들은 또 정상인에 비해 지능지수(IQ)와 기억력, 학업성취도가 낮으며 어린 시절 두부 외상의 병력이 흔하다. 뇌영상 연구에서 뇌 백질의 크기가 정상인보다 작고, 성적 자극 시 뇌하수체 활동성이 정상인과 다르다. 소아기호증을 연구해 온 블랜처드(Blanchard) 박사는 2006년 소아기호증에서 남성호르몬이 오히려 더 낮다는 보고를 하기도 했다. 소아기호증 환자의 어머니가 정신과 치료를 받은 빈도가 더 높다는 보고가 있는데, 이는 유전적·환경적으로 취약하다는 근거가 된다.

 소아성애자나 청소년성애자는 자발적으로 치료받는 경우가 드물어서 대개 범죄를 통해 본색이 드러난다. 그들은 피해자의 성적인 매력 탓에 어쩔 수 없었다거나, 일방적인 추행을 서로 합의에 의한 관계 또는 애정의 표현이라고 합리화하고 변명만 늘어놓는다. 하지만 판단력과 의사결정권이 취약한 어린 상대에게 경제적·사회적 능력이나 힘을 무기로 사용한 점에서 명백한 성적착취이며, 도덕적으로 지탄받아 마땅하다.

 다만 강력한 법적 처벌만으로는 재발을 막기 힘들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법적 처벌과 더불어 정신질환에 대한 치료, 정상적인 이성관계와 성으로의 복귀를 유도하는 심리치료와 재활 성치료가 필요하다. 병행치료 결과 성범죄의 재범률이 5분의 1로 줄었다는 선진국의 보고서도 있다.

 최근 성범죄가 이슈화되다 보니 오히려 성에 대한 건강한 언급과 교육마저 규제하려는 시도가 있다. 과거 영국 빅토리아 시대나 부시 대통령 시절, 성에 대한 보수적 규제와 억제는 오히려 역효과를 낳았다는 점을 교훈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 성이 건강하게 다뤄지는 사회일수록 성범죄 비율은 오히려 감소한다. 건전한 형태로 성이 표현되고, 연인이나 부부라는 건강한 친밀관계를 통해 성이 소중함을 찾아가도록 계몽하고 이끌어야 성중독이나 성범죄·성매매 같은 삐뚤어진 성적 일탈이 줄어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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