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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보다 무서운 기업 실적 “주식 투자 서두르지 마라”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황상연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 송재학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저성장에 코스피 2000은 무리 2분기 주가 최악 … 1900 바닥론 근거 없어”

증시 침체 어디까지 … 센터장들에게 물어보니


01 최근의 거시경제 지표를 보면 주식 시장이 활황을 보이는 게 오히려 이상하다. 지난해 3분기 이후를 보면 경제 성장률이 2%를 넘어선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지난해 3분기 1.6%, 4분기 1.5% 성장한 데다 올 1분기 경제 성장률은 1%가 되지 않을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 정도로 낮은 성장률은 1962년 이후 세 번밖에 없었다. 이걸 감안하면 코스피 2000 수준은 사상 최고치라고 봐야 한다. 최근에 기업 실적이 쇼크라는 데 이유가 있다. 거시 지표가 이렇게 안 좋은데 기업만 좋을 수 없는 거다. 지금 내수도 수출도 좋지 않다. 돈 벌 수 있는 통로가 없다.

02 2분기 주가가 올해 중 최악이 될 거다. 하한선은 1800 정도로 본다. 최근의 하락세는 지난해의 하락장보다 질적으로 안 좋다. 지난해에는 그리스ㆍ이탈리아 같은 외부 악재 때문에 주가가 크게 빠졌다. 그런데 올해는 우리 경제의 속이 시들어버리는 상황이다. 요즘 주가수익비율(PER)이나 주가순자산비율(PBR)을 갖고 ‘주가가 바닥’이라고 주장하는 증권사가 많은데 신빙성이 없다. 우선 정확하게 PBR을 산출했다고 볼 수 없는 데다 PBR이 지금 1배 수준이라 하더라도 더 내려가지 못한다는 가정은 일방적이다. 지금 은행주 PBR은 0.5~0.6배 수준이다. 자산 가치가 무조건 주가를 담보해주지 않는다.

03 당장 투자를 서두를 필요는 없다. 무조건 장기 투자하면 괜찮다는 것도 믿어선 안 된다. 2011년 초에 코스피가 2100 언저리였다. 2년이 넘었는데 지금 10% 넘게 빠졌다. 주식 투자 눈높이를 완전히 낮춰야 한다. 금리가 2%대라는 건 모든 자산에 대한 투자 수익이 그렇다는 얘기다. 앞으로 5년 평균을 놓고 주식으로 벌 수 있는 수익률은 금리의 1.3배 정도로 예상한다. 다만 주가가 높을 때 잘못 투자하면 손실이 클 것이다.

04 주가가 일본식 장기 침체와 비슷해지진 않을 거다. 일본은 경기가 굉장히 좋다가 단시간에 무너져버렸다. 오히려 오랜 시간에 걸쳐 조금씩 침체된 유럽을 따라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저성장ㆍ저금리를 기본 가정으로 깔고 재테크에 접근해야 한다. 경제가 저성장 국면에 진입한 만큼 주식 시장이 예전처럼 크게 오르거나 내리지 않을 거다. 지난해에 우리 주식 시장의 상하 폭이 15% 수준에서 움직였다. 저성장 국가에서 흔히 보이는 현상이다. 예전처럼 투자만 잘하면 1년에 50%씩 버는 시절은 끝났다.

05 우리나라 주식 시장 규모는 이미 1000조원이 넘는다. 정부 정책이 시장을 좌지우지할 수 없다. 결국은 거시경제 변수가 가장 중요하다.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中 경기 호전돼야 한국 기업도 살아 해외주식 비중 30%까지 늘려야”

01 한국 주식은 언제나 북한 때문에 일부 디스카운트됐다. 최근의 북한 위협으로 인한 충격은 확실히 외국인에게 영향을 미쳤지만 지금은 대부분 원상 복구됐다. 요새 1900선이 위협받는 상황은 기업 실적 때문이다. 중국 경기가 제대로 살아나지 않으면서 한국 기업의 이익이 급감해서다. 최근 소재산업 분야 주가가 크게 빠진 것도 중국의 영향이다.

02 주식 시장이 현재 역사적인 바닥이라는 주장은 신빙성이 있는 논리다. 아무리 소재 산업 쪽 주가가 폭락해도 지수는 크게 빠지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나 소비재, 해외에 성장 잠재력이 있는 기업들이 받쳐주기 때문이다. 즉 기업 실적이 나빠지지 않을 걸로 보이는 업종과 종목은 이 상황에서도 계속 주가가 올라간다. 당분간 주식 시장에서 차별화가 심해질 거다. 시장에 돈이 있기 때문에 주가가 계속 빠질 수 없다.

03 장기적인 주식 투자는 매입 시점과 관계없이 돈을 번다. 그게 이론이다. 국내 주식 시장은 길게 보면 나아질 수밖에 없다. 더 이상 채권과 예금으로는 과거에 목표했던 수익률을 맞출 수가 없다. 점점 재테크 시장에서 위험 선호도가 높아져 주식으로 자금 이동이 일어날 것이다. 하반기에는 주식 시장에서 돈이 빠져나가는 게 주춤할 것 같다. 이때쯤 바닥을 친다고 보면 낙폭이 컸던 주식에서 수익률이 높게 나올 수 있다.
중요한 건 중국이다. 중국 경기가 하반기에 나아져야 코스피도 바닥을 칠 수 있다. 당장 투자한다면 삼성전자와 일부 소비재, 헬스케어 관련 주식 등 실적이 유지되는 종목이 유망하다. 장기적으로는 해외 주식으로 비중을 더 분산시키는 걸 권한다. 환리스크 등을 감안했을 때 국내 주식 7, 해외 주식 3 정도가 적당하다고 본다.

04 저성장 국면에 진입한 것은 맞지만 일본 같은 장기 침체를 겪지는 않을 것 같다. 일본의 주식 시장 침체는 정책적인 실수와 과도한 거품 형성으로 인한 부작용이었다. 우리는 경제 거품이 일본보다 훨씬 작은 데다 중국ㆍ동아시아 등의 수출 시장이 굳건하다. 일본은 이쪽 시장에서 우리에게 경쟁력을 뺏겼기 때문에 수출과 내수 시장이 모두 말라버리는 상황을 맞았다.

05 새 정부의 규제가 주가의 발목을 잡는다는 시선도 있는데 큰 영향은 없다고 본다. 이미 이전 정부부터 기업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추세였다. 규제 역시 북한의 위협처럼 상시적인 리스크라 주가를 쥐락펴락하는 수준은 아니다.



황상연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
“외국인 돌아오는 시점이 주식 살 타이밍 연기금 받쳐주니 1900선 밑으론 안 빠질 듯”

01 시장에 주식을 살 주체가 없다. 가계 쪽은 부채 문제 등으로 주식에 투자할 돈이 제한돼 있다. 돈이 넘치는 쪽은 국민연금과 보험사인데 둘 다 증시 비중을 크게 가져 가지 않는다. 그렇다면 주식을 살 주체가 외국인밖에 없는데 이미 외국인은 2009년 이후로 한국 주식을 60조원어치 샀다. 최근에 5조원 가까이 팔았지만 이미 담아놓은 자금이 적지 않다. 공격적으로 한국 주식을 더 살 상황이 아니라는 거다. 한국 경제에 호재가 있다면 이런 상황에서도 주식을 더 사겠지만 엔저나 중국 경기 부진을 감안해 주식 사는 걸 다들 망설이고 있다. 지정학적 리스크는 중요하긴 하지만 핵심 요인은 아니다. 외국인이 정말 위협을 느꼈다면 더 빠른 속도로 돈이 빠져나갔을 거다.

02 큰 틀에서 ‘가격적인 바닥’이라는 데 동의한다. PER이나 PBR을 따져보면 그렇다. 수급이 쉽지 않겠지만 주가가 더 빠진다면 연기금이 받쳐줄 거라 본다. 코스피가 1900 선 밑으로 크게 빠질 위험은 작을 거다. 완전한 바닥이라 자신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금융위기 수준의 심각한 환경이 아니라면 폭락 가능성은 작다.

03 지금은 단기 투자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투자 기간을 짧게 잡고 덤비면 안 된다. 긴 틀에서 보면 지금의 주가가 아주 저평가됐다고 볼 수 없다. 전 세계 경제 상황도 대세 상승기에 접어들었다고 말하기 이르다.
1년 남짓을 묶어 둘 투자 자금이라면 대형주와 해외 성장 호재가 있는 소비재, 고령화 시대에 수혜를 입을 종목은 투자할 만하다. 기업의 경쟁력을 봐야지 ‘바닥이다’라는 생각에 단기 투자에 들어가는 건 권하지 않는다.
증시에 외국인이 돌아오는 흐름이 뚜렷하면 바닥 탈출 신호라고 보면 된다. 한 달 정도 코스피는 1900~1950 사이에서 움직일 것 같다.

04 장기 침체로 쉽게 빠지지 않을 거다. 일본과 비교하는 이들이 많은데 내수 의존형 고령화 사회인 일본과 수출 주도형인 한국은 경제 구조가 다르다. 일본은 경기 침체로 인해 예금이 대출의 두 배에 달할 정도다. 자금 순환이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안 된다는 얘기다. 우리는 예금과 대출 규모가 비슷하다.

05 주가에 부정적이라는 시선도 있지만 꼭 그렇게 보지만은 않는다. 그동안 한국 주가를 몇몇 수퍼스타들이 이끌어왔다면 장기적으로는 수퍼스타를 백업하는 2군이 있어야 전체 전력이 강화된다. 경제민주화 움직임이 기업 생태계의 저변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송재학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A- 기업도 회사채 발행 못해 쩔쩔 기업에 돈 돌아야 주가도 올라갈 것”

01 최근의 증시 침체에서 북한의 영향은 미미하다. 장세 흐름을 좌지우지하는 건 펀더멘털이다. 기업 실적이 너무 안 받쳐준다. 엔저의 영향이 심각하다. 일본 기업은 최근에 두 배로 주가가 오른 기업도 많다. 경쟁 분야의 한국 기업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
또 하나 짚고 넘어갈 건 기업의 자금 유동성이다. 요즘 회사채 발행이 안 된다. 신용등급이 A-만 되면 과거엔 회사채 발행에 문제가 없었는데 요즘은 어렵다. 특히 해운이나 건설 쪽의 자금 유동성은 1997년 외환위기와 비교할 정도로 심각하다. 최근 20년 사이 이렇게 상황이 어려웠던 적은 손에 꼽을 만할 것이다.

02 코스피 1900이면 상장 업체 기업의 총 순자산 가치와 비교해 시가총액이 1.04배에 불과하다. 2011년에 미국 신용등급이 강등돼 우리 주가가 세게 충격을 받았을 때 PBR이 이 정도였다. 이걸 감안하면 1900선은 깨진다 해도 회복 가능하다. 심리적인 저지선이 있기 때문이다. 요즘 장중에 1900이 뚫렸다가도 다시 올라오는 게 그래서다. 이달 말까지는 1900~2000을 왔다 갔다 할 거라 본다. 최근의 경기 침체는 3, 4년 정도 지속돼 온 상황이다. 오히려 큰 사건이 터지면 단기적으로 하락한 뒤 반등할 계기가 될 수 있다.

03 실적 쇼크 때문에 종목 투자가 두려울 수 있는데 이럴 때일수록 기본으로 돌아가 기업 실적을 따져야 한다. 건설이나 조선 같은 수주 산업은 갑작스러운 실적 발표로 충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반면 매월 실적이 발표되는 유통업이나 보험업 같은 업종은 이런 충격이 없다. 이런 업종이라면 상대적으로 작은 위험으로 투자할 수 있다. 한동안 안정성 때문에 주가연계증권(ELS)에 가입하는 투자자가 많았는데 종목별 양극화가 커지는 요즘 장에선 믿을 게 못 된다. 개별 종목의 경우엔 반 토막 난 종목도 많다.

04 상황이 그렇게 심각하다고 보지는 않는다. 몇몇 기업이 실적 쇼크를 보였지만 기본적으로 한국 기업의 펀더멘털은 강하다.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는 돈을 제대로 벌고 있다. 보통 생각하는 건설ㆍ조선 같은 전통 산업의 주가가 폭락하니까 투자자들의 충격이 큰 거다.

05 정부 정책의 중요성이 커진다. 건설 업종에선 부동산 정책이 큰 역할을 할 걸로 보인다. 정부가 최근 선박금융공사를 신설하려고 하는데 해운ㆍ조선업 활성화 방안도 시급하다. 기업의 자금 경색을 해소하는 것도 필수적이다. 유동성 위기가 해소되는 시점부터 주가가 올라갈 거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
“재정 투입 효과로 6월께 완만한 회복 폭락한 소재ㆍ산업재 종목 사라”

01 큰 틀에선 엔저 때문이다. 미국과 일본 모두 재정과 무역 수지가 적자인데 돈만 찍어낸다. 금방 멈출 것 같지도 않다. 일본 아베 정부는 양적 완화 효과를 상당히 본다. 우리 기업은 수출 시장에서 일본과 업종이 상당히 겹친다. 업황이 중요하다. 2011년에 차화정(자동차ㆍ화학ㆍ정유) 주가가 정신없이 올랐을 때는 업황이 그만큼 좋았다. 주가가 두 배 오를 때 이익도 그만큼 올랐다. 지금은 한국 기업 실적이 안 좋은 거다. 글로벌 머니가 실적 때문에 빠져나가는 거다.

02 올해 코스피는 완만한 N자형으로 움직일 걸로 전망한다. 초반에 상승세를 탔다가 2분기에 저점을 형성하고 하반기에 완만히 회복할 것이다. 저점에선 코스피가 1860 정도로 빠질 수도 있다고 본다. 당분간은 1900~2000 정도의 박스권에서 움직일 거다. 코스피가 2000을 넘어가는 게 쉽지 않다. 하지만 한국 기업들이 최악의 상황은 아니다. 최근 실적 쇼크를 맞은 기업들도 대부분 적자가 나긴 하지만 벌어놓은 돈도 있고 아예 수주가 없는 것도 아니다.
실적 쇼크에 대해 우려하는 이들도 많은데 과열 경쟁으로 인한 저가 수주가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건 다들 인지했던 부분이다. 그동안 쌓였던 악성 적자를 떨어내는 과정이다. 거품을 걷고 나면 상황이 나아질 거다.

03 5월 말에서 6월 초 정도면 변화가 있을 거라고 본다. 최근 폭락한 소재ㆍ산업재를 사야 할 시점이 될 거다. 한국도 최근 추경예산을 편성하는 등 재정을 풀기 시작했으니 그때쯤이면 효과가 나타날 걸로 본다. 중국 역시 재정 투입의 효과가 6월께면 가시화할 것으로 전망한다. 그 전까지는 삼성전자와 관련 부품주가 유망하다. 내수주와 여행ㆍ게임 관련주가 상대적으로 나아 보인다. 5월 말, 6월 초까지 지루한 흐름이 불가피하다.

04 경제 성장률이 3%대 아래로 진입하면 주식이든 채권이든 국내로 방향을 잡기보다 해외로 투자 방향을 잡는 게 일반적이다. 일본도 성장률이 3% 아래로 떨어지면서 자금이 해외 시장으로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우리도 결국 자금 아웃바운드(outboundㆍ유출)의 초기 단계에 접어든 것은 맞다고 본다.

05 새 정부 정책이 주가에 도움을 주려면 결국 돈을 풀어야 한다. 문제는 다른 나라의 경우에서 봤을 때 돈을 푼다고 그게 민간 투자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우리만 해도 은행에서 잠자는 돈이 너무 많다. 기업도 잉여 자금이 넘치는 곳과 부족한 곳의 격차가 심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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