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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것’ 원하는 고객을 만족시켜라

한국 로맨틱 코미디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영화 ‘엽기적인 그녀’에는 여성 관객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만드는 장면이 있다. 남자 주인공인 견우가 여자 주인공의 맞선남에게 그녀에 대해 말해주는 장면이다. 그녀의 성격과 취향을 고려해서 열 가지의 지침을 말해주는 견우의 모습에 여자들은 감동받는다. 그런 세심한 애인처럼 고객의 마음을 알아주는 기업이 늘고 있다.

[경제ㆍ경영 트렌드] ‘재미날개 청평놀공 모두한편’ ④ 개인화

요즘처럼 콘텐트가 무한 팽창하는 시대에 이런 세심한 기업들은 더 각광받는다. 넘쳐나는 콘텐트 중에 내 입맛에 딱 맞는 ‘나만의 것’를 뽑아서 내 앞에 착착 대령해주니 사랑받지 않을 수 없다. 지난해 10월 네이버는 고객의 음악 취향을 고려해 자동으로 음악을 선곡해 주는 ‘네이버 뮤직 라디오’를 출시했다. 고객이 과거에 선택한 음악을 기준으로 비슷한 장르의 음악을 찾아 들려주는 것이다. 선곡해준 음악이 마음에 들면 ‘좋아요’를, 그렇지 않으면 ‘싫어요’를 체크한다. 그렇게 고객의 반응이 누적되면 더욱 정확하게 취향을 반영할 수 있게 된다. 이보다 앞서 우리나라의 벤처기업 ‘프로그램스’는 고객의 취향에 맞는 영화를 추천해 주는 사이트 ‘왓챠(watcha)’를 론칭했다. 이 역시 고객이 자신이 본 영화를 별점으로 평가하면 이를 참고해서 고객이 좋아할 만한 영화를 추천해 주는 것이다. ‘왓챠’의 별점 평가는 론칭한 지 5개월 만에 800만 개를 돌파했는데, 이는 오랫동안 별점 평가를 해온 대형 포털의 평가 수를 웃도는 수치다.

영화 추천 서비스 ‘왓챠’ 화면 일부.
나를 알아주길 바라는 요즘의 고객들은 그만큼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는 데도 적극적이다. 스포츠 캐주얼 신발 브랜드인 컨버스(converse)는 그런 고객들의 마음을 이미 알아보고 지난해 ‘나만의 컨버스화’를 만들 수 있는 ‘커스텀 스튜디오(Custom Studio)’를 명동에 신설했다. 그곳에 가면 최첨단 디지털 프린트를 이용해서 자신이 원하는 그림을 자유롭게 컨버스화에 프린트할 수 있다. 최근에는 외국인 관광객 이용자까지 가세해 그 인기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고 한다. 또 다른 캐주얼 브랜드인 라코스테는 올해 매달 한 가지씩 총 12개 스타일의 피케 셔츠를 DIY, 즉 고객 자신이 직접 개성 있게 꾸밀 수 있는 커스터마이징(customizing) 제품을 출시했다. 한정 판매되는 이 제품은 그래픽 디자이너인 ‘피터 새빌’의 작품과 함께 페인트, 실, 물감 등의 재료가 한 세트로 구성돼 있는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외식업도 ‘나만의 것’을 원하는 고객의 까다로운 입맛을 맞추기 위해 두 팔 벗고 나섰다. 서울 종로에 위치한 카페 ‘비스켓(beesket)’. 이곳에선 ‘나만의 주스’를 만들어 먹을 수 있다. 방법은 간단하다. 매장에 과일과 채소의 그림이 그려진 블록 수십 개가 있는데 그중에 세 개를 골라서 색깔별로 스무디, 에이드, 요거트를 표시한 벌집 모양의 통에 담아 계산대로 가져가면 된다. 농심에서 운영하는 일본식 카레 레스토랑 ‘코코이찌방야’에서도 밥의 양과 카레의 매운 정도, 그리고 토핑까지 고객이 원하는 대로 조절할 수 있어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나만의 카레’를 만들 수 있다. 고객들은 각종 커뮤니티를 통해 가장 맛있는 조합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기도 한다.

소설과 영화로 유명한 ‘향수’에는 세상에서 가장 매혹적인 향기를 만들어내기 위해 연쇄살인을 저지르는 남자가 나온다. 이처럼 광적이지 않더라도 ‘나만의 향기’를 갖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들은 40~60개의 기본 향을 섞어서 독특한 수제 향수를 선호한다. 이 향수는 사용자 특유의 체취와 섞여 유일무이한 향을 풍긴다. 이 때문에 기존 향수보다 가격이 최대 10배 비싸지만 반응은 뜨겁다. 지난해 일반 향수의 매출은 13% 정도 늘어났지만, ‘조말론’ ‘아닉구딸’ 등 수제 향수 매출은 35%나 신장했다고 한다.

인간의 유전자는 99.9% 일치한다고 한다. 단 0.1%의 차이. 어쩌면 그렇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더욱더 남과 차별되고 싶은 욕망을 품게 되는 것은 아닐까?

고기 드레스를 입은 ‘레이디 가가’처럼 개성을 극단으로 추구하는 사람들은 점점 늘어날 것이다. 그것은 ‘나다움’을 추구하는 일인 동시에 ‘새로움’의 씨앗이 싹트는 발아(發芽) 과정이다.



‘재미날개 청평놀공 모두한편’은 기쁨의 세계를 재미, 아름다움(美), 날것(생생함), 개인화, 청춘, 평안, 놀이, 공감, 모험, 간편 10개의 요소로 구분한 일종의 구호.

도민이 행복한 더 큰 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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