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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정보 활용도 처벌 … 억울한 피해자 우려

정부가 기업 내부 정보를 활용해 주식 투자를 한 일반 개인투자자에게도 과징금을 물리기로 한 것은 주가 조작 정보의 유통 고리를 완전히 끊겠다는 초강수 조치다. 그동안 기업에 관한 중요한 투자 정보가 공시되기 전에 메신저나 인터넷 카페 등 사이버공간에서 미리 새어나가는 경우가 많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내부정보 이득 본 일반인 과징금 논란
주가 조작 고리 끊겠다는 초강수
투자자 위법 입증 쉽지 않을 듯

 내부정보가 퍼져나갈 경우 지금까지는 처음 정보를 퍼뜨린 기업 직원이나 증권사 직원만 처벌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그 내용을 전해듣고 투자한 2, 3차 정보 수령자에 대해 과징금 처벌을 내리겠다는 것이다. 김용범 금융위 자본시장국장은 “내부자만 처벌하는 것은 주가 조작을 근절하는 데 한계가 있어 일반인이라도 정보를 사전에 얻어 이익을 냈다면 넓은 의미의 주가 조작 행위로 간주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정보를 아는 소수만 이득을 보고, 대다수의 투자자가 피해를 보는 일이 없어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시장질서 교란 행위’의 구체적인 대상과 과징금 규모는 상반기 중 나올 자본시장법 개정안에서 결정된다.





 시장질서 교란 행위의 범위는 넓다. 기업 내부 직원으로부터 신기술 개발이나 무상증자 같은 호재를 전달받아 투자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김 국장은 “보통 친구나 지인을 통해 정보가 나가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걸 이용해 투자하면 모두 과징금 대상”이라고 말했다. 대형 자산운용사나 연기금 같은 주식시장의 큰손이 특정 기업 주식을 산다는 정보를 사전에 듣고 주식을 사는 것도 시장질서 교란 행위다.



꼭 정보를 듣지 않아도 다른 방식으로 주가를 움직이려 했다면 교란 행위가 될 수 있다.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허위 주문을 대량으로 내 주가 상승을 유도하는 행위가 포함된다. 예를 들어 주가가 5000원인데 1만원에 매수 주문을 내 다른 투자자들을 현혹하는 것이다.



특정 기업의 주식을 공매도한 뒤 특허소송을 제기해 주가 하락을 유도하는 행위도 해당된다. 이렇게 하면 공매도를 한 투자자는 해당 기업의 주식을 싼값에 되사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다.



 미국·유럽연합(EU)을 비롯한 금융 선진국은 이미 시장질서 교란 행위 제도를 도입해 적용하고 있다. 이들 국가는 시장 교란 행위를 ▶2, 3차 정보 수령 ▶지나치게 높은 호가 주문 ▶종가 끌어올리기 ▶과도한 허위 주문 등 포괄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과징금 규모는 최소 100%다. 하지만 개정안 마련 과정에서 과징금 규모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 김 국장은 “부당이득의 두 배를 과징금으로 물리는 미국과 최소 배 이상에서 사안에 따라 과징금을 달리 매기는 EU의 사례를 참고해 결정하겠다”고 전했다.



 문제는 대상이 너무 광범위해 자칫 선의의 피해자가 나올 수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금융위는 공시 전에 인터넷 메신저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소수의 투자자가 정보를 공유해 투자하면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하지만 정확히 몇 명을 소수로 볼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은 없다. 김홍식 금융위 공정시장과장은 “사안에 따라 각각 다르게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설령 내부 정보를 활용해 주식 투자를 했다 하더라도 금융당국이 이를 입증하는 건 쉽지 않다.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투자자가 스스로의 판단에 의해 주식을 투자한 것이라고 주장하면 정교한 증거가 있지 않는 한 과징금을 매기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상당수 개인투자자는 뉴스보다는 개인적으로 아는 친구나 인터넷 동호회 정보를 듣고 투자하는데, 그럼 개인투자자 전부가 과징금 대상이 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정부는 이런 논란을 감안해 시장질서 교란 행위에 대한 형사처벌은 하지 않기로 했다. 김 과장은 “형사처벌은 시세 조종이나 내부자의 미공개 정보 이용, 거짓 풍문 유포 같은 부정거래 행위 등 3대 불공정 거래에만 적용된다”며 “일반인에게는 과징금을 물리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주가 조작 근절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경·윤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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