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서소문 포럼] 안보, 우리도 이스라엘만큼 해야 한다

채인택
논설위원
2000만 명 이상이 몰려 사는 수도권은 미사일부터 방사포(다연장로켓포)·장사포에 이르는 다양한 적 무기체계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다. 적의 공격을 받은 다음에 원점을 때리고 천백 배 보복하는 건 나중의 문제다. 당장 과제는 공격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어떻게 보호하느냐다. 협상으로 분쟁 가능성을 미리 차단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단 군사적 방어 태세를 확고히 갖추는 것이 먼저다. 그래야 국민이 안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협상력도 확 높일 수 있다.



 미국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포함한 적 미사일이 동맹국을 위협하면 타격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요격은 적 미사일이 미 본토나 일본·한국·괌 등의 미군 기지를 위협할 수준으로 날아갈 경우에만 가능하다. 미군 고위장성이 정치적으로 그렇게 제한하겠다고 밝혔지만 기술적으로도 그럴 수밖에 없다. 초음속으로 날아가는 탄도미사일의 요격은 동아시아에선 미 해군 순양함·구축함과 일본 해상자위대 이지스 구축함에 장착된 요격미사일 SM-3로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시험 결과를 보면 요격 가능성은 90% 남짓이라는 게 군사전문가의 설명이다.



 군 관계자에 따르면 우리 해군에는 SM-3가 없다. 적 전투기나 아음속으로 비행하는 순항미사일 정도를 떨어뜨릴 수 있는 SM-2의 고급 버전만 있다. 미국은 자국 주도의 미사일방어(MD)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한국에 이를 팔지 않고 있다. 적이 쏜 탄도미사일이 한반도 상공을 높은 고도로 지날 경우 유감스럽게도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탐지 말고는 없는 게 엄연한 현실이라고 군 관계자들은 혀를 찬다. 한반도 지상에서는 주한미군과 우리 공군 기지 주변으로 날아오는 중단거리용 저고도 미사일만 미군은 PAC-3로, 우리 군은 한 단계 떨어지는 PAC-2로 떨어뜨릴 수 있다.



 이뿐만 아니다. 수도권을 노린 적의 방사포도 중간에 차단할 방법이 아직은 없다. 지난번 연평도가 방사포 공격을 당했을 때도 K-9 자주포로 사후 대응 사격만 했을 뿐 민간 피해를 줄일 사전 경보나 중간 차단은 엄두도 내지 못했다.



 위협적인 안보 환경 속에서 살아가는 이스라엘은 다르다. BBC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이들은 미사일(유도탄)과 로켓탄(로켓추진이나 유도는 할 수 없는 무기체계) 공격을 차단할 3단계 방어 시스템을 준비하고 있다. 적이 사거리 250㎞ 이상의 장거리 미사일로 공격해오면 애로(화살) 미사일로 요격한다. 사거리 70~250㎞의 중단거리 미사일이 날아오면 ‘다윗의 무릿매(끈에 돌을 넣고 돌려서 던지는 무기로, 구약성서에 나오는 다윗이 골리앗을 물리칠 때 사용)’라는 미사일로 막는다. 이 시스템은 내년에 실전 배치될 예정이다. 더욱 눈길을 끄는 것이 아이언 돔이다. 사거리 4~70㎞ 단거리 추진체 공격을 막는 시스템이다. 이미 실전에서 효과가 증명됐다. 2012년 11월 이스라엘 전투기들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최고지도자 아마드 알 자바리를 공격해 살해하자 하마스는 그 보복으로 다연장 로켓포를 이스라엘 영토로 대거 발사했다. 적이 연평도를 공격할 때 사용한 방사포와 같은 계열이다.



 하레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하마스는 나흘간 로켓탄 737발을 쐈는데 이스라엘군은 위협이 되지 않는 464발은 내버려 두고 나머지 273발을 아이언 돔 시스템으로 요격 시도해 245발을 차단했다. 90%의 요격률이다. 로켓탄 공격이 무력화돼 군사적·심리적 타격을 줄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은 하마스는 이내 발사를 중단했다. 하마스의 위협은 공허해졌고 이스라엘 국민은 그만큼 안전해졌다.



 로켓탄 위협을 받지 않는 미국·러시아·중국에는 이런 시스템이 없다.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다. 이스라엘은 생존을 위해 반드시 있어야 하기 때문에 독자 개발했다. 국민을 안심시키고 적을 절망하게 하는 심리전 효과도 크다. 사실 한국만큼 적의 위협을 지긋지긋하게 받는 나라도 없다. 그런 나라가 정작 미사일·로켓탄 방어에는 이렇게 손을 놓고 있었다는 사실은 아이러니다. 박근혜정부는 적의 계속되는 위협 속에서 국민 생명과 재산을 지키고 국내외의 불안을 잠재워야 한다. 그러려면 국토 방어용 미사일·로켓탄 방어 시스템부터 갖춰야 한다. 이스라엘처럼 우리도 하자. 할 수 있다.



채인택 논설위원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