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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인간으로서 하지 말아야 할 일

미국의 보스턴에서 마라톤 대회 도중 폭탄이 터져 8살 된 어린이를 비롯해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런 무차별적인 테러 행위에 대해 개탄하는 목소리가 크다. 이 경우 “인간으로써 어떻게 그런 끔찍한 일을 할 수가 있는지”라고 쓰는 게 옳을까, “인간으로서…”라고 쓰는 게 옳을까.



 ‘-(으)로써’는 우선 “콩으로써 메주를 쑨다”처럼 어떤 물건의 재료나 원료를 나타낼 때 쓸 수 있다. 다음으로는 어떤 일의 수단이나 도구를 나타낼 때 쓰인다. “칼로써 매듭을 잘랐다” “대화로써 갈등을 풀다” 같은 경우다. 마지막으로 시간을 셈할 때 셈에 넣는 한계를 나타낼 때 쓰인다. “오늘로써 너를 만난 지 100일이 됐어”에서는 오늘을 포함해서 100일째라는 의미가 된다. 이 세 경우 모두 ‘-(으)로써’ 대신 ‘-(으)로’를 쓸 수도 있다.



 반면 ‘-(으)로서’는 ‘지위나 신분, 자격’을 나타낼 때 쓰는 표현이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일본과 중국의 역사 왜곡에 분노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교사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그는 신랑감으로서 부족함이 없다”처럼 쓸 수 있다. 보스턴 테러 사건의 경우에도 인간이라는 신분을 가지고 어떻게 그런 끔찍한 일을 할 수 있느냐고 탄식하는 내용이므로 ‘인간으로서’라고 쓰는 게 바르다.



 “그는 그런 행위를 하므로써 현실에서 도피하려 했다” “그녀는 죽으므로써 자신의 결백을 밝히려 했다”처럼 쓰는 경우도 흔히 볼 수 있는데 이때는 ‘그런 행위를 통해서’ ‘죽음을 통해서’란 뜻이기 때문에 수단이나 도구로 보아 ‘함으로써’ ‘죽음으로써’라고 쓰는 게 바르다. 이때도 ‘써’를 생략하고 ‘함으로’ ‘죽음으로’처럼 쓸 수 있다.



 ‘-(으)므로’는 까닭을 나타내는 표현으로 ‘-기 때문에’라는 뜻이다. “그는 늘 나쁜 말을 하므로 친구들이 좋아하지 않는다” “이 식물은 물을 너무 자주 주면 죽으므로 약간 건조하게 관리하는 게 좋다”처럼 쓰인다. 바로 위 단락의 예문처럼 수단, 도구를 나타낼 때는 ‘함으로써’와 ‘함으로’가 모두 가능하지만 까닭을 나타낼 때는 ‘하므로써’는 쓸 수 없고 ‘하므로’만 가능하다.



김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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