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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징벌적 손해배상제 확대의 리스크

이병기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경제민주화 바람이 더욱 거세게 몰아치고 있다. 최근 국회 정무위를 통과한 하도급법 개정안에는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를 부당 단가 인하, 부당 발주 취소, 부당 반품에까지 범위를 확대하고 최대 3배의 손해를 배상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를 납품단가 부당 감액 등에도 확대 적용하는 것은 과잉 규제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원사업자의 하도급법 위반 여부를 조사해 시정 조치하고 하도급 대금의 2배에 달하는 과징금과 형벌을 부과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는 과징금 제도가 징벌적 손해배상과 유사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에 더해 손해의 3배에 달하는 징벌적 배상을 적용할 때 헌법상 과잉 금지의 원칙과 이중 처벌 금지 원칙에 위배될 우려가 있다. 또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를 도입하면서 원사업자가 불법 행위의 고의·과실이 없음을 스스로 입증하도록 하고 있다. 이것은 피해자인 수급사업자가 원사업자 행위의 부당성과 고의를 입증해야 한다는 민사소송의 일반 원칙을 아예 바꿔버린 것으로 상당한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 확대 적용은 국민경제적으로도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납품단가 인하에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가 확대 적용될 경우 수출기업의 가격경쟁력이 저하돼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질 가능성이 커진다. 납품단가 조정을 적시에 이뤄내지 못해 해외 시장에서 외면받을 경우 수출 기업에 납품하던 중소기업 또한 경영난에 직면할 것이다. 소송 남발로 사회적 비용이 증가하고 기업 활동이 위축될 수도 있다.



 현재 대기업을 규제하는 내용이 포함된 하도급법 개정안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또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마저 확대된다면 기업의 경쟁력은 현저히 떨어질 것이다. 법 제재 수단을 더 확대하기보다는 현행법의 집행이 엄정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병기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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