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명사의 ‘S펜’ 활용기 ⑤ 도시공학자 김홍규 교수

두 가지 기능을 한 번에 이용하는 ‘멀티 윈도우’ 기능으로 ‘S노트’를 함께 띄운 뒤 상상력을 동원해 전체 구도를 잡고 ‘S펜’으로 굵기를 조절하고 ‘컬러피커’ 기능으로 적합한 색을 선별하면서 세밀한 표현을 구현했다. 1 『끝이 없는 감탄』 이탈리아 베니스를 방문했을 때 느꼈던 놀라움을 담았다. 베니스의 모습을 과거·현재·미래를 엮어 강렬한 색으로 표현했다. 2 『꽃마음 담은 달』사랑하는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꽃을 주고받는 사람을 보며, ‘진정 받고 싶은 것은 꽃보다 그 사람의 마음’이라는 생각을 표현했다. 3 『프라하』 우리는 함께 웃고, 걷고, 타지만 카페의 추억에 취해 눈물 젖은 회상에 잠겨가는 체코 프라하의 뒷골목을 묘사했다. 4 『꽃풍선』 부산 광안리 광안대교에 대한 인상을 표현했다. 꽃풍선이 달린 배에서 뱃고동 소리가 꽃 향기처럼 퍼져, 홀로 길을 걸어도 외롭지 않다는 느낌을 담았다.


‘blog.naver.com/hkim56’. 개인 사이버 미술관으로 가는 주소다. 이 곳엔 IT 미술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그림 그리기부터 전시까지 모든 과정이 디지털로 이뤄진다. 그림을 그린 화가이자 미술관의 관장인 주인공은 김홍규 교수(사진·57·연세대 도시공학과). 갤럭시 노트로 하루 한편씩 그린 작품을 모아 개인 디지털 미술관을 열었다.

- 그림 그리는 공학자로 불린다. 요즘 말로 창의적 융복합형 인간이다.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대학에 들어가 그림 그리는 동아리인 화우회에서 활동을 시작했다. 그 전엔 그림을 정식으로 배워본 적이 없었다. 선배를 따라 줄리앙 같은 석고상을 목탄으로 그렸다. 기초 없이 시작하려니 한계에 부닥쳤다. 그래서 친구와 동양화를 배우러 다녔는데, 그 맛을 끊지 못해 군 제대 후에 본격적으로 화실을 다녔다.”

-전공은 공학인데 그와 다른 영역에서 배우기가 쉽지 않았겠다.

 “뭐든지 끝을 보는 성격이다. 그림을 제대로 배우고 싶어 화실을 찾다 하이퍼리얼리즘(hyperrealism·극사실주의) 화가를 만났다. 내가 도시공학을 하니 연계되는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취미반으로 등록하니까 제대로 안 가르쳐주더라. 그래서 쫓아갔다. 미대 입시생처럼 공부할 테니 정식으로 가르쳐달라고. 공대생이 그러니 가르치는 입장에서도 ‘요것 봐라 재미 있는 녀석일세’라고 했겠지. 처음 4개월 동안엔 선만 그었다. 뭐 하는 건가 싶었는데 그게 정말 중요한 작업이더라. 약하게 그은 선과 세게 그은 선은 표현이 완전히 다르다. 수없이 많은 선이 하나의 그림을 만든다. 졸업 때까지 일주일에 세 번씩 가는 화실을 약속대로 한 번도 빠진 적이 없다.”

-결국 취미를 넘어섰다.

 “미술하던 동창의 권유로 판화도 시작했는데 미국 뉴욕 아고라갤러리에서 하는 대회에 15점을 보냈다. 본선에는 탈락했지만 내 작품이 독특하다며 신진작가로 초대하겠다는 기별이 왔다. 다시 35점을 보내 5점을 계약했다. 계약 후에 주최측에서 내 이력서를 보내라는 전갈이 왔다. 완벽한 ‘블라인드 오디션’이었다. 그래서 더 감동했다. 이력을 먼저 공개하는 구조였다면 내 작품에도 선입견이 있었을지도 모른다. 아무래도 본업이 화가는 아니니까.”

-‘갤럭시 노트’로도 작품을 그리고 있는데 어떤 계기가 있었는지.

 “연구논문을 쓸 땐 ‘연구의 제한점’이란 걸 기록한다. 제한점이란 연구 과정에서 있었던 제약이나 미처 반영하지 못한 유의미한 고려사항을 말한다. 그림도 제한된 조건 안에서 그리도록 시도해봤다. ‘하나, 플러스펜으로만 그리겠다. 둘, 업무수첩에 그리겠다. 셋, 10×10 사이즈로 작게 그리겠다.’고 나름의 제한점을 줬다. 그렇게 1992년부터 2003년까지 11년 동안 150여 점을 그렸다. 플러스펜의 굵기와 톤을 모두 활용했다. 여기에 만년필이나 형광펜도 썼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 모든 것들이 ‘갤럭시 노트’와 딱 맞아떨어지는 조건이었다. 이 때문에 처음 ‘갤럭시 노트’를 만나게 됐을 때의 감동을 잊을 수 없다. ‘S펜’과 ‘S노트’로 언제 어디서나 자유롭게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점에 흥분을 가라앉힐 수가 없었다. 특히 S펜은 손에 감기는 촉감이 뛰어나 세밀하고 가벼운 선을 표현해야 하는 동양화를 그릴 때 유용했다. 그런 면에서 ‘갤럭시 노트 Ⅱ’는 전작보다 세밀도가 향상됐다.”

-‘S펜’으로 그린 그림을 블로그에 연재하고 있다.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처음엔 내가 종합계획을 맡은 도시 설계 작품과 사진을 소개하려고 했다. 그런데 전문적인 내용을 싣는 게 생각만큼 쉽지 않더라. 그러던 중 S노트에 하나씩 쌓여가는 그림들이 떠올랐다. 365개의 그림을 그리면 어떨까 구상해봤다. 올 초부터 세미나 때를 빼고는 매일 그림 한 편씩을 올리고 있다. 나만의 갤럭시 노트 디지털 미술관을 연셈이다.”

-도시공학자로 활약하는 데 있어 미술 활동과도 연관성이 밀접하겠다.

 “나는 도시단지설계 프로젝트에서 주로 기본 설계를 담당한다. 파주 통일동산의 헤이리 예술마을, 인천 세계도시축전, 충남 태안 기업도시, 원주 강원 혁신도시 등의 종합계획을 맡았다. 2005년부터 2012년까지 이어진 연세대 인천국제캠퍼스 건립에도 사업단장이자 마스터플래너로 참여했다. 당시 취미로 판화를 하고 있었는데 도시공학 프로젝트설계 작품과 판화 작품을 한국과 미국에서 동시에 전시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공학과 예술의 융합 전시회인 셈인데 당시로선 전례가 없었었다. 지금까지 세 차례 개인전을 열고 얻은 수익을 모두 자선단체에 기증했다. 본업인 건축과 그림에 대한 열정을 잃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설계 작품 ‘포스코 브릿지’에서 실용과 예술을 융합한 창의력이 엿보인다.

 “도시공학에는 예술적 감각이나 인문학적 사고가 필요하다. 1999년 지은 교내 포스코 브릿지가 대표적이다. 포스코 브릿지는 연세대 제1공학관과 연세공학원을 잇는 연결 통로다. 나는 이 프로젝트의 기획을 맡았다. 차갑고 딱딱해 보이는 공학 건물에 예술적이고 사색적인 공간을 만들어 숨을 쉬게 하고 싶었다. 대학인만큼 모든 공간을 빈틈없이 활용하는 실용성보다는 여백의 미를 만들어 예술성을 가미했다. 유리와 철을 사용해 사선으로 계획했는데 덕분에 여러 가지 재미있는 공간들이 생겨났다. 겉으로 보면 단층 같지만 들어와보면 복층 구조다. 이동만 하는 통로가 아니라 머물고 즐기는 곳으로 꾸몄다. 문화갤러리, 연구실, 계단형 공간은 강의실로 활용된다. 이 곳에서 수업을 하면 자유롭고 창의적인 생각들이 활발하게 나온다. 강의가 없는 날은 브릿지의 계단에 앉아 생각을 정리하기도 한다. 창 밖을 내려다보면서 떠오른 단상들은 ‘포토노트’에 담는다. 갤럭시 노트 Ⅱ로 찍은 사진 앞면과 뒷면에 메모를 남기는 기능이다.”

-도시공학자로서 앞으로 만들고 싶은 도시가 있다면.

 “도시는 사람들의 생활양식에 따라 만들어지고 변화된다. 고령화 사회에 맞춰 노인들이 편리하게 살 수 있는 도시를 만들고 싶다. 특히 혼자 사는 노인들이 많아지는 만큼 안전하고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나 역시 은퇴시기가 가까워오는 만큼 내가 살고 싶은 곳을 짓는 마음으로 계획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 그에 못지 않게 미술작가로서 욕심도 적지 않을 텐데.

“갤럭시 노트 Ⅱ로 그림을 그리면서부터 재미있는 시도를 많이 하게 됐다. 기존 미술도구와의 차이점인 지우기 기능을 애용한다.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을 지울 때도 유용하지만 지우는 과정 자체가 작품의 일부가 되기도 한다. 최근엔 S노트의 타이핑 기능과 그림 기능을 결합해 타이포그래피 작업도 자주 시도한다. 타이핑으로 글자를 채운 S노트 위에 그림을 그리면 글자가 가려지는데 지우개로 그림을 지우면 다시 글자가 나타난다. 기술이 낳은 글자와 내 손이 만든 그림이 어우러지는 새로운 모습에 창의력이 왕성해졌다. 기술과 예술이 접목된 것 같아 애착이 크다. 무엇보다 갤럭시 노트 Ⅱ의 작품은 다양한 디지털 매체를 통해 여러 사람과 공유할 수 있다는 면에서 의미가 더 크다. 앞으로도 이 같은 방식으로 나의 이야기를 많은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다.”

● 김홍규 교수=도시 건설 공학자이자 미술 작가로 활약하고 있다. 연세대 인천국제캠퍼스와 헤이리 예술마을 건설에 참여했으며 미국 뉴욕 아고라 갤러리에서 추상판화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박정식 기자 tangopark@joongang.co.kr/사진 삼성전자>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