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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 붙인 윤진숙

‘어처구니없다’란 말은 ‘일이 너무 뜻밖이어서 기가 막히는 듯하다’(국립국어원)는 뜻이다. 윤진숙(사진)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가 여당의 원내대표의 말을 “어처구니없다”고 받아쳤다. 전날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윤 후보자에 대해 “식물장관이 될 우려가 있다”고 말한 데 대한 반박이었다.

 그간 공개 노출을 꺼리던 윤 후보자는 15일 라디오 프로그램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했다. 그는 “부족했거나 달리 알려진 부분에 대해 해명도 필요할 것 같아서 나왔다”고 했다. 사회자가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윤 후보가 임명되더라도 식물장관이 될 것이다’고 했는데 어떻게 반론하겠느냐”고 묻자 그는 “그건 좀 약간 어처구니가 없는 이야기”라며 “그렇다면 제가 연구기관 본부장으로 있었을 때 우리 부처가 식물부처였다는 말씀이신가”라고 되물었다. 윤 후보자는 장관 후보자 지명 직전까지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해양연구본부장을 지냈다. 그는 “(5년 만에 부활하는 해수부의 특성상) 힘 있는 정치인이나 관료가 필요하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이런 경우 지역이기주의라든가 이해집단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치권에선 윤 후보자가 라디오 인터뷰에 나온 게 청와대와 사전 교감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언론의 인터뷰 요청에 묵묵부답이던 그가 청와대의 임명 강행 방침 발표 이튿날, 스튜디오에 직접 나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방송에 나간 후에야 알았다”며 사전 교감설을 부인했다.

 윤 후보자의 발언을 놓고 새누리당에선 불쾌한 기색을 보였다. 이 원내대표는 “윤 후보자의 그 한마디에서 그가 어떤 사람인지 드러나는 것”이라고 했다. 신의진 원내대변인은 “본인이야 청문회에서 실력발휘를 못한 데 대한 섭섭함이 있겠지만, (방송 출연을 놓고) 충분한 숙고가 없었다”며 “부적절한 발언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부담만 키웠다”고 비판했다. 청문회에서 새누리당 간사를 맡았던 김재원 의원도 “기관을 책임지는 연구원장도 아니었는데 조직 운운하며 여당 원내대표의 우려에 대해 얼토당토않다고 얘기한 것은 자신의 처지를 망각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청와대는 국회에 16일까지 윤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보고서를 채택해 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그러나 민주통합당 문희상 비대위원장은 당 회의에서 “(박 대통령은) 야당과 국민의 소리에 귀 기울여서 윤 후보자에 대한 임명을 철회해야 한다”며 “그것이 인사 참사의 실패를 극복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며, 대통령 사과의 진정성을 인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압박했다.

 정성호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윤 후보자가 지명된 이래 민주당은 이미 백여 차례 정도 부적격 인사라 절대 안 된다고 얘기했다”며 “기준 미달자의 부정 입각은 국민에게 불량식품을 먹으라고 하는 것과 같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부실이 드러나 국무위원 해임건의안을 발의하는 불행한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박기춘 원내대표는 “윤 후보자에 대한 장관 임명을 강행하면 16일로 예정된 청와대 초청 만찬에 불참할 것”이라고도 했다. 박 대통령과 민주통합당 지도부 간의 청와대 만찬 이후 잠시 따뜻한 바람이 부는 듯했던 청·야 관계가 윤 후보자 문제로 다시 꼬이고 있는 양상이다.

권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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