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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푸니 집값만 폭등 … 리커창 딜레마

중국 ‘G(성장률) 쇼크’는 컸다. 올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시장 기대치(8%)보다 낮은 7.7%에 그친 것으로 발표되자 15일 글로벌 증시가 크게 흔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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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한국·일본·유럽 등의 주가가 일제히 떨어졌다. 증시는 이미 낌새를 알아챘던 것일까. 지난 주말 주요 증시는 ‘중국 성장률이 예상보다 나쁠 수 있다’는 소문과 함께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원자재 시장은 날벼락을 맞은 분위기다. 이미 골드먼삭스가 “10여 년 동안 이어진 가격 상승 주기가 끝난 것 같다”는 진단을 내놓은 상황에서 나온 중국 G 쇼크는 엎친 데 덮친 격이었다. ‘원자재 먹는 하마’로 통하는 중국이 식욕을 잃을지 모른다는 우려에서다. 이날 금값은 6%정도 추락했다. 온스(31.1g)당 1380달러 선에 거래됐다. 2011년 2월 이후 2년여 만의 최저치다. 두바이산 원유값은 8개월 만에 배럴당 10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구리와 철강재 가격도 일제히 고개를 떨궜다.

 중국이 흔들리면 세계 경제가 살아나기 힘들어지는 것 아니냐는 걱정도 불거졌다. 마침 비관적인 진단이 가세했다. 미국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중국 성장률 발표 직전에 내놓은 타이거지수(TIGER)가 여전히 정체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지수는 주요 20개국(G20)의 각종 실물경제와 금융·신뢰도 지표 등을 종합해 경기흐름을 가늠하게 해주는 지표다.

FT는 “현재 세계 경제는 언제든 다시 주저앉을 수 있는 위험에 처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경기회복론이 미국 집값과 주요국 주가 상승이 낳은 일종의 착시현상일 수도 있다는 얘기다.

 로이터통신은 “중국 1분기 성장률이 여전히 목표치(7.5%)보다는 높다”며 “중국 정부가 작은 부양(Petty Stimulus)에 나서면 2분기 이후 8%를 넘어설 것으로 보는 전문가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경제 사령탑인 리커창(李克强) 총리도 이날 “올 경제가 전반적으로 부드럽게 출발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리 총리가 헤쳐가야 할 앞길은 진흙탕에 가깝다. 이미 중국 정부는 돈을 풀어 눈에 보이지 않는 경기 부양을 시도했다. 올 1분기 신규 대출이 2조7500억 위안(약 498조원)이나 됐다. 지난해 4분기보다 87%나 늘어난 규모다. 신규 대출은 중국의 경기를 자극하는 불쏘시개다. 그런데도 경제는 7.7% 성장하는 데 그친 것이다.

 풀린 돈은 엉뚱한 부작용을 낳고 있다. 주택시장 버블이 다시 부풀어올랐다. 베이징과 상하이 등 주요 지역의 집값은 올 3월 1% 넘게 뛰었다. 리 총리는 1가구 2주택 소유를 규제하는 등 행정 조치와 세금 인상 등으로 거품을 차단하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하지만 일단 달아오른 시장의 열기를 식히는 데 행정 조치의 약발이 잘 먹혀들지 않고 있다.

 그나마 소비자물가(CPI)가 안정된 것은 다행이다. 올 3월 2.1%(전년 동기 대비)밖에 오르지 않았다. 억제 목표(3.5%)를 하회한 수치다. 그렇다고 리 총리가 선택할 수 있는 정책 수단이 늘어나진 않는다.

로이터·블룸버그통신 등은 “리커창 총리가 경기를 자극하면 주택시장 거품이 더 커지고 반대로 거품을 빼려 하면 경기가 나빠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진퇴양난인 셈이다.

강남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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