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골프] 스콧 만세, 호주 만세

애덤 스콧이 15일(한국시간) 열린 마스터스 최종 라운드 2차 연장에서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우승을 확정 짓자 두 팔을 번쩍 들어올리며 포효하고 있다. [오거스타 AP=뉴시스]


애덤 스콧(왼쪽)과 캐디 스티브 윌리엄스가 포옹하고 있다. [오거스타 로이터=뉴시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아멘코너. 13번 홀 그린을 휘감고 돌아가는 래의 개울을 바라보며 애덤 스콧(33·호주)은 잠시 상념에 잠겼다. 1996년 마스터스 최종 라운드. 그의 영웅인 그레그 노먼(58·호주)은 12번 홀에서 공을 물에 빠뜨려 더블보기를 했다. 노먼은 6타 차 선두로 마스터스 최종 라운드를 시작했다가 닉 팔도(56·영국)에게 5타 차 참패를 당했다. ‘백상어’ 노먼은 전쟁 포로 같은 표정으로 래의 개울을 건너야 했다. 열네 살 주니어 선수였던 스콧은 그 참혹한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

마스터스서 호주 선수 첫 제패
번번이 우승 놓친 노먼의 한 풀어
호흡 맞춘 우즈 전 캐디 윌리엄스
연장 두 번째 홀 조언이 승부 갈라



 스콧의 후견인 역할을 한 노먼의 마스터스 실패는 그때만이 아니었다. 1987년 노먼은 연장전에서 그린에 먼저 공을 올려 놓고 래리 마이즈(55·미국)의 45m 기적 같은 칩인 버디에 무릎을 꿇어야 했다. 86년엔 후반 9홀에서 무려 6언더파를 친 잭 니클라우스(73·미국)에게 연장에 끌려 들어가, 마스터스 최고령 우승(46세)의 들러리가 됐다. 호주 선수의 마스터스 준우승은 일곱 번. 호주에선 ‘마스터스의 저주’라는 말이 나왔다.



 스콧은 그린 바로 앞을 휘감아 도는 래의 개울을 넘겨 2온을 시도했다. 좋지 않았다. 공은 그린에 맞고 굴러 내려와 물에 빠지는 것 같았다. 그러나 놀랍게도 공은 개울까지 흐르지 않고 중간에 멈췄다. 제법 굵게 내린 비 때문에 힘이 붙은 풀잎이 공을 잡아줬기 때문일 것이다. 스콧은 이 홀에서 버디를 잡아 선두에 나섰다.



 스콧이 15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에서 벌어진 마스터스에서 우승했다. 스콧은 최종 라운드 3언더파 69타를 쳐 최종합계 9언더파로 앙헬 카브레라(44·아르헨티나)와 연장에 들어가 두 번째 홀에서 이겼다.



 스콧은 데뷔 직후부터 “타이거 우즈보다 멋진 스윙을 가졌다”는 평가를 들었다. 그러나 수많은 우승을 하면서도 메이저 우승은 못했다. 지난해 디 오픈에서는 4타 차 선두를 달리다 마지막 4개 홀에서 모두 보기를 하는 바람에 어니 엘스(44·남아공)에게 우승을 넘겨줬다.



 그러나 그에게 그린 재킷은 썩 잘 어울렸다. 역대 마스터스 우승자 중 가장 빛이 났다. 그리고 “이것이 나의 운명”이라고 했다. 스콧은 “골프로 한 나라에 영감을 불어넣어준 사람이 있다. 노먼이다. 이 우승의 일부는 그의 것”이라고 말했다. 노먼은 “스콧의 우승을 보면서 눈물을 흘렸다”고 했다.



 최경주의 스윙 코치인 호주 출신 스티브 밴은 이날 밤 한국 기자들과 만찬에서 “호주의 마스터스 저주가 풀렸다”고 감격했다. 그는 “96년 노먼이 참패할 때 나도 눈물을 흘렸다. 모든 호주 사람들도 그런 심정이었을 텐데 스콧이 이를 풀어줬다”고 말했다.



 호주에서 마스터스 첫 우승은 큰 사건이다. 스포츠 강국 호주가 못 올라간 유일한 산을 점령했기 때문이다. AP통신은 ‘경기를 보느라 수천 명이 지각했다. 소셜 미디어에는 내년 챔피언 만찬 메뉴에 대한 추천이 쏟아졌다’고 보도했다.



 타이거 우즈(38·미국)의 메이저 14승 중 13승을 도운 캐디 스티브 윌리엄스(50)는 스콧의 가방을 메고 14번째 메이저 우승을 맛봤다. 스콧은 “연장 두 번째 홀에서 땅거미가 져 그린 경사가 보이지 않았다. 윌리엄스가 시킨 대로 해서 버디를 잡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우즈는 5언더파 공동 4위로 경기를 마쳤다. 최경주(43·SK텔레콤)는 3타를 잃어 5오버파 공동 46위가 됐다.



오거스타=성호준 기자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태그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