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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성이 21세기 경쟁력 … 영어·수학보다 중요하죠

15일 서울 장지동에서 열린 인성교육 특강에서 문용린 서울교육감(오른쪽)이 한 유치원 교사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안성식 기자]

“유치원에서 아무리 인성교육을 열심히 해도 가정으로 연계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하나요?”(자매초 병설유치원 이정희 교사)

 “모든 부모가 인성교육을 잘할 순 없습니다. 하지만 일단 남 탓하지 말았으면 해요. 우리는 교육자 아닙니까. 페스탈로치의 말처럼 ‘지금 이 순간 아이를 맡고 있는 건 나다, 아이를 감화시키고 변하게 하는 것이 내 사명이다’는 생각을 가지면 좋을 것 같습니다. 모든 교육은 이 같은 교사의 열정에서 시작하기 때문입니다.”(문용린 서울교육감)

 15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장지동 아이코리아 연수원. 서울 소재 유치원 교사 500여 명을 대상으로 문용린 서울교육감의 인성교육 특강이 열렸다. 취임 전인 서울대 교수(교육학) 시절부터 인성교육 전문가로 활동해 온 문 교육감은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말처럼 어릴 때 기른 인성은 평생을 간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유치원 교사는 인생의 첫 번째 스승이다. 아이들이 인성을 처음 배우는 곳 역시 유치원”이라고 말했다.

 강의를 시작한 후 문 교육감이 교사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유치원에서 한 아이 잘못으로 유리창이 깨졌습니다. 선생님이 누가 깼냐고 물어보면 아이들이 선뜻 답을 못 합니다. 왜 그럴까요?” 객석엔 적막이 흘렀다. 잠시 청중을 둘러보던 그가 조용히 말했다. “일곱 살 아이들도 정직과 우정이라는 가치 판단을 놓고 고민을 한다는 얘깁니다. 그런데 우리 어른들은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있나요?” 문 교육감은 “영어, 수학보다 더 중요한 것이 올바른 도덕적 품성, 즉 인성을 기르는 일”이라며 “앞으로 대한민국이 발전하려면 경제 논리가 아니라 도덕과 품성의 논리로 아이들을 길러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엔 객석에서 질문이 나왔다. 인성교육이 중요한 건 알지만 무엇부터 가르쳐야 할지 막막하다는 거였다. 문 교육감은 “하루 한 가지씩 인성의 주요 덕목들을 반복해서 가르치자”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인성교육의 핵심 요소로 정직·약속·용서·책임·배려·소유 등 6가지 덕목을 제시했다. “첫 번째는 정직과 약속입니다. 사회를 구성해서 살아가는 인간에겐 상대방에 대한 신뢰가 제일 중요하기 때문이죠. 다음은 타인과 더불어 사는 능력, 바로 용서와 배려의 마음이죠. 성숙한 어른이 되기 위해서는 올바른 책임과 소유 의식을 가르치는 것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이날 유치원 교사들은 문 교육감 특유의 감칠맛 나는 강의를 진지하게 경청했다. 화기애애했지만, 그가 ‘페스탈로치 교육’ 등을 언급할 때 강연장 분위기는 숙연해지기도 했다.

 서울교육청은 이 6가지 덕목을 동화로 표현한 인성교육 걸개그림을 이달 말부터 서울지역 850개 유치원에 배포키로 했다. 걸개그림 제작은 김영사가 재능기부로 맡았다. 여우와 두루미가 쟁반과 호리병 앞에 앉아 있는 동화 속 그림을 보여주며 배려의 의미를 배우게 하는 식이다. “인성은 21세기의 가장 큰 경쟁력입니다. 바른 인성교육이야말로 행복하고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길이죠.” 문 교육감이 이날 강연에서 강조하고 또 강조한 말이다.

글=윤석만 기자
사진=안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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