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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아이] 최고 지도자만 만족하는 소통 안 되려면 …

서승욱
도쿄 특파원
‘특명담당 내각관방 참여’라는 직함으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를 보좌하는 정가의 숨은 실력자 이지마 이사오.

 34년간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비서를 지낸 그는 정치의 맥을 짚는 데 일가견이 있다. 언론 노출을 꺼려온 그가 최근 방송에 출연해 “90점 이상을 주고 싶다”고 아베 총리를 높이 평가했다. 고공질주 중인 ‘뉴 아베’의 인기 비결로 이지마는 ‘향상된 소통 능력’을 꼽았다.

 우물쭈물 언론과 야당에 끌려다녔던 과거와 달리 이젠 국민에게 “아베라면 할 수 있을 것”이란 인상을 심고 있다고 그는 평가했다. 적극적이고 자신감 있는 소통 전략이 지지율 제고로 이어졌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인터넷 정치가 보편적이지 않은 일본에서 아베는 보기 드물게 소셜미디어에 강점을 보인다. 아이패드를 들고 다니며 짬이 날 때마다 하고 싶은 이야기를 국민에게 던진다. 부인 아키에 여사는 최근 귀국 전용기 속에서 피곤하게 잠을 자는 아베의 모습을 찍어 공개하며 “피곤한 총리, 힘내시라”고 국민에게 성원을 부탁했다. 아베는 주말 골프 라운드도 세 차례나 언론에 공개했다. 전임자 대부분이 피했던 일이다.

 6년 전 ‘궤양성 대장염’을 이유로 총리직을 던졌던 아베로선 “나 이 정도로 건강하다”는 의도적 연출일 수 있다. 하지만 “국민에게 가깝게 다가서겠다”는 의지도 반영됐다. 아베는 “총리도 기분 전환이 필요하지 않으냐. 숨어서 골프 치고 취미생활 하는 것이 더 스트레스”라고 했다.

 미디어나 인터넷 전략보다 아베가 더 신경을 쓰는 건 각료들의 소통 능력이다. “국회에 출석해 현안에 대한 질문에 제대로 답변하지 못하고 우물쭈물하거나, 말 실수를 할 가능성이 있는 사람은 각료가 돼선 안 된다”는 기준으로 그는 첫 내각인사를 단행했다. 그 결과 6년 전 1차 아베 내각의 몰락을 부채질했던 각료들의 무능 답변, 실언 퍼레이드는 종적을 감췄다. 한국에선 무엇을 물어도 “잘 모르겠다”는 장관 후보자 때문에 자질 논란이 빚어졌지만 아베는 임명 단계에서부터 이를 원천봉쇄했다.

 최고 권력자에게 소통은 어려운 화두다. 야당이나 국민은 항상 부족하다 느끼지만 본인은 “나만큼 소통하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고 여기기 쉽다. 이명박 전 대통령도 마찬가지였다. 집권 4년차인 2011년 신년연설 원고회의에서 일부 참모가 ‘정치권과의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표현을 넣자고 했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내가 얼마나 다양한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왔느냐. 왜 정치권의 불만을 일방적으로 수용해 참모들까지 나를 ‘소통 안 하는 대통령’으로 만드느냐”는 취지로 화를 냈다. 끊임없이 채찍질하고 자신을 감시하지 않으면 소통은 단기간의 보여주기용, 자기만족형 소통으로 끝나고 만다. 박근혜 대통령의 소통 행보에 드디어 시동이 걸렸다는데, 임기 끝까지 중단 없이 쭉 이어지면 좋겠다.

서승욱 도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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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