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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분당선 400여개 파손 파문

“정말입니까. 레일 체결장치가 그렇게 많이 부러질 리 없는데….”



“레일 클립 10개 연속 깨지면 탈선 위험”

 국내 철도 궤도 업계와 학계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믿기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개통 1년6개월밖에 안 된 신분당선의 레일 체결장치 핵심 부품인 ‘텐션 클램프(일명 레일 클립)’가 한두 개도 아닌 400여 개가 파손됐다는 사실을 접하고서다. 철도 궤도 전문가인 강보순 배재대 건설환경철도공학과 교수는 “국내에서 이런 예는 듣지도 보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 산하 한국철도기술연구원 관계자는 “레일의 안정성을 유지해 열차 탈선 사고 등을 방지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텐션 클램프가 이렇게 다량으로 파손돼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 건설사 토목사업부의 한 궤도 전문가도 “간혹 체결이 잘못돼 부품이 이탈할 때도 있지만 얼마 안 된 노선에서 기능 상실 부품이 다량 나온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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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곡선 구간에서 주로 파손=본지가 입수한 신분당선 ‘텐션 클램프 절손(折損) 보수 내역’ 문건에 따르면 강남~정자역 간 18km 구간에서 주로 부품 파손이 일어난 곳은 5개 곡선 구간이다. 이 중 파손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곳은 상행선(서울 방향) 13km 지점의 곡선구간에서만 260여 개의 텐션 클램프가 부러졌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 관계자는 “텐션 클램프 한두 개 깨졌다고 당장 심각한 사고가 나지는 않겠지만 가령 10개 정도가 연속해 망가진다면 열차가 탈선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관계 회사들은 파손 원인을 놓고 입장이 엇갈린다. 운영사인 신분당선주식회사, 시공 주간사인 D건설, 감리회사인 KRTC 측은 시공 결함으로 부품이 파손됐을 가능성은 작다는 입장이다. 신분당선주식회사 관계자는 “최근까지 검사한 결과 시공상 문제점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부품 자체의 결함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반면에 레일 체결장치를 수입 납품한 C사 측은 “전수 검사를 못하기 때문에 어쩌다 불량품이 섞일 수는 있다”면서도 “샘플로 피로파괴 등 충분한 성능 테스트를 거쳤기 때문에 제품 품질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반박했다.



 ◆부품 파손 원인은 오리무중=C사 측은 자체 조사를 근거로 ‘공진(共振)현상’에 의한 파괴를 원인으로 추정했다. 부품 자체가 가진 고유 진동수와 열차 운행 시 생기는 진동수가 일치할 때 에너지 크기가 비정상적으로 커져 부품이 파손됐다는 논리다. 하지만 왜 신분당선에서만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지에 대해 C사 측 역시 “알 수 없다”고 답했다. 감리사인 KRTC 측은 “텐션 클램프는 선로에서 발생하는 웬만한 진동에 충분히 견딜 수 있도록 탄성이 있어야 정상”이라며 공진에 따른 파손 주장에 의구심을 표했다.



 코레일 시설 담당 전문가는 “곡선부에서는 레일이 받는 진동이나 하중이 직선부보다 더 크다”며 “이를 충분히 감안한 궤도 설계와 정밀 시공이 이뤄졌는지 다시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부품 소재 조사와 피로파괴 시험을 통해 제품 불량 여부도 조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C사 측은 “철도 공진 연구가 국내에서는 부족한 상태라 조사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원인 규명이 어렵다고 제품 결함으로 몰고가서는 안 된다”고 반박했다.



 ◆부품 수백 개 깨진 뒤에 대책회의=그간의 대처가 적절했는지도 논란거리다. 부품 파손이 처음 발견된 것은 지난해 4월 말이었다. 하지만 신분당선주식회사 측은 올 3월 중순이 돼서야 대책 수립을 요청하는 공문을 설계·시공·감리·부품 수입업체 등 관계사 네 곳에 보냈다. 이 공문에는 “텐션 클램프 절손으로 궤도 시설물 유지관리에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어 합동 대책회의를 시행한다”고 돼 있다. 3월 말 첫 공식 회의가 열렸지만 원인에 대한 결론은 내리지 못했다. 텐션 클램프가 철도 안전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 부품인 점을 감안할 때 대책 마련이 너무 늦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회사 측은 “시민 안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곡선 구간에 성능이 강화된 제품으로 교체해 운행 중이며 추가 파손 부품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철도 전문가인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조현룡(전 철도시설공단 이사장) 의원은 “그동안 쉬쉬하며 부품 교체만 해온 것은 땜질식 처방”이라며 “국내 최고 궤도 전문가들로 조사팀을 꾸려 정밀 진단에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탐사팀=고성표·김소현 기자, 세종=주정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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